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고이 - 돈가스, 제주흑돼지 생고기 써 친환경 쌀 등 좋은 식재료만 고수 깔끔한 '온김치모밀' 해장에 제격

메뉴 로스 카레 8000원, 온김치모밀 6000원, 히레 가스 7500원, 김치 돈가스 덮밥 7000원.
업종 양식/부페 글쓴이 펀부산
주소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 1394-88 전화번호 051-746-7001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휴무 수요일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17-06-08 평점/조회수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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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돈가스는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간단한 식사 메뉴를 고를 때 거의 빠짐없이 후보군에 오른다. 즉석 커리를 판매하는 한 식품회사 광고는 일요일을 이 음식 먹기 좋은 날로 꼽지만 입맛 없을 때 간단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메뉴로 커리는 인기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용된 돈가스와 커리를 내놓는 맛집을 찾아봤다.

 

우동과 돈가스는 중저가 대중 일식당의 단골 메뉴다. 소비층이 두텁고 체인 업체도 많다. 양진숙 대표는 이런 안정적 전망에 동갑인 남편과 함께 11년 전 관광객이 밀려드는 부산 해운대에 한 대중 일식 체인점을 차렸다. 맛있는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더 많은 손님에게 대접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끼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일부 식재료가 영 아니더라고요. '체인 식당이 이런 건가'하는 생각이 들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드는 겁니다." 

수익을 남겨야 하는 체인 본사가 공급하는 식재료만으로는 음식을 만들 수 없었다. 거의 매일 본사에 전화해 항의했다. 돈을 더 줄테니 좋은 재료를 보내달라고까지 하소연했다. 이 점포만 특별히 다룰 수 없었던 본사는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간판은 체인점 상호 그대로인데 재료 절반 이상을 별도로 구입해 사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본사도 이를 제지하지 못했다. 

1년 6개월 전 체인점 간판을 내리고 지금 쓰는 상호 '고이' 간판을 달았다. 고이는 '겉모양 따위가 보기에 산뜻하고 아름답게, 정성을 다하여, 편안하고 순탄하게' 등의 뜻을 가진 순우리말인데, 양 대표는 이 가운데서 '정성을 다하여'를 택했다.

 

 

 

로스 카레

손이 많이 가던 초밥도 정리하고 메뉴를 돈가스와 덮밥으로 특화했다. 이 집 돈가스의 특징은 제주흑돼지 생고기로 만든다는 점이다. 식감에 탄력이 있고, 익혔을 때 고소한 맛도 더 진하다.  

"생고기를 들여 오면 늦어도 이틀 내에 소진됩니다. 좋은 재료를 신선할 때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본 단골이 많이 찾죠." 
 
당일 점심 때 판매할 고기는 매일 오전 손질해 튀김옷을 입힌다. 오후 3시부터 90분 동안 손님을 받지 않는데 이때 저녁 판매용 재료를 한 번 더 만든다. 저녁 판매량이 예상보다 많을 땐 문 닫기 전에 또 한 번 만들기도 한다. 1인분 돼지고기 양도 140g으로 넉넉하고 두툼하다. 받아온 고기가 이틀을 넘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좋은 식재료에 대한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요리할 때 사용하는 물도 정수기로 한 번 걸러 낸 물을 받아 사용하고, 도정한 지 일 주일이 지나지 않은 친환경 쌀을 구매해 밥을 짓는다. 반면 홍보나 마케팅에는 적극적이지 않다.

"저희 집은 예약도 받지 않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분들이 예약으로 자리를 잡으면 다른 손님에게 소홀해질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장사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정성을 다한다'는 가게 취지에 어긋나는 일이지요." 찾아 온 손님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이 가장 큰 홍보 마케팅 수단이라고 양 대표는 생각한다.

가족과 이 집을 찾아 '히레 돈가스'(안심 포크 커틀릿), '로스 카레'(등심 커리), 온김치모밀을 먹어 봤다. 과연 돈가스는 바삭한 빵가루와 두툼하고 신선한 고기의 탄력 있는 식감이 탁월했다. 제주흑돼지 특유의 고소함과 향미 가득한 커리가 묘하게 어우러졌다.  

온김치모밀

특히 마늘, 다시마, 파 뿌리, 가다랑어 포 등 천연 재료를 24시간 우려 깊은 감칠맛을 내는 국물에 짭짤하고 아삭한 김치를 얹은 온김치모밀은 제주흑돼지로 묵직해진 입안을 말끔히 정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해장용으로도 손색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이면 환갑을 맞는 부부가 정성을 다해 돈가스를 준비하는 밥집. 고집스럽고 진득하게 좋은 음식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로스 카레 8000원, 온김치모밀 6000원, 히레 가스 7500원, 김치 돈가스 덮밥 7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수요일 휴무.

부산 해운대구 중동1로(중동) 32. 051-746-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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