2015 부산일보 '맛면'을 빛낸 맛집 15곳

꾸지뽕 상계탕 전문점 '아홉산'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 장전리 299-3 전화번호 --
등록일 15-02-05 평점/조회수 8,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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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에 삼계탕을 먹으러 오라고 해서 찾아간 곳이 '아홉산'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메뉴가 '상계탕'으로 되어 있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리드미컬하게 읽어 주시라. '삼(蔘)이 들어가면 삼계탕, 뽕이 들어가면 상계탕(桑鷄湯)~'.  

 

여기서 뽕은 꾸지뽕이다. 뽕나뭇과의 꾸지뽕은 여성의 여러 질병에 좋고 항암 효과도 있다고 알려진다. 처음 맛본 상계탕에서는 약초 냄새가 희미하게 느껴진다. 은은해서 거슬리지 않는 향이다.

 

상계탕에는 상황버섯, 겨우살이 등 약초가 17종이나 들어간다. 상계탕에 들어간 닭은 살짝 작아 보인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학구열 넘치는 언니 김영숙 대표와 주방을 담당하는 동생 김영미 씨 자매에 따르면 이 크기가 가장 연하고 맛있단다.  

 

상계탕 속에 든 밥도 색깔이나 맛이 좀 달라 보인다. 현미, 율무 등 오곡밥이 들었다. 고향 집에 온 느낌이 나는 평범한 듯한 반찬이 좋다. 새로 담근 김치가 아삭해서 아주 맛있다. 들깨에 버무린 시금치는 고소하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런 상계탕 한 그릇이면 이미 행복하다. 하지만 이 집을 소개한 지인이 돌솥밥이 맛있다고 바람을 잡았다. 그래서 20분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돌솥밥을 다시 시키고 말았다. 

 

세상에나! 밥상의 주인인 밥이 철마에서 제자리를 찾았다. 밥이 정말 맛있다.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나, 씹히는 느낌이 다르다. 반찬 없이 밥만 먹어도 고맙겠다. 이렇게 맛나니 돌솥밥의 밥이 많다고 하면서도 남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자향이 나는 샐러드를 비롯해 방아무침 같은 반찬도 괜찮다. 밥맛의 비결이 어디 있을까? 김 대표는 "철마 쌀을 쓰고 이게 떨어지면 햅쌀로 한다"며 쌀의 차이만 강조한다. 

 

정작 비결은 한곳에 빠지면 끝장을 보는 김 대표의 성격에 있지 않을까 싶다. 그는 '신비한 약초 세상'이라는 인터넷 카페에서 '왈순아지매'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다. 약초 공부만 해도 쉽지 않은데, 지금은 물 공부에도 빠져 있단다. '구들 연구소'에서 교육을 받은 뒤 직접 만들었다는 대형 부뚜막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뒷산에 약초를 많이 심어, 장뇌삼이 벌써 6년근이 되었단다. 초복에는 장뇌삼 한 뿌리씩 넣어 준다니 그때 다시 와야겠다. 김 대표의 남편이 간암으로 일찍 세상을 뜬 걸 계기로 약초 공부에 빠졌다니, 못다 한 사랑이 음식에 담겼나 보다.  

 

돌솥밥 8천 원, 꾸지뽕 상계탕 1만 2천 원, 전복 상계탕 1만 5천 원, 오리 3만 5천~4만 원. 영업시간 11:00~ 20:00. 수요일 휴무. 부산 철마면 장전리 299-3. 051-722-4592.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이 게시물은 펀부산님에 의해 2015-12-17 10:33:17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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