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범천동 큐미정 - 전남 고흥서 가져온 황칠나무 써 오리·문어·전복으로 보양식 만들어 국물, 구수하고 시원해 '깊은 맛'

메뉴 황칠오리 전복문어탕 2만 원, 황칠오리 문어탕·영양죽 각 1만 원, 황칠나무 오리해신탕 대(4인) 13만 원·소(2인) 7만 원, 황칠나무 오리백숙 8만 5000원(4인)·6만 5000원(2인).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펀부산
주소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범천1동 844-59 전화번호 051-647-0101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휴무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17-08-10 평점/조회수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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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오리, 문어, 전복. 보양 음식은 이것으로도 충분하다. 충분한 데서 자족하지 않고 뭔가를 더해 실험하는 사람들로 인해 역사는 발전해 왔다. 전통적인 황칠나무 자생지이자 인공 종묘장으로 이름 높은 전남 해안지역에서는 이 나무를 종종 요리에 활용하지만, 최소한 부산에서는 아직도 드물다. 옻닭은 알아도 황칠닭은 낯설다. 이런 도시에서 2년 전부터 조용히 황칠을 전문으로 내세운 보양식 전문점이 있다. 문현금융단지와 가까운 '큐미정'이다. 

이 집은 외가가 전남인 김겸주 대표가 외삼촌으로부터 받는 야생 황칠나무로 탕국을 끓인다. 가지와 열매, 잎을 말려 잘게 썬 뒤 오리와 함께 푹 우려 국물을 낸다. 해신탕과 백숙, 문어탕 등 모든 탕이 이 국물을 기본으로 한다.

전남 고흥서 가져온 황칠나무 써  
오리·문어·전복으로 보양식 만들어  
국물, 구수하고 시원해 '깊은 맛'
 

점심 메뉴로 인기 높은 황칠오리 전복문어탕을 먹어봤다. 뚝배기 속에서 덩치 큰 전복이 꿈틀거렸다. 국물 속을 헤집어 보니 살점만 발라낸 오리고기와 문어가 가득 걸려 올라왔다. 
영양 가득한 황칠나무 전복문어탕 한 숟가락.
김 대표는 전복을 뒤집어 국물 속에 깊이 담가 두라고 했다. 손님들에게 싱싱한 전복을 보여주려고 마지막에 얹어 나오지만 제대로 익혀 먹으려면 국물 속에 넣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닭이나 오리를 잘못 고면 비린내가 난다. 문어나 전복도 마찬가지다. 이 재료들의 자질구레한 냄새를 잡고, 깊은 맛은 더 깊게 하는 것이 황칠나무의 역할이다.

국물을 한 술 떠먹어 보니 과연 담백하고 시원하면서도 진한 맛이 깊었다. 오리고기 살점은 부드럽고, 문어는 쫄깃했다. 이런 국물은 먹다가 식으면 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황칠나무 덕인지 식어도 그 구수함과 시원함은 바래지 않았다.

"맛도 더 좋게 하지만, '옻칠천년 황칠만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황칠나무는 건강에 이로운 성분이 많습니다." 김 대표의 설명과 함께 벽에 붙여둔 '황칠나무의 효능' 홍보 글을 보니 혈행과 간 기능 개선, 항산화 작용, 면역력 증진 등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이다. 아뿔싸, 황칠나무 학명이 '덴드로파낙스'다. 라틴어로 나무를 뜻하는 덴드로, 만병통치의 영약을 뜻하는 파낙스를 합쳐 만든 것이다.

2015년 12월 문을 연 큐미정은 골목 안집이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이런 맛과 영양을 알아본 사람들이 인근 금융단지뿐 아니라 시내 곳곳에서 찾아오기 시작했다.
큐미정은 집밥이 그리운 손님들을 위해 탕 하나에도 반찬을 10가지 이상 손수 만들어 내놓는다.
이 집 대표 메뉴인 황칠나무 오리해신탕은 맛과 영양에 앞서 시각적인 화려함으로 유명하다. 토종 생오리, 돌문어, 산낙지, 전복 등이 황칠나무의 지휘 아래 한솥에서 끓는다. '맛과 영양의 육해공 합주'라 부를 만하다. 오리해신탕 역시 국물과 오리 외 모든 재료가 산 채로 솥에 얹혀 나온다. 익기 전에 사람들의 탄성과 카메라 세례를 한동안 받고서야 국물 속으로 잠긴다. 

황칠오리 전복문어탕 2만 원, 황칠오리 문어탕·영양죽 각 1만 원, 황칠나무 오리해신탕 대(4인) 13만 원·소(2인) 7만 원, 황칠나무 오리백숙 8만 5000원(4인)·6만 5000원(2인).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부산 부산진구 중앙번영로 14-7(범천동). 051-647-0101. 

글·사진=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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