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초량동 일미정 - 40년 단골이 줄 잇는 '가정식 명문'

메뉴 일미 정식 7천 원, 낙지 볶음 9천 원, 간장게장 9천 원, 한정식 2만 원(하루 전 예약)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펀부산
주소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동 39 전화번호 051-468-6248
영업시간 11:30~23:00 휴무 일요일, 공휴일
찾아가는법 인창병원에서 옛 성분도병원 방향 주차
등록 및 수정일 16-03-24 평점/조회수 7,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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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정성 가득한 반찬과 찌개  
아침마다 손수 장 봐서 준비  
묵은지 빼고 날마다 메뉴 바꿔  
"단골 성원 많은 이유, 알겠죠?"


"우리 언제 밥 한 끼 해요"라는 인사는 자주 한다. 하지만 막상 식사하려고 하면 어디를 가야 할지 막막하다.

 

이때 이 집에 간다면 그날은 맛있는 밥 한 끼를 할 수 있는 날이 된다. 초량 인창병원 정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일미정'이라는 식당이다. 40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래서 이 주변에서 회사생활을 했던 직장인이라면 "아! 그 집"이라고 말하는 곳이다.  

물론 좋은 의미다. 오랫동안 많은 단골의 지지를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단골이 자주 먹는 메뉴는 '일미 정식'이다. 시금치나물, 두부 조림, 샐러드, 멸치볶음, 미역 나물, 어묵볶음, 버섯나물 등과 생선구이, 된장찌개가 차려진다. 반찬이 10가지가 넘어간다. 기름지지 않게 잘 구워진 생선은 1인당 한 마리이다. 된장을 넣어 맛있게 끓인 시래깃국에는 매생이도 들어 별미다.

편안하게 식사하기가 좋아 며칠을 연달아 가게 되는 날도 있다. 기본 반찬 한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매일 달라지는 반찬 덕에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정식 메뉴 다음으로 즐겨 먹는 것은 '낚지볶음'이다. 생선과 된장찌개를 제외한 나머지 반찬은 같고, 대신 낚지 볶음이 나온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낙지와 당면이 먹음직스럽게 볶아져 나온다. 낚지 볶음 전문집이라고 해서 갔는데 양파만 가득한 여느 집의 메뉴보다 훨씬 좋다.

일미정은 김보금 대표가 가족과 함께 운영한다. 매일 이른 아침부터 장보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직접 장을 보니 제철의 좋은 재료를 골라 온다. 그리고 가게로 출근해 그날 사용할 반찬을 만든다. 바로 만들어 상에 내놓으니 맛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반찬 중에 바로 만들어 내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묵은지이다. 그냥 보기에는 갓 담근 김치 같은 상큼함이 없다. 하지만 한번 맛을 보면 이 집에 올 때마다 찾게 되는 반찬이다. 겉보기와 달리 아삭함이 살아 있다. 묵은지의 깊은 맛이 좋은 한 끼의 깊이도 더해 준다. 김 대표의 여동생이 직접 담가서 보내 준다는 김치였다. 반찬의 가짓수만 채우는 것이 아니다. 한 가지라도 맛있는 것을 내놓으려고 노력이 인기의 비결이라는 게 단골의 의견이다.  

일미정의 음식은 간이나 양념이 세지 않아서 먹고 난 뒤 속이 더부룩하지 않다. 지나가는 길에 가게 안을 슬쩍 보고 1층에 자리가 없다고 실망하지 마시라. 2층에도 좌석이 있다.

일미 정식 7천 원, 낙지 볶음 9천 원, 간장게장 9천 원, 한정식 2만 원(하루 전 예약). 영업시간 11:30~23:00. 일요일, 공휴일 휴무. 부산 동구 고관로29번길 14-1. 인창병원에서 옛 성분도병원 방향. 051-468-6248.  

글·사진=박나리 기자 nar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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