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부평동 '오봉실비' - 맛있는 밥 생각나면 가는 곳 "지금도 벅찬데 욕심 없어요"

메뉴 매운탕 6천 원, 갈치찌개 6천 원, 생선구이 6천 원, 납새미 조림 6천 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광역시 중구 부평동1가 29-32 전화번호 051-245-7255
영업시간 12:00~21:00 휴무 일요일 전체 휴무
찾아가는법 주차 주차장없음
등록 및 수정일 15-06-02 평점/조회수 9,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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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욕심내지 않을래요." '오봉실비' 사장님이 기자의 인터뷰 요청은 물론 실명을 밝히기도 거절하는 이유였다. 재료 준비부터 만들기까지 혼자서 다 하다 보니 더 많은 손님이 와도 잘해 줄 수가 없다는 이야기였다. 

 

그가 처음부터 밥을 팔지는 않았다. 저녁에 술안주로 내놓은 반찬이 맛있다며 밥을 찾는 손님이 늘어난 것이 계기였다.  

 

실은 예전에 기자가 국제시장에 볼일을 보러 나왔다가 맛있는 밥이 생각나면 가는 곳이었다. 2년 전 어느 날부터인가 원래 자리에서 보이지 않았다. 

 

자꾸만 생각나는 곳이라 예전에 찍어둔 간판 사진 속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자리를 옮겼다는 대답이었다. 자리를 옮기기 전에는 '오봉식당'이라는 이름으로 장사를 28년 동안 했다. 옮기고 나서 '오봉실비'로 이름을 바꾼 지는 2년이 되었다.  

 

여전히 그때의 맛인지 궁금했다. 점심 메뉴 중에 납새미 조림을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이 집은 밥을 압력 밭솥에 조금씩만 한다. 많은 양의 밥을 한꺼번에, 혹은 전기밥솥으로 하지는 않는다. 밥에는 완두콩이 들었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밥알도 살아 있다. 이렇게 시간을 잘 맞추면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번에 할 수 있는 양이 많지 않아서 밥이 떨어질 때도 있다. 

 

납새미 조림은 간이 잘 배어 있고, 기본 찬으로 나오는 반찬은 무엇을 먹어도 맛있다. 멸치를 된장에 조려 만든 강된장을 함께 나온 쌈과 함께 먹으니 입맛이 돈다.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한 맛에 기분이 좋다.  

 

옆자리 오랜 단골은 자리를 잡고 앉더니 밥을 알아서 푼다. 반찬도 사장이 담아둔 것을 자기 자리에 가져다 놓는다. 사장이 바쁜 것을 알기에 조금이라도 도와주려고 그렇게 한다. 밥을 맛있게 먹었다고 인사하고는 미리 준비해온 현금을 놓고 나간다. 

 

그러고 보니 주변 상인들도 밥을 큰 쟁반에 들고 갔다가 다 먹으면 다시 들고 온다. 모두 이 집 밥을 오래 먹고 싶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는 것이었다. 단골은 입을 모아 "맛있는 밥 먹는데 이 정도는 괜찮다"고 이야기한다. 혼자 주방을 운영하느라 바쁜 사장을 배려하는 진짜 손님이었다. 이러니 "욕심내지 않겠다. 지금도 벅차다"는 그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이 집 어디에도 '셀프'라고 적혀 있지는 않지만 맛있는 밥을 먹고 싶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겠다.  

 

가게 이름인 '오봉'은 처음에는 일본어로 말하는 쟁반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짐작했는데 아니란다. 가게를 시작할 때 장사가 잘되기를 바라며 철학관에서 지은 이름이다. 이 이름이면 밥은 먹고 살 거라고 했다. 30년 정도 장사를 하다 보니 오랜 단골이 많아 반찬 하나도 허투루 할 수 없어 더 바쁘다고 이야기한다. 경매로 받아온 생선을 다듬고 김치를 담그는 그의 손길에는 정성이 가득하다. 

 

매운탕 6천 원, 갈치찌개 6천 원, 생선구이 6천 원, 납새미 조림 6천 원. 영업시간 12:00~21:00. 부산 중구 중구로 31-10. 051-245-7255.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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