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해운대 의령식당 - '30년 노하우 숨은 맛집'

메뉴 돼지·내장 국밥 각 4500원, 따로국밥 5000원, 수육 백반 6500원, 수육 소 7000원·대 1만 2000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펀부산
주소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456-11 전화번호 051-746-9661
영업시간 오전 8시 30분~오후 9시 휴무 일요일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17-03-16 평점/조회수 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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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여러 동료·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돼지국밥집이 의령식당이었다. 꼬리표가 있었다. "먹을 수는 있어도 취재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였다. 일단 먹어보고 판단하자 생각했다. 관광객들이 흔히 찾는 '해운대'가 아니었다. 옛 해운대역 뒤에서 장산 쪽 능선으로 오래전부터 형성된 마을이었다. 반듯한 구획 도로와 초고층 아파트가 없어 옛 정서가 남아 있는 동네였다. 

좌식 식탁 2개를 포함해 테이블 6개. 점심시간을 맞아 넓지 않은 공간은 가득 차 있었다. 국물 맛을 보려고 따로국밥을 시켰다. 잠시 후 밥과 국, 배추김치와 깍두기, 부추 무침, 풋고추, 마늘, 쌈장, 새우젓이 한 쟁반에 단출하게 담겨 나왔다.

맑은 국물, 시원 칼칼한 맛  
잡내 없고 구수함 살아 있어  
국 간은 소금 대신 조선간장  
모둠 반찬·장류, 손수 '고집'
 

돼지국밥의 핵심은 국물. 우선 맑다. 양념장을 풀어도 탁하지 않을 정도다. 장을 풀기 전 후후 불어 숟가락으로 한 입 떠먹어 보니 시원하고 약간 칼칼한 맛이다. 끈적이는 돼지기름 따위와는 거리가 멀다. 잡내도 없다. 구수한 맛은 그대로 살렸다. 공깃밥 절반은 밥 따로 국 따로 먹다가 나머지 절반은 말아 '마셨다'. '게 눈 감춘다'는 표현이 여기에 딱 맞다. 하긴 이제 마파람이 부는 계절, 봄 아닌가.

며칠 뒤 주말 저녁 다시 찾아봤다. 이번엔 동네 주민들로 보이는 손님들이 저마다 테이블에 앉아 '혼밥'을 즐기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낡고 작은 TV를 보며 '따로 또 같이' 먹는 밥이었다. 몇몇 식탁에는 소주병이 얹혀 있었다. '그렇지. 국밥엔 소주지!' 몰고 간 차를 원망하며 애꿎은 국물만 더 달라고 해 마셨다.

 

"우리는 동네 장삽니다. 식탁도 몇 개 안 되고 손님들 많이 받을 처지도 못 됩니다." 첫 방문에서 이런 완곡한 취재 거절을 당하고 다시 찾은 길이었다. 이렇게 맛있는 국밥을 좀 더 많은 사람이 맛볼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설득했다. 빈중원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장사 더 크게 하고 싶은 욕심도 없습니다. 오는 손님들 맛있게 대접하는 지금 상태로 만족합니다."   

동네 풍경처럼 세월에 빗겨 있는 말이었다. 이날도 영업시간은 아직 2시간이나 남았는데 고기가 떨어져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었다. 이런 초탈한 주인에겐 매달리는 수밖에. 이 국물맛은 대체 어떻게 나오는 건지 물었다. 선문답하듯 빈 대표가 밝힌 답은 이랬다. 

①돼지 사골만으로 국물을 낸다. 오래전부터 거래하는 경매장 중도매인이 가져다준다. ②핏물을 빼고 8시간 정도만 곤다. ③고기는 주 2회 직접 구매한다. 비싸도 맛있는 앞다릿살이다. 

너무 평이하지 않은가? 좋은 재료 맛을 조율하는 비법은 직접 만든 장이었다. 빈 대표 부인 손복희 씨가 친정인 경남 산청에서 가져온 메주로 된장·간장을 만들고, 김치에 넣는 멸치젓도 직접 담근다고 했다. 국을 끓일 때 소금 대신 직접 담근 조선간장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30년 전 빈 대표 어머니와 손 씨, 고부가 함께 운영하기 시작한 의령식당은 이제 초로의 부부가 동네 주민들의 허기를 채워주는 공간이 됐다. 식당에서조차 납품받은 반찬이 적지 않은 시대, 장 하나부터 손수 만들기를 고집하는 정직한 밥상은 '타산이 나오지 않는다'는 빈 대표 부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타산에 휘둘리지 않는 이런 집이 더 커져 많은 사람이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한 편으로, 그 마음 변하지 않게 지금 모습 그대로 유지했으면 하는 걱정이 교차한다. 그래도 하나 믿을 것은 빈 대표 부부의 선한 눈빛이었다.
 
돼지·내장 국밥 각 4500원, 따로국밥 5000원, 수육 백반 6500원, 수육 소 7000원·대 1만 2000원. 영업시간 오전 8시 30분~오후 9시. 일요일 휴무. 부산 해운대구 우동1로50번길 15(우동). 051-746-9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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