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좌천동 미조 - 열 받은 날에는 매콤하게 열 내자

메뉴 대구뽈찜 소 1만 8천 원, 중 2만 5천 원, 낙지찜 소 2만 원, 대구탕 8천 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펀부산
주소 부산광역시 동구 좌천동 689-74 전화번호 051-611-3237
영업시간 10:00~22:00 휴무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15-11-13 평점/조회수 6,959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본문

머리가 큰 대구는 입도 크고 볼에도 살이 많다. 이 대구의 볼살은 아주 쫄깃하다. 부산 동구 수정동의 '미조'에는 눈에 띄는 간판이 안 보인다. '미조, 맛을 만들다'라는 글귀만 보인다. 부산일보 뒤편 홈플러스 옆에서 문을 연 지 2년이 되었다. 기자가 다니는 회사 근처에 있어서 자주 갔기에 누구보다 잘 안다. 

 

빨간 양념 속에는 너무 익지 않은, 그렇다고 생것도 아닌 양파와 윤기가 흐르는 아삭한 콩나물이 들었다. 이 감칠맛 나는 양념과 쫄깃한 대구살 한 점이면 행복해진다. 

 

아무래도 미심쩍어 김난희 대표에게 이전에 다른 곳에서 가게를 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대표는 "대연동에서 유명했던 미정 아구찜을 했다. 경력으로 말하면 13년째"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기자도 한때 미정의 단골이었다. 김 대표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음식의 맛은 떠올랐다. 이렇게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드는 소스라 무엇인가 달라도 달랐다. 20가지 이상의 재료를 넣고 숙성시켜서 만든단다.

 

자리는 모두 좌식이다. 지인과 함께 제일 작은 사이즈를 주문했다. 주문과 함께 조리가 시작되기에 조금 기다려야 한다. 다른 곳보다 반찬이 푸짐하다. 배고플 테니 반찬을 먹으면서 지겹지 않게 기다렸으면 하는 마음에서라고 했다. 매일 반찬은 조금씩 달라진다. 금방 만든 단호박 튀김부터 버섯 볶음 등 어떤 것을 먹어도 맛이 있다. 그날 좋은 재료가 있으면 그것으로 장을 보아서 만든다. 

 

기다리던 주인공인 대구뽈찜이 나왔다. 그냥 보면 콩나물과 양파 볶음밖에 보이지 않는다. 모든 재료가 잘 섞이도록 양념장을 비벼 줬다. 비비는 젓가락 사이로 대구의 하얀 살점이 부서진다.

 

아삭한 양파와 대구 살 한 점을 집었다. 쫄깃한 대구의 식감과 달콤하면서 매콤한 양념의 조화에 엄지손가락이 저절로 올라간다. 처음에는 양념장을 조금 남겨서 사리를 추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릇이 깨끗하다. 양념장은 정량으로 맞춰서 나오고 추가는 되지 않는다. 아쉽지만 사리는 다음에 맛보기로 했다. 

 

비법 소스에 살짝 홀린 모양이다. 뭐가 들어가는지 물었다. 평소에 생각하는 맛있는 것은 다 들어간단다. 소스 끝에 생강 맛이 나서 개운하게 입안을 정리해 준다. 적당히 매우면서 깔끔한 맛이다. 함께 온 일행은 "너희 회사 근처에 이렇게 맛있는 집이 있는데 왜 이제 소개해 주느냐"며 원망한다. 원래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다. 맛이 있으니 이런 원망도 달게 듣는다.  

 

뽈찜과 함께 나온 대구탕 국물은 시원하다. 대구 머리를 넣고 끓여 낸 국물이다. 덤으로 나온 국물이라고 하기에는 맛이 깊다. 조금 더 날이 추워지면 대구탕 메뉴를 시켜서 맛보아야 겠다. 뽈찜에 곁들여 나온 국물이 이렇게 제대로인데, 대구 살과 내장까지 같이 들어간 대구탕은 얼마나 더 맛있을까. 매콤한 대구뽈찜과 감칠맛 나는 대구탕 국물의 조합은 말 그대로 매력적이다. 밥을 다 먹고 나면 호박 식혜도 빠뜨리지 말자. 개나리처럼 고운 노란색에 눈도 즐겁고 입도 즐겁다. 

 

대구뽈찜 소 1만 8천 원, 중 2만 5천 원, 낙지찜 소 2만 원, 대구탕 8천 원. 영업시간 10:00~22:00. 부산 동구 좌천동 진성로 28번길 27-1. 051-611-3237. 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총 0건 / 최대 200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