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전포동 전주식당 - 7000원짜리 김치찌개 시키면 전라도 손맛의 반찬 18첩. 매일 새벽 직접 준비하는 정성

메뉴 정식, 김치찌개, 된장찌개, 대구탕 각 7000원. 동태탕 7500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펀부산
주소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전포동 194-37 전화번호 051-818-0104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휴무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16-12-08 평점/조회수 7,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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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멋지고 화려한 레스토랑에서 값비싼 요리를 먹어도 늘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바로 어머니가 해 주신 밥이다. 특히 별다른 재료 없이도 뚝딱 끓여 내놓는 어머니의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는 세파에 지친 자녀들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솔푸드다. 당찬 각오로 시작한 2016년이 저물어 가는 지금, 이룬 것보다 이루지 못한 것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도 위로와 응원이 필요하다. 

든든한 밥심을 내게 해 줄 식당을 찾았다. 별다른 홍보나 마케팅 없이 블로거와 다녀간 손님들 사이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집이다. 부산 전포동 옛 대우버스 공장에서 서면교차로로 내려가는 길 안쪽에 자리 잡은 '전주식당'. 겉모습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식당이다. 

김치찌개를 주문하고 조금 있으니 대형차 타이어만 한 쟁반에 반찬 접시가 가득 얹혀 나왔다. 넙치 구이, 오이·참나물·콩나물·돌나물·도라지·잔파 무침, 깍두기, 배추김치, 무말랭이, 소시지·두부 튀김, 달걀 프라이, 햄 맛살 무침, 데친 브로콜리, 느타리버섯·어묵 볶음…. 열거하기에도 숨찬 이 반찬들을 눈으로 훑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모두 18가지였다. 여기에 포근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치찌개까지.

간혹 많음은 없음과 상통하기도 한다. 전주식당 경우는 다르다. '무심코 들어간 식당에서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많은 반찬이 나오고, 맛도 기가 막히는데 거기다 밥값도 얼마 안 하더라'는 호남지역 '맛집 간증담'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식당 이선옥(65) 대표가 바로 전북 전주 출신이고, 그의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전북 지역에서 손맛 좋기로 유명한 집안이었다. "요리는 배운 적도 없고 집에서 식구들 밥 먹는 것처럼 준비한다"며 무심하게 던지는 그의 목소리에서 내공이 느껴진다. 김치찌개 국물이 칼칼하면서도 묵직하기에 '부산에선 멸치 다시마 무로 육수를 많이 낸다던데 어떻게 낸 것이냐'고 물었다. "그런 건 뭐 할라고 물어? 돼지고기가 많이 들어가야 돼. 김치도 적당히 익어야 하고." 예상과 달리 육수 내는 데 그리 공을 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돼지 목살과 직접 담가 익힌 김치로 맛을 낸다는 얘기다. "손맛으로 척척 해내야지 자로 재듯이 그렇게 음식 만들어선 손님 못 받는다"고 그는 말했다.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오전 5시 30분부터 20가지에 가까운 반찬을 직접 만드는 정성은 그대로 음식에 녹아 먹는 이를 충만하게 한다. 밥·반찬 모두 처음 내온 양이 부족하면 직접 더 먹을 수 있게 해놓았다. 

정식, 김치찌개, 된장찌개, 대구탕 각 7000원. 동태탕 75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부산 부산진구 서전로 57번길 5(전포동). 051-818-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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