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부산일보 '맛면'을 빛낸 맛집 15곳

덕포동 해물왕창칼국수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광역시 사상구 덕포동 416-14 전화번호 --
등록일 15-04-09 평점/조회수 6,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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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 덕포역 2번 출구 앞. 밖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이는 깔끔한 음식점의 분위기에 이끌려 들어갔다. 상호가 '해물왕창칼국수'라더니 칼국수가 8천 원이면 너무 비싼 거 아닌가? '식사와 술안주가 되는 해물왕창칼국수'라는 말을 믿고 시켜 보았다. 마침 밖에는 비까지 내려 한잔하기에 좋은 날이었다.  

 

꽃게, 가리비, 새우, 바지락, 홍합에 통오징어를 썰어 넣어 해물이 9가지가 들었다. 해물탕이 이 가격이면 싸다는 생각으로 금세 바뀌었다. 먼저 보리밥을 새콤한 열무와 된장에 비벼 먹도록 조금 가져왔다. 확실히 입맛을 당기는 맛이 숨어 있었다. 우리는 해물을 제물로 술잔을 들어 벚꽃의 요절을 위로했다. 해물이 우러난 육수에선 진한 감칠맛이 요동쳤다. "이 정도면 웬만한 해물탕보다 낫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나중에 들어 보니 월·수·금요일마다 자갈치시장에 가서 직접 해물을 사 온단다. 맛있다! 새우 등 일부는 냉동을 쓴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점이 더 마음에 든다. 

 

"면 들어갑니다!" 꽤 열심히 먹은 뒤였다. 자가제면한 생면 칼국수를 들고 다가왔다. 넓적한 면이 짭조름한 국물 사이를 한참 헤엄쳤는데도 쫄깃하다. 미안하게도 우리는 너무 잘 먹고, 잘 살고 있나 보다. 

 

배는 불렀지만 진주식 육전 밀면이 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일었다. 안 그래도 면만 먹기 허전했다. 진주냉면과 부산 밀면이 만나 밀면에 소고기 육전이 듬뿍 들어갔다. 우둔살 육전은 아주 고소했다. 72시간 인고의 시간을 고았다는 물 밀면에는 한약재까지 들었다. 이 집의 대세는 물 밀면. '비빔'보다 '물'을 좋아하는 식성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여기 '비빔(사진)'이 더 좋았다. 

 

소고기 육전은 따로 판매하고, 해물왕창칼국수에 넣고 남은 오징어 다리 등은 해물왕창파전에 '왕창' 사용되어 재료가 서로 유기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메뉴의 구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집이다.

 

박기대 대표는 대기업을 다니며 취미로 마라톤을 했다. 어느 날 잘할 수 있는 일,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결심했단다. 물론 결심만 가지고 되는 일이 아니다. 이 밀면집에서 3개월, 다른 곳에서 또 3개월씩 일을 배우고 그만두기를 1년 반을 했단다. 그런 다음 지금 초등학교 6·4학년 두 아이를 데리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러 떠났다. 하루에 평균 30㎞를 걸으며 머릿속으로는 메뉴를 짰다. 박 대표는 "마라톤을 하며 오버 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롱런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노력을 많이 하는, 최소한 거짓말은 하지 않는 곳이라는 느낌이 드는 집이다. 지난해 12월에 옛날 '모닭불' 자리에서 문을 열었다. 

 

해물왕창칼국수 8천 원(2인분부터), 해물파전 8천 원, 소고기 육전 밀면 5천 원, 수제왕만두 4천 원. 영업시간 11:00~21:30. 부산 사상구 사상로 316. 도시철도 덕포역 2번 출구. 051-939-2579.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

 

[이 게시물은 펀부산님에 의해 2015-12-17 10:38:20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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