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부산일보 '맛면'을 빛낸 맛집 15곳

모라동 회랑족발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광역시 사상구 모라동 1353-15 전화번호 --
등록일 15-06-02 평점/조회수 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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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SNS에 올린 글을 보고 잔뜩 호기심이 생겼다. 부산 사상구 모라동의 '회랑족발'이었다. 회와 족발, 이 두 가지를 한 집에서 한 번에 먹을 수 있다니. 얘네들도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너희 둘 같이 이리 나와봐" "싫어요! 우리는 고향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른데, 왜 우리가 옆에 나란히 앉아야 하는데요." 둘은 입이 삐죽 튀어나와 이렇게 말할 것 같다. 궁금하면 가보는 거다. 

 

활어회와 족발이 함께 나오는, 가게 이름과 같은 메뉴 '회랑족발'은 2만 원도 안 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생선회 전용 간장에 생고추냉이까지 나온다. 함께 나온 계란말이는 큼직하고, 오뎅탕에는 오뎅이 수북하다. 게다가 복 껍데기 무침 안주까지. 이것만 해도 소주 2병은 마시겠다. 생선회가 먼저 나왔는데 두툼하게 썬 광어와 농어는 아주 쫀득했다. 

 

"음 맛있네요." 이날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수산 관련 일을 하는 동생이 동행했다. 이 동생이 회가 맛있다면 그 집은 무조건 맛있는 거다. 초밥용 밥 위에 생고추냉이까지 얹어 나왔다. '셀프 초밥'을 만들어 입에 넣었더니 그 또한 별미다. 구멍 뚫린 비닐 테이블보 따위는 이제 상관하지 않으련다. 

 

살짝 어두운 빛의 족발이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먹어보니 잡내가 없어서 좋다. 매일 가마솥에 삶은 신선한 족발이다. 이 집 음식을 믿고 먹을 수 있는 이유가 정문에 붙었다. "우리 집 가게에는 없는 것이 2개 있습니다. 입에 착착 붙는 화학조미료와 족발에 윤기 반질반질하라고 넣는 캐러멜 색소가 없습니다." 겉멋 든 눈과 믿을 수 없는 세 치 혀를 무슨 배짱으로 무시하는 것일까.

 

여기선 회가 싫으면 족발, 족발이 싫으면 회를 먹으면 된다. 둘 다 사랑하고 술까지 사랑하는 손님이라면 '땡큐'다. 우연히도 춤패 '배김새'의 하연화 대표를 만나 예술인들이 많이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다면 틀림없이 싸고 맛있는 집이다. 

 

벽에는 단골의 낙서가 어지럽다. "절대 안 예쁜 김유순 사장님. 사랑해!" "이 집은 물도 맛있다" 등등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모습이다. 김유순 사장님은 낮에는 한 병원에서 '실장'으로, 또 의식 있는 열혈시민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솔직히 탁자가 4개에 불과한 동네맛집을 소개해도 되는지 걱정된다. 아이고 모르겠다. 다음달에 탁자 8개짜리 가게를 코 앞에 하나 더 연다니 나아지겠지 뭐…. 

 

 

 

회랑족발(활어회+족발) 1만8천 원, 2만8천 원. 모둠회 1만 5천~2만 5천 원, 왕족발 1만 5천~2만 원. 

 

영업시간 14:00~24:00. 1·3주 일요일 휴무. 부산 사상구 모라1동 1353-1. 모라중학교 정문 건너편 골목 안. 051-324-6333.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

 

[이 게시물은 펀부산님에 의해 2015-12-17 10:37:29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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