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기장 안동찰보리밥 - 찰보리밥·쌀밥 정식 두 가지 메뉴 갖은 나물과 보리밥 '기막힌 조화' 싱싱한 재료로 반찬 새벽마다 조리

메뉴 안동찰보리밥·쌀밥정식 각 6500원(2인 이상 주문 가능), 1인 주문 시 7500원(오후 1시 이후).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펀부산
주소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대라리 129-1 전화번호 051-723-1905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12~3월은 오후 8시). 휴무 일요일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17-11-16 평점/조회수 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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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안동찰보리밥 

찰보리밥·쌀밥 정식 두 가지 메뉴  
갖은 나물과 보리밥 '기막힌 조화'  
싱싱한 재료로 반찬 새벽마다 조리
 

기장에 있는 작은 가게 '안동찰보리밥'을 다녀온 뒤 깨달았다. 일단 먹는 당시 맛도 맛이지만, 만드는 이의 정성과 노력을 알고 나면 더 맛있게 느껴진다는 것을.
우선 안동찰보리밥에 가면 메뉴는 찰보리밥과 쌀밥 정식 딱 두 가지인데, 쌀밥과 보리밥을 섞어 주문할 수 있다. 잠시 후 밥에 비벼 먹을 무채나물, 콩나물, 시금치를 비롯해 된장찌개에 강된장, 코다리찜, 미역무침, 취나물, 멸치볶음, 케일 쌈, 열무김치와 배추김치, 버섯볶음 등의 반찬이 가지런히 나왔다.

밥에 나물과 열무김치, 강된장, 고추장을 넣고 비볐다. 자극적인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씹을수록 구수한 보리밥과 나물이 기막히게 어울렸다. 연두부가 넉넉하게 들어간 된장찌개도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던 맛 그대로였다. 반찬에서도 내공이 느껴졌다. 멸치볶음 하나만 해도 대가리와 내장을 일일이 따낸 뒤 고추장에 볶아 깔끔한 맛을 냈다. 재료 하나하나에서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정신없이 그릇을 비우다 제정신을 차리고 메뉴판이 붙어 있던 벽을 보니 바로 옆에 '안동찰보리밥 이력서'라는 알림판이 있다. 일본 오사카 그랜드호텔, 부산의 코모도호텔, 동래관광호텔, 파라곤관광호텔 등 호텔 한식 조리사 근무경력이 화려한 데다 옛 아람마트와 성우하이텍 직원식당까지 운영한 것으로 돼 있다. 아래엔 1996년 세계관광의날 기념식장에서 상패와 꽃다발을 든 한 여성 사진이 있다. 바로 주방과 식탁을 분주히 오가는 박경하 대표의 20년 전 모습이었다. 무슨 사진이냐 물으니 "부산시관광협회에서 그날 저한테 조리사 부문 대상을 줬습니다" 한다. 음식에서 느껴진 내공의 실체가 바로 이것이었구나 싶었다. 
안동찰보리밥 박경하 대표
맛은 실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일광면에 사는 박 대표는 매일 오전 3시에 일어나 가게에 와서는 3시 40분부터 그날 밥상에 올릴 반찬을 만든다. 씻고 다듬고 썰고 데치고 무치고 끓이고 볶고…. 매주 일요일 교회에 가느라 가게를 쉬는 박 대표에게 어쩌면 매일 새벽 홀로 음식을 만드는 시간은 다른 교인들의 새벽 기도와 다를 바 없는 성스러운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을 만드는 틈틈이 박 대표는 좌천, 월내, 남창 등 시장에 가서 장을 본다. 기장에 터를 잡은 지 15년이 되니 이제 싱싱하고 좋은 재료를 가져오는 상인들과 거래선이 확실해졌다. 

언제부턴가 박 대표는 '기장의 장금이'라 불린다. 음식 하나에 성심을 다하던 드라마 주인공과 묘하게 어울리는 캐릭터다. 

큰 직원 식당을 경영하다 왜 이 작은 식당을 차렸는지 물었더니 그는 "제 인생에 이 보리밥집이 마지막 식당"이라고 했다. 근 30년 주방을 떠나지 못해 몸 이곳저곳에서 경고음이 들리는데 욕심 부려 무엇하겠느냐는 얘기였다. 보리밥과 기막히게 어울리는 생각 아닌가. 

안동찰보리밥·쌀밥정식 각 6500원(2인 이상 주문 가능), 1인 주문 시 7500원(오후 1시 이후).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12~3월은 오후 8시). 일요일 휴무. 부산 기장군 기장읍 차성남로 58(대라리). 051-723-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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