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동 보수구이 - 부드러운 육질 유황오리 백숙 버섯 간장조림 등 16가지 밑반찬
메뉴 | 오리구이 2만 원, 한방 오리백숙 4만 원, 영양죽 1천 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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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 | 고깃집 | 글쓴이 | 펀부산 |
주소 | 부산광역시 중구 보수동3가 39-11 | 전화번호 | 051-256-9794 |
영업시간 | 12:00~22:00 | 휴무 | 명절 휴무 |
찾아가는법 | 주차 | ||
등록 및 수정일 | 15-08-10 | 평점/조회수 | 10,272 |
본문
진보와 보수의 이데올로기는 '보수구이'에서 잠시 접어 두자. 보수구이라는 이름을 들으니 이념 논쟁이 먼저 떠올랐다. 알고 보면 보수동에 위치해 '보수구이'라는 이름을 썼을 뿐인데, 손님들이 무슨 뜻이냐고 자주 묻는단다.
"찾아오느라 힘들었지요?"
가게 위치를 전화로 몇 차례 묻고 찾아갔더니 정성숙(56) 대표가 인사를 건넸다. 과거 법원이 중구에 있을 때에는 법원 근처의 맛집으로 잘 알려져 찾기가 쉬웠는데, 지금은 랜드마크가 없으니 손님들이 찾아오기가 어렵다고 그는 하소연했다. 그럼에도 단골이 넘친다. 옛 맛을 잊지 못한 것이다.
가게에 도착하기 1시간 전에 미리 유황오리 백숙을 주문했다. 자리에 앉으니 오리 백숙에 앞서 곁들이가 먼저 나왔다. 가지런히 놓인 곁들이는 16가지나 됐다.
정 대표는 그중 두 가지를 꼽았다. 버섯 간장조림과 매실 견과류였다. 버섯 간장조림은 10년 된 간장을 사용했단다. 감칠맛이 은근히 묻어났다. 매실 견과류는 매실액에 견과류를 조려 강정처럼 만들었는데 상당히 고소했다.
주문한 유황오리 백숙이 나왔다. 16가지 약재를 넣고 푹 고았다. 황기, 헛개나무, 가시오가피, 둥굴레, 구기자 등이 들어 있었다. 약재는 농장과 직거래를 통해 직접 구매한 국산품이라고 했다. 이를 한 번 쓸 양으로 만들어 봉지에 담아 둔다.
오리백숙에는 오리 한 마리가 들었다. 3~4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제일 맛있어 보이는 다리를 뜯었다. 육질이 부드럽다. 혹시나 했는데, 오리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았다. 양념장도 필요 없었다.
정 대표는 좋은 약재를 많이 넣었으니 국물은 다 먹고 가야 한다며 웃었다. 곧 백숙 손님에게만 나온다는 영양죽을 맛보았다. 죽이 고소했다. 그래도 허전해 오리구이를 주문했다. 빨간 양념을 입은 고기가 나왔다. 유황 오리라서 잡냄새가 나지 않고 육질은 부드러웠다. 양념도 매콤달콤하게 잘 배었다.
그는 개업한 지 20년이 됐다며 식당업을 하기를 잘 했다고 뜬금없이 말했다. 왜냐고 물으니 세상 사는 이야기도 듣고 즐겁게 요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방 오리백숙은 1시간 전 예약 필수다.
오리구이 2만 원, 한방 오리백숙 4만 원, 영양죽 1천 원. 영업시간 12:00~22:00. 명절 휴무. 부산 중구 보수동 3가 39-11. 051-256-9794.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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