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부산일보 '맛면'을 빛낸 맛집 15곳

남천동 귀희 한식

업종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광역시 수영구 남천동 32-16 전화번호 --
등록일 15-07-09 평점/조회수 5,420

본문

남천동 '귀희 한식'에 먼저 다녀온 지인의 초대가 있었다. 자기가 음식을 해 주는 건 아니지만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초대한다는 이야기였다. 

 

 

 

'귀희 한식'은 정귀희 대표가 1년 전에 본인의 이름을 따서 문을 열었다. 공간이 크지 않은데다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예약 없이는 밥 먹기가 어려운 곳이란다.

 

조금 높은 곳에 있는 간판을 놓치기가 쉽다. 골목 안쪽 하얀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정집을 개조한 공간에 방이 3개, 마루에는 테이블이 1개 있다. 정 대표 혼자서 음식을 하고 서빙까지 하는 날이 많아서 크게 욕심내지 않았다고 했다. 

자리에 앉으니 음식이 바로 차려진다. 예약을 할 때 2만 원, 3만 원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가격에 따라 음식의 가짓수와 종류가 조금 다르다. 정해진 요리는 없다. 그날 장보기에 따라 달라진다. 정 대표는 시장에 가는 것을 신나한다. 좋은 식재료만 보면 안 사고는 못 견디는 성미다.

 

샐러드와 광어 회무침을 시작으로 잡채, 버섯 탕수육이 나왔다. 요리가 만들어지는 대로 바로 나온다. 재료의 식감과 색상까지 생각해서 만들어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다. 부드러운 수육과 직접 담근 김치가 잘 어울린다. 갈비탕과 장어구이, 전복 요리까지 좋은 것들이 계속 나온다. 

한상에 다 차려 낸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빠르게 나온다. 요리를 조금씩 맛보고 있을 때쯤 밥과 된장이 나왔다. 이미 차려진 것들을 반찬으로 먹으면 되겠다. 밥이 나올 때 별도의 반찬이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김치와 멸치볶음 정도가 추가된다. 가짓수만 채우고 손이 가지 않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나오는 한정식은 사양한다. 먹을 만큼 맛있는 요리만 나오는 것이 더 좋았다. 

 

음식이 담긴 그릇과 주전자 하나까지도 예뻤다. 그는 "알아봐 주니 고맙다. 오래전부터 모았는데 살림할 때부터 쓰던 것도 있다"며 좋아한다. 아끼는 그릇이라 손님이 소중히 다뤄 주면 고맙단다. 

 

정 대표의 자녀는 모두 외국에서 살고 있다. 어머니가 그릇을 좋아하는 것을 알기에 예쁜 그릇이 보이면 미리 모아 두었다가 가져다 준다. 그릇마다 이렇게 작은 사연이 담겼다. 

이런 그릇에 정성이 들어간 요리를 담아내니 누군가의 집에 초대 받았다는 기분이 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예약이 들어오면 귀한 손님을 접대하는 기분으로 준비한단다. 방에 깔린 방석도 매일 빤다. "우리 집에 오는 손님이 앉을 것인데 까슬까슬해야 좋지요"라고 말한다. 어쩌다 이런 섬세함을 알아봐 주는 손님이 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방석이 깨끗하다, 손 가는 반찬이 많다, 맛있다"고 말해 주면 힘이 난단다. "최선을 다해서 대접하는 만큼 진짜 지인의 집에 초대 받은 것처럼 대해 주는 손님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내일은 또 어떤 좋은 재료가 그를 만나 맛있는 요리로 나오게 될지 궁금하다. 

 

2만 원, 3만 원. 영업시간 12:00~14:00, 17:00~23:00. 부산 수영구 광남로 67-3. 051-626-7778(예약 필수).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이 게시물은 펀부산님에 의해 2015-12-17 10:27:28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총 0건 / 최대 200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