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남포동 서울삼계탕 - '57년 전통' 진한 국물 맛 자랑 3단계 비법, 정성 들여 우려내 약재 향 그윽, 담백하고 깊어

메뉴 삼계탕 1만 5000원, 옻·홍삼·산삼·전복 삼계탕 각 2만 원. 전기구이통닭 1만 3000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펀부산
주소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중구 남포동2가 남포길 36 전화번호 051-245-3696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30분. 휴무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17-07-20 평점/조회수 2,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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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국물이, 국물이 끝내줘요.' 

오래전 텔레비전 광고에서 유행한 이 말이 떠올랐다. 서울삼계탕 국물을 한술 떠먹고 나서다. 곰탕 국물처럼 뽀얀 색깔에 감탄하고 깊은 국물 맛에 또 한 번 놀랐다.

서울삼계탕은 1960년 부산 최고, 유일의 번화가였던 남포동에 자리 잡았다. 상호만 그대로 두고 세월과 함께 주인도 바뀌는 노포가 어색하지 않은 부산이지만, 57년을 한 자리에서 꿋꿋하게 대를 이은 집이다. 

일요일 낮에 가보니 가게와 함께 노년을 맞는 단골과 중국인 관광객이 쉴 새 없이 가게로 밀려들었다. 대체 비결이 무엇일까 궁금해하며 이 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인 삼계탕을 시켰다. 다른 특별 재료에 가려지지 않은 삼계탕 본연의 맛을 보려는 심산이기도 했다. 

공손하게 다리를 모으고 뚝배기에 담겨 나온 어린 닭에게 속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는 국물을 떠먹었다. 약재 냄새가 은은하게 묻어났다. 짜지 않고 담백한데, 깊은 맛이었다.  

쫄깃한 가슴살과 구수한 청도산 찹쌀밥을 숟가락으로 떠봤다.

부모님에 이어 1986년부터 가게 운영을 맡은 2세대 윤광철 대표는 이 국물의 비결을 3단계 국물 배합으로 설명했다. 첫 단계는 닭에 찹쌀, 인삼, 대추, 은행, 밤을 넣고 끓이는 생삼계탕이다. 2단계는 국물 만들기다. 닭 목과 머리, 발을 24시간 우리고 닭 넙적다릿살을 넣어 한 번 더 끓인다. 닭 목은 고소한 맛, 머리는 진한 맛, 발은 시원한 맛을 각각 담당한다. 마지막 3단계는 주문이 들어오면 생삼계탕 뚝배기에 국물을 붓고, 한약재를 넣어 한 번 더 끓이는 과정이다. 

"전국 어느 삼계탕집을 가도 저희 집처럼 깊고 진한 국물 맛이 나질 않더라고요. 이런 국물은 어디 가서도 맛볼 수 없다고 자부합니다."

이미 부모님보다 더 오래 가게를 책임진 윤 대표가 자신의 음식을 이렇게 자신 있게 얘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다 싶었다.  

김치·깍두기·닭똥집 볶음은 여느 집과 다를 바 없으나,

서울삼계탕에는 국물에 말아 먹도록 국수 사리도 나온다. 

평양 출신인 윤 대표 선친은 철도청 공무원으로 부산에서 일하다 전쟁으로 고향을 잃었다. 의지로 고향을 등진 것이 아니었기에 전란 후에도 북에 남은 가족과 만날 방법을 백방으로 찾았다. 결국 제3국 국적을 가지면 북한에 여행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아들 몰래 미국 이민 수속을 밟았다. 서울에서 굴지의 무역회사에 다니는 아들이 가게를 이어받으려 하진 않으리라 부모님은 짐작했을 것이다. 윤 대표 부모님은 며칠만 가게를 좀 맡아달라 하고는 그렇게 미국으로 떠났다. 그 '며칠'이 올해로 31년이다. 

남미에서 7년간 지사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던 윤 대표는 일하면서 체득한 다국어 소통 능력이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때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업무차 인도에서 온 손님이 삼계탕을 먹고는 "내가 지금껏 먹어 본 닭 요리 가운데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윤 대표의 꿈은 가게 건물 전체를 세상의 모든 닭 요리를 취급하는 '토탈 치킨 센터'로 만드는 것이다. 이미 전문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자녀들이 이 가게를 이어받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음식에 대한 윤 대표의 열정으로 보자면 그냥 사그라질 꿈은 아닐 것 같다. 

삼계탕 1만 5000원, 옻·홍삼·산삼·전복 삼계탕 각 2만 원. 전기구이통닭 1만 3000원.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30분. 부산 중구 남포길 36(남포동). 051-245-3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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