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원조 짚불 곰장어 기장 외가집 - 볏단에 곰장어 굽던 옛 방식 그대로 순간 화력 좋아 고소한 맛 깊어져
메뉴 | 양념 곰장어·짚불 곰장어·소금 구이·곰장어 매운탕 1인분 각 2만 4천 원, 볶음밥 2천 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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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 | 고깃집 | 글쓴이 | 펀부산 |
주소 |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565-2 | 전화번호 | 051-721-7098 |
영업시간 | 11:00~22:00. | 휴무 | |
찾아가는법 | 주차 | ||
등록 및 수정일 | 15-08-27 | 평점/조회수 | 7,377 |
본문
'원조 짚불 곰장어 기장 외가집.' 아이고 숨차, 상호가 좀 길다. 좋게 말하면 이름 하나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모친에 이어 2대째 운영하는 이태용 (56) 대표의 외가 자리이다. 이 대표는 비슷한 이름을 가진 가게가 많아져 상호가 조금 길어졌단다.
'외가'라는 단어에는 따뜻함과 편안함이 있다. 요즘엔 시골에 외가를 둔 아이들이 많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기자의 외가는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려야 하는 지리산 근처의 시골이었다. 거기만 가면 사촌들과 개울가에서 놀았다. 앞마당의 닭과 병아리를 따라다니던 정겨운 추억이 떠오른다.
가게 입구에는 '짚불 남 장군'과 '양념 여 장군'이 서 있다. 이 대표는 "손님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만들었다. 이 두 장군이 맛을 보장한다"며 웃는다. 마당 안으로는 화단이 잘 꾸며져 있다. 요즘 바람이 너무 좋아서 마루에 자리를 잡았다. 오래전부터 사용한 듯한 물건이 그대로 놓여 있다. 70년 된 한옥이라니 다들 이순(耳順) 정도 될 것이다.
짚불 곰장어와 양념 곰장어를 시켰다. 예전에는 곰장어는 잘 먹지 않았고 따라서 특별한 조리법도 없었다. 추수가 끝나고 볏단이 쌓여 있는 곳에 불을 놓았다. 거기에 곰장어를 던져 넣어 먹던 서민들의 음식이었다. '외가'에선 그때 방식 그대로 만든다. 볏단을 사용하면 순간적인 화력이 좋아 더 고소하게 익는다. 짚불로 익힌 곰장어는 껍질이 까맣게 타 있다. 껍질을 벗겨내고 나면 속은 하얗게 익어 있다. 먹기 좋게 잘라 기름장에 찍어서 먹으면 된다. 탱글탱글한 식감과 고소한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양념 곰장어가 뒤를 이었다. 가끔 양파 볶음인지 곰장어 볶음인지 헷갈리게 하는 집들도 있다. 여기는 분명 곰장어가 메인이다. 양념 곰장어를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일행도 꽤 만족하는 눈치다. 양념을 먹고 나면 빠질 수 없는 볶음밥을 주문했다. 같이 나오는 미역국이 맛이 있다. 기장 미역을 사서 가게에서 직접 말려서 사용한다. 맛있는 미역국의 비법이다.
같이 나온 반찬도 모두 기장에서 나는 것으로 만든다. 상추, 다시마 무침, 멸치를 모두 맛보라며 권한다. 지난가을에 만들었다는 무 장아찌도 꼭 먹어 보란다.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맛이다. 단골 중에는 이 반찬 때문에 온다는 손님도 있다.
오랜만에 외가 마루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편하게 먹었다. 같이 왔으면 좋았을 사람들이 떠오른다.
양념 곰장어·짚불 곰장어·소금 구이·곰장어 매운탕 1인분 각 2만 4천 원, 볶음밥 2천 원. 영업시간 11:00~22:00. 부산 기장군 기장읍 공수2길 5-1. 051-721-7098.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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