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부산일보 '맛면'을 빛낸 맛집 15곳

해운대 델 프레지덴테

업종 글쓴이 펀부산
주소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1460 센텀T타워 106호 전화번호 --
등록일 15-09-17 평점/조회수 3,061

본문

 

 

"이탈리아 여행의 강력한 희망은 맛있는 피자의 맛을 떠올리면서 시작된다."

 

이탈리아에서 요리 유학을 한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 셰프의 이야기이다. 글쎄다. 우리 같은 '배달의 민족'에게 피자는 다 비슷한 것 아닌가? 잘 아시겠지만 이탈리아에서도 피자의 본고장은 나폴리다. 박 셰프가 그의 책 '어쨌든, 잇태리'에서 밝힌 맛있는 나폴리 피자 고르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조건은 장작 가마다. 모양은 장작 가마이지만, 안에서는 가스 불을 때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가스 불이면 어떠냐고? 세계에서 제일 맛있는 가스 불 피자라고 하더라도 제일 맛없는 장작 가마 피자의 중간에도 미칠 수 없단다. 

 

두 번째 조건은 확실한 피자이올로(Pizzaiolo·피자 기술자)가 있느냐의 여부다. 식당은 좋은 셰프를 따지면서 왜 피자집은 좋은 피자이올로를 따지지 않을까? 박 셰프는 "피자는 오직 반죽을 잘 발효해서 잘 펴는 기술이 맛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자격 있는 이탈리아 피자이올로가 있으면 확실하다는 이야기인데…. 

마침 이런 맛있는 피자의 조건에 부합하는 정통 나폴리 피자집이 부산에 생겼단다. 나폴리 3대 피자로 꼽히는 '라 필리아 델 프레지덴테'가 해운대 센텀에 국내 1호점을 열었다. 

 

나폴리의 '델 프레지덴테(대통령의 피자)'는 에르네스토 카치알리 씨가 시작했다. 1994년 나폴리에서 열린 G7 때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그가 만든 피자 맛을 보고는 극찬을 했다. 그때부터 그는 '대통령의 피자이올로'로 불렸다. 그는 세상을 떠나고 딸인 마리아 씨가 뒤를 잇고 있다. 피자이올로 일은 육체적으로 힘이 많이 들어 이탈리아에서도 여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마리아 씨의 남편도 피자이올로, 아들은 2012년 피자 월드 챔피언십 DOC에서 우승했다니 참 대단한 피자 집안임에 틀림이 없다. 국내 1호점 개점 행사차 부산에 온 그녀를 잠시 뒤에 만나기로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델 프레지덴테'의 튀김 피자('판제로티'의 일종)를 처음 보고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표 튀김 피자인 '피자 프리따'는 초대형 만두 같았다. 어른 팔뚝 길이보다 길어서 32㎝나 된다. 피자의 신세계, 놀라워라! 나이프와 포크로 복부 절개에 나섰다. 하얀 리코타 치즈를 비롯한 소가 바깥세상으로 튀어나온다. 기름에 튀겼는데 피자의 피(도)는 바삭하기보다 빵처럼 졸깃하고 부드럽다. 가마솥에서 포도씨유로 잠깐 튀겨 내 기름이 별로 안 먹어 열량이 높지 않단다. 

 

중국집 수준은 볶음밥, 피자집 수준은 '마르게리타 피자'를 먹어 보면 안다. 마르게리타 피자는 흰색의 모차렐라 치즈와 붉은색 토마토, 녹색의 바질이 이탈리아 국기를 연상케 한다. 피자의 기본은 도와 토마토소스다. 이게 맛있으면 다른 것도 다 맛있기 때문이다. 맛있다! 그런데 피자는 먹을 때는 좋지만 소화가 잘 안 되는 게 걱정이다. 피자 도를 어떻게 숙성시키느냐에 따라 소화에 차이가 생긴다(여기서는 12~48시간 숙성을 시킨다). 마르게리타 피자의 경우 800㎈에 불과해 피자 때문에 살찔 걱정은 없다. 

 

이탈리아 농무부가 정통 나폴리 피자로 인정하는 기준 8가지(VERA PIZZA)가 있다고 했다. "촉감이 쫄깃하고 부드러우며 쉽게 접을 수 있어야 한다. 전기 화덕은 금지되며, 장작 화덕에서 온도는 485도로 구워야 한다. 형태는 둥근 모양이어야 한다. 크러스트 반죽은 반드시 손으로 해야 하며, 크러스트 두께는 2㎝ 이하로 만들어야 한다. 피자의 가운데는 두께가 0.3㎝를 넘어서는 안 된다. 토핑은 토마토소스와 치즈만 사용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그동안 먹었던 것은 나폴리 정통 피자가 아니었다. 물론 변형이나 응용이 잘못된 건 아니다. 다만 그동안 원형을 모르고 먹었던 점이 살짝 후회될 뿐이다. 

 

델 프레제덴테는 화덕을 이탈리아에서 비행기로 실어왔다. 나폴리 피자협회(AVPN) 인증 피자이올로 트레이너인 이탈리아인 두 사람이 피자를 굽는다. 밀가루, 치즈, 토마토 등 이탈리아에서 쓰는 식재료를 그대로 가지고 와서 사용하는데 가격도 착하다. 이탈리아 토마토는 향과 맛이 매우 좋았다. 토마토가 채소가 아니라 진짜 과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성 피자이올로 마리아 씨에게 한국에 와서 맛본 피자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그는 "피자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토핑이 많이 올려졌다고, 달기만 하다고, 맛있는 피자는 아니다. 또 피자는 배달해서 집에서 먹으면 맛이 달라진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에서 함께 먹는 맛있는 피자 맛은 어딜 가도 잊어버리지 못하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현지 그대로의 재료를 가지고 와서 담백함과 구수함을 선보이고 싶다. 많은 사람에게 값싸게 나폴리 전통 피자를 맛보게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피자는 어떤 의미일까. "첫사랑? 피자와 같이 자라고, 피자 덕분에 결혼도 했으니, 피자는 인생의 전부이다. 이제는 하나하나 만들 때마다 자식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센텀의 델 프레제덴테는 층고가 높고 테이블 간격이 넓어 시원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맥주 마시기에 좋아서 마음에 들었다. 요즘 이탈리아에서도 '피맥(피자+맥주)이 인기란다. 독일 맥주 3종 세트가 1만 원이다. 살라티엘리 프리띠는 감자튀김처럼 도를 말아서 올리브유에 튀겨 맥주 안주로 좋다. 질 좋은 프로슈토 샐러드도 일품이다. 9천268㎞ 떨어진 부산과 나폴리가 길게 늘어진 치즈로 실처럼 연결되는 느낌이 든다. 

 

피자 1만 2천~2만 2천 원. 피자 프리따(대표 튀김피자) 1만 7천600원, 살라티엘리 프리띠 4천500원, 카프레제 1만 6천500원. 독일 팰드 슐뢰센 맥주 3종 1만 원. 

 

영업시간 11:30~23:30(브레이크 타임 15:00~17:30). 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66 센텀T타워 106호. 051-741-9266.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사진=블로거'울이삐'busanwhere.blog.me 제공  

[이 게시물은 펀부산님에 의해 2015-12-17 10:28:14 부산일보 맛집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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