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안락동 밀한줌 - 채식주의자 위한 건강한 빵집 우유·버터는 물론 달걀도 안 넣어 우리 몸에 맞고 건강한 국산밀 사용 단맛은 조청, 짭짤한 맛은 죽염 써

메뉴 흑미식빵 6000원, 흑임자크림빵·홍국단팥빵 각 2500원, 단호박소보로 5000원, 쑥치아바타 3000원.
업종 커피집/빵집/기타 글쓴이 펀부산
주소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동래구 안락동 221-4 1층 104호 전화번호 051-528-5876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 휴무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17-08-03 평점/조회수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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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당신이 우유를 마시지 않으면 이 송아지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우유 생산 과정을 고발하는 한 동영상에서 이런 문구를 본 적 있다. 우유 취득이 목적인 낙농가에서는 암소가 쉴 새 없이 송아지를 낳아야 한다. 송아지가 태어나면 곧바로 어미 소로부터 분리하고, 수송아지는 12~23주 후 도축된다는 내용이었다. 우유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논란과 별개로 도살장으로 향하는 송아지들을 보고는 우유를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채식주의자 가운데서도 비건과 오보(채식+달걀)를 제외한 대부분은 우유를 먹는다. 우유와 버터는 빵을 만드는 데 필수 재료다. 

채식주의자 위한 건강한 빵집  
우유·버터는 물론 달걀도 안 넣어  
우리 몸에 맞고 건강한 국산밀 사용  
단맛은 조청, 짭짤한 맛은 죽염 써
 

'밀한줌' 최태석 대표는 비건이 먹을 수 있도록 달걀까지 넣지 않는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화학 첨가물이나 이스트(효모)를 넣지 않는 '건강 빵집'은 많지만, 우유와 버터, 달걀까지 넣지 않고 빵이 될까? 지난 4월 온천천 인근 상가에 조그마한 둥지를 튼 밀한줌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가능할 뿐 아니라 맛도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스스로 재료에 제한을 둔 빵집이라는 얘기에 빵 종류도 얼마 없겠거니 짐작했다. 오산이었다. 오후 4시쯤 찾아간 가게 한쪽에는 이미 다 팔린 메뉴 알림판을 한 무더기 모아 놓았고 진열장 일부는 텅 비어 있었다. 

알림판을 보니 소보로 치아바타 쿠키 스콘 머핀 러스크 캄파뉴 모닝빵 단팥빵…, 여느 빵집과 다를 바 없는 구색을 다 갖췄다. 몇 가지 빵을 잘라 맛을 봤는데 찰지고 고소한 맛이 더했다.

 


밀한줌 '통밀식빵'

 

우리 땅에서 나는 전통 종자인 은뱅이밀(박력분), 금강밀(중력분), 조경밀(강력분)을 갈아 반죽한다. 수입밀보다 글루텐 함량이 낮아 알레르기 반응이 적고, 미네랄 등 유익한 성분은 더 많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뿐만 아니라 단맛은 꿀 대신 조청으로, 짭짤한 맛은 일반 소금 대신 죽염을 썼다.

얘기를 들어보니 한두 해 실력이 아니었다. 명상 수련을 하다 자연스럽게 채식을 시작한 최 대표는 목공예 전공자였다. 빵을 좋아하는데도 달걀이나 우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멀리하게 된 도반들의 요청으로 '한 번 만들어 볼까' 하는 마음으로 도넛을 만들었다. 요리가 체질에 맞았던지 반응이 좋았다. 이때부터 최 대표는 누구도 해본 적 없는 비건 베이커리의 길을 스스로 개척했다. 벌써 25년이 넘었다.

"혼자 실험도 해보고 시중 빵집에서 일도 해봤죠. 그러다 6년쯤 전에 서울에 가서 비건 빵집을 처음 열었는데 마침 건강한 빵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크게 인기를 끈 겁니다." 

 

 



서울 신촌과 망원동 등지에 빵집을 내 주목받았던 최 대표는 지난 4월 돌연 고향인 부산에 돌아와 밀한줌을 차렸다. "부산을 기반으로 한 한국베지푸드협회 관계자들로부터 꼭 가게를 내달라는 부탁을 받고 돌아왔죠."  


전국적으로 알아주는 비건 베이커리 장인이 부산에 있다는 점이 자랑스러워졌다.

흑미식빵 6000원, 흑임자크림빵·홍국단팥빵 각 2500원, 단호박소보로 5000원, 쑥치아바타 3000원.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 부산 동래구 온천천로 471번길 7. 051-528-5876.  

글·사진=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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