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범천동 황금밀면

메뉴 밀면 5500원, 비빔면 6500원, 곱빼기 1000원 추가, 불고기 추가 8000원, 만두 4000원, 육개장·육칼국수 8000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펀부산
주소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범천동 869-30 전화번호 051-918-2225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휴무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17-09-28 평점/조회수 228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본문

범내골역 바로 앞 북적이는 대로변에 밀면집이 있다. 대형 생명보험사 건물이 마주한 상권에다 버스와 지하철 이용 시민이 몰리는 중심가다. 이런 곳에 있는 식당에는 일단 의혹의 눈길을 준다. 더구나 신생 식당이라면…. 하지만 보석은 의외의 장소에서 발견될 때 더 빛나는 법이다. '황금밀면'을 가보고 의외의 발견을 떠올렸다.

가게에 들어서니 벽에 붙은 메뉴판 글씨 크기가 웬만한 가게 간판 작은 글씨만 하다. 밀면·비빔면·만두, 주메뉴는 이렇게 딱 3가지다. 9월로 접어들며 플래카드로 만들어 붙인 육개장과 육칼국수는 밀면 비수기에 대비한 성격이 강했다. 메뉴판 복잡한 집 치고 제대로 된 음식 내놓는 집 없다는 것을 웬만한 사람은 경험으로 안다. 그런 점에서 일단 신뢰가 갔다. 

석쇠에 구운 돼지, 면과 싸 먹으면 '든든'  
온육수는 한우사골로, 냉육수는 한약재 더해  
비빔밀면에 넣은 냉육수, 해장에 좋아
 

자리에 앉으니 뽀얀 사골 국물 육수가 먼저 나왔다. 소 사골을 제대로 우려 진하고 깊은 맛을 내면서, 끝 맛은 칼칼했다. 냉면이든 밀면이든, 먼저 육수를 먹어 보면 그 집 맛을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 다 마신 육수 컵에 후춧가루도 남지 않았고, 입안에도 조미료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분명 내공 있다. 

밀면을 주문하면 함께 나오는 석쇠 돼지고기 구이를 밀면과 함께 집어 먹으면 속도 든든하고, 새콤한 양념과 고기 불맛이 동시에 느껴진다.

잠시 후 주문한 비빔밀면이 나왔다. 석쇠에 구운 돼지고기를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촛불 위에 얹어줬다. 고기는 근기 약한 밀면을 보완해주려고 기본으로 나온다. 언젠가 냉면에 숯불구이 고기를 싸 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비빔면 양념장은 검붉었다. 이영근 대표는 "국내산 고춧가루와 갖은 과일로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고 했다. 양념 속에는 오돌토돌 씹는 맛이 일품인 간자미가 들어갔다. 

고기를 면과 함께 둘둘 말아 한 입 먹었다. 고기는 불 냄새를 풍겼고, 면은 매콤했다. 간자미는 가오리보다 부드럽게 씹혔다. 젓가락을 놀릴수록 매콤한 맛이 더해지며 저절로 육수를 불렀다. 이 대표는 냉육수를 넣어 비벼 보라고 한 대접 갖다 줬다. 수정과처럼 맑은 갈색이 도는 냉육수를 약간 부어 비비니 마치 물비빔면처럼 육수가 자작한 상태가 됐다. 붓고 남은 냉육수는 달콤했다. 이 국물을 해장용으로 마시는 손님도 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비빔면을 먹을 때 냉육수와 함께 비빌 것을 강력 추천한다. 매콤한 맛이 잦아들고 촉촉한 면발에선 훨씬 풍부한 맛이 난다. 그러잖아도 이 대표는 내년쯤 물비빔면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했다.

온육수는 한우 사골만 우려 깊은 맛을 내지만, 냉육수는 여기에 한약재와 간장을 더해 원액을 1년 전에 만들어 둔다. 이 냉육수가 그대로 물밀면 국물로 쓰인다. 

수영동에서 낙지와 생주꾸미 장사를 10년간 했다는 이 대표는 디자이너 출신이다. 지금은 사라진 유나백화점이 그의 직장이었다. 수도권 대형 유통자본의 공세 속에 향토 백화점은 사라졌으나, 그는 지역을 대표하는 밀면을 가성비 높은 고품질 메뉴로 승격시켰다. 자못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밀면 5500원, 비빔면 6500원, 곱빼기 1000원 추가, 불고기 추가 8000원, 만두 4000원, 육개장·육칼국수 8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부산 부산진구 중앙대로 625(범천동). 051-918-2225. 글·사진=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총 0건 / 최대 200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