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나유타카페 - 20대 여성 3명 교대로 영업 고정 메뉴 없이 채식만 고집 "영혼이 배부른 집밥 꿈꿔요"

메뉴 고정된 메뉴가 없음
업종 커피집/빵집/기타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광역시 금정구 장전동 155-17 전화번호 010-9195-0705
영업시간 정오~오후 8시(정오보다 늦게 시작할 경우가 꽤 된다) 휴무 일요일 휴무
찾아가는법 장성시장 내. 장전놀이터 옆 주차
등록 및 수정일 14-10-30 평점/조회수 7,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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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20대 여성 3명이 흥미로운 식당을 운영 중이다. 도시철도 1호선 장전역 근처의 전통시장 장성시장 내 '나유타카페'. 이 식당은 일일점주 시스템이다. 매일 식당 사장이 바뀌고 차려내는 음식도 함께 바뀐다.

최근 특급호텔 일식당 출신 선후배가 의기투합해서 차린 초밥(스시)집 '스시선수'에 가면 색다른 손맛을 비교 음미할 수도 있다. 해운대와 서면에 같은 상호로 나란히 가게를 낸 것이다. 이력도 겹치고 '손수 만든다'는 고집도 닯았지만 차림새에는 개성이 넘친다.

함께 하지만 색깔이 다른 것이다. 같지만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른바 '따로 또 같이'다.

20대 여성 3명 교대로 영업
고정 메뉴 없이 채식만 고집
"영혼이 배부른 집밥 꿈꿔요"

가게 간판이 없다. 시장 맨구석에 숨어 있다. 유선전화도 없다. 정식 출입문조차 없어 휑하게 보인다고 하자 "셔터가 있다"고 했다. 그날의 메뉴는 페이스북(검색어 'Nayuta Cafe')에 올리지만 대다수는 그날 무엇을 먹게 될지 모른 채 온다. 그마저도 가게를 못 찾아 헛걸음한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푸념의 댓글을 남기기도 한다. 이곳에 가면 음식점에 대한 고정관념이 와르르 무너진다.

나유타카페는 주인이 3명이다. 일본인 나카(26) 씨와 이현정(29), 조수지(25) 씨. 대안문화행동 '재미난 복수'의 문화행사를 통해 알게 된 인연이 실험적인 식당으로 발전했다.

요일에 따라 주인이 바뀐다. 하루 1만 5천 원을 내고 일일점주가 되는 것이다. 식기는 공유하되 그날의 재료와 양념은 각자가 가져온다. 그날그날 독립채산이다.

육류는 물론 유제품과 생선까지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vegan·비건)를 고집한다. 굳이 규정하자면 '다국적 채식'인데 메뉴가 제법 화려하다. 한·중·일은 기본이고 베트남, 이탈리아 등 국경을 넘나든다. 나카 씨는 인도식 카레, 베트남 쌀국수 등 아시안푸드를 차리고 있다. 부모님이 경북 출신인 현정 씨는 최근 경북식 헛제삿밥으로 호평을 받았다. 수지 씨는 청경채숙주메밀국수와 흑미연근밥으로 계절미각을 자극했다.

고정된 메뉴가 없지만 관통하는 원칙이 있다. '내가 먹고 싶은 밥' 혹은 '친구에게 먹이고 싶은 밥'이다. 즉, 영혼을 배부르게 하는 집밥을 지향한다는 말이다.

손님을 가장해 매일 들락거렸다. "이거 너무 심심한 거 아닌가요?" "아, 네. 일부러 그렇게 심심하게 했습니다." "허, 참!"

기름기의 달콤함과 맵고, 짠 자극, 조미료의 감칠맛에 익숙하다면 생경할 수 밖에 없다. 낯설다고 느꼈지만 이내 민낯의 누이를 대하는 듯 마음이 편안해졌다.

괜한 질문을 던졌다. "장사가 됩니까?"

"돈이 벌리면 좋지만, 더 많이 벌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싶지는 않아요."(현정 씨)

지난 6월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는 손해를 보기도 하고 교통비 정도만 남긴 적도 많았다. 요즘은 3시간 거리에서 오는 단골손님까지 생겨서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고.

메뉴가 매번 달라지니 가격이 고정될 리 없다. 대체로 6천~7천 원이다. 매일매일 원두커피도 내리고 맥주, 막걸리로 구색도 갖춘다.

상호로 내건 나유타는 무한의 숫자를 뜻하는 인도의 수량 단위다. '모든 걸 품는' 식당이 되고 싶어서 차용했다고.

현정 씨는 '히요식당', 수지 씨는 '말란드로의 테이블'이라는 작은 상호를 칠판에 적어둔다. 식당 속의 식당인 셈이다.

함께 식당을 하지만 3명이 같이 만나는 일은 거의 없는데, 조만간 셋이서 한번 뭉칠 작당을 하고 있다고. 쉬는 일요일을 이용해서 함께 음식을 차리는 팬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부산 금정구 수림로61번길 53 장성시장 내. 장전놀이터 옆. 정오~오후 8시(정오보다 늦게 시작할 경우가 꽤 된다). 현금만 받는다. 월 이현정(010-8683-8342), 화~목 조수지(010-9195-0705), 금·토 나카(010-4027-5684). 일요일 휴무. 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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