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고래 한정식 '고래모리' - '다양한 고래고기 요리'+'푸근한 한정식'= 색다른 맛의 향연

메뉴 2인 코스 6만 원. 2~3인 8만 원, 3~4인 10만 원. 고래 한 접시 3만 5천~12만 원.
업종 일식/횟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광역시 동래구 온천동 153-12 전화번호 051-557-7782
영업시간 16:00~02:00 휴무 연중무휴
찾아가는법 허심청 후문 쪽 주차 주차가능
등록 및 수정일 15-03-26 평점/조회수 9,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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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고래고기만큼 소주를 부르는 안주는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이다. 그걸 알아도 고래고기 먹으러 가자는 이야기를 먼저 꺼내기는 매우 부담스럽다. 양은 적고, 가격은 비싸고, 단골이 아니라면 뭔가 차별당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 때문이다. 


이전부터 여기 한 번 꼭 가봐야 한다고 고래 힘줄처럼 질기게 팔을 잡아끄는 지인을 따라나선 곳이 온천장의 '고래모리'이다. 

'고래모리'는 일식당 같은 깔끔한 인테리어가 먼저 눈길을 끈다. 벽화라고 부를 만한 고래 그림까지 걸렸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다녔던 고래고기집들은 너무 허접했다. 

 

여기선 고래를 참치나 홍어와 짝을 맞춰서 먹을 수도 있다(묘한 궁합이군). 고래고기 코스가 이 정도 가격이면 큰 부담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코스로 달리기로 했다! 


오색 고운 고래 냉채가 먼저 맛보기로 나왔다. 냉채에 든 고래고기는 얼마나 목욕재계를 했는지 특유의 체취가 사라졌다. 

시선은 봄동 겉절이에다 방풍나물, 원추리, 냉이에 빼앗겼다. 바야흐로 밥상에 봄이 올랐다. 손두부, 도토리묵, 매생이전까지 총출동했다. 

나물을 집된장에 찍으며 한정식집도 아닌 고래고기집에서 이게 어찌 된 일일까, 의아했다. 계절에 따라 상차림까지 달라진단다. 

고래고기를 한 번은 녹차 소금, 다음 한 번은 육젓에 찍었다. 살살 녹는 고래고기에 술은 술술 넘어간다. 갈수록 나물 안주가 좋아지는 걸 보면 나이가 들었나 보다.

집밥과 집 반찬 같다는 생각이 드는 까닭은 역시 사장의 발품이 느껴져서일 것이다. 고래는 찬 음식이라 자칫 탈이 나기도 한다. 배를 따뜻하게 하라고 뜨끈한 무청 시래기를 준비했다. 일일이 멸치 똥을 따고 넣었다는 촌스러움이 마음에 든다. 가게에 수조가 있다며 밀치회와 멍게도 나오니 질릴 틈이 없다.

대체 넌 어느 별에서 왔니? 듣도 보도 못한 버거, 고래 햄버거(돼지고기 일부 포함)가 나왔다. 이거라면 고래고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잘 먹겠다. 이전에는 고래 토르티야도 냈다니, 그건 또 무슨 맛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대체 누굴까. 정현진 (51) 대표는 한식, 양식, 반찬 사업까지 올해로 음식업 20년째다. 고래를 좋아해 열심히 먹으러 다녔지만 가는 곳마다 인테리어는 엉망이었고, 음식도 허접했다. "이 비싼 고래고기를 이렇게 먹어야 할까?" 정 대표는 틈새시장이 여기에 있다고 판단하고 고래 싸움(?)에 뛰어들었다. 


고래 장사는 자금이 넉넉해야 할 수 있는 '머니 게임'이다. 고래모리는 장생포에서 고래를 마리 단위로 경매를 받아 냉동창고에 넣어 둔단다. 고래 햄버거가 그래서 가능했다. 

그는 "나이 들며 유행을 안 타는 장사를 찾다 고래를 한식과 접목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소뼈를 우려내 국물을 만든 고래탕 맛이 깔끔하다. 가족과 함께하는, 한정식집 같은, 고래고기 다이닝 레스토랑을 환영한다. 

2인 코스 6만 원. 2~3인 8만 원, 3~4인 10만 원. 고래 한 접시 3만 5천~12만 원. 영업시간 16:00~02:00. 부산 동래구 온천동 153-12. 허심청 후문 쪽. 051-557-7782.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사진=블로거'울이삐'busanwhere.blog.m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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