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할매족발' - 질 좋고 양까지 넉넉 퍽퍽하지 않은 살코기에 쫄깃하게 잘 삶긴 비계
메뉴 | 족발 1만 원, 1만 5천 원, 2만 원, 냉채족발 1만 5천 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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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 | 고깃집 | 글쓴이 | 여기부산 |
주소 | 부산광역시 사상구 모라동 763-5 | 전화번호 | 051-302-6200 |
영업시간 | 08:00~10:00 | 휴무 | 명절휴무 |
찾아가는법 | 주차 | ||
등록 및 수정일 | 15-07-02 | 평점/조회수 | 6,800 |
본문
장마가 시작되었다.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은 비가 내리자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다가 '40년 전통'이라고 쓰인 현수막 앞에 멈췄다. '할매족발'이었다. 포장을 해 가려는 손님, 비가 오니 한잔하고 가려는 손님으로 가게는 바빴다.
가게 입구에는 송순이(73) 대표가 열심히 족발을 썰었다. 그런데 포장 손님들은 나란히 서서 그의 손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족발을 썰던 그가 대뜸 고기를 크게 한 점 잘라 손님들 입에 쏙쏙 넣어 주는 것이었다. 엄마 제비가 새끼 제비에게 먹이를 주는 장면이 연상됐다. 그는 "시장에 오면 이런 재미가 있어야지"라고 혼잣말을 던졌다.
아주 어릴 때부터 자주 왔다는 꼬마 손님에게는 "한 입은 섭섭하지"라며 한 점을 더 입에 넣어 주었다. 그 꼬마는 행복한 표정으로 엄마 손을 잡고 가게에서 멀어졌다. 그 꼬마는 집에 가서 먹을 때보다 송 씨가 덤으로 건네 준 고기가 더 맛있는 추억이 됐을 것 같다.
기자도 군침을 흘리자 어김없이 족발 조각이 입속으로 쑥 들어왔다. 거부할 틈도 없었다. 질겅질겅 씹으면서 장사 비결을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손님들이 자꾸 오는데, 나도 쉴 수가 없지 않느냐"며 선문답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질 좋은 고기 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 오래 하다 보니 허투루 할 수 없더라고."
가게가 크지 않은 탓도 있지만 퇴근시간이면 술 한잔 하려는 손님들로 빈자리가 없었다. 지인의 집도 근처이고 해서 포장을 해 가서 먹기로 했다. 족발은 1만 원부터 시작이다. 양도 넉넉하고 가격도 착했다.
포장한 족발을 그릇에 담아냈다. 먹어 보니 살코기는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웠다. 비계는 쫄깃하게 잘 삶겼다. 지인 집에 놀러 갈 때 한 번씩 맛있다며 먹었던 족발이 할매족발이었다. 늘 미리 사다 놓으니 어느 집인지 모르고 먹었는데 돌이켜 생각하니 그집이었다.
할매족발의 맛있는 비결은 할매의 따뜻한 정인 것 같다. 예전에 울 할매도 내 입에 맛있는 것을 넣어주며 좋아했는데…. 할매가 생각났다.
족발 1만 원, 1만 5천 원, 2만 원, 냉채족발 1만 5천 원. 영업시간 08:00~10:00. 명절휴무. 부산 사상구 사상로 481번길 23(모라전통시장 33호). 051-302-6200.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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