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청룡동 석정 - 오리탕 맛이 최고다 일본에서 손님이 오면 꼭 이 집에 모시고 온다 오리탕은 한국적이면서도 아주 맵지 않아 맛있다

메뉴 청둥오리 숯불구이(1인분 180g) 1만 8000원, 생오리 불고기(1인분 350g) 1만 2000원, 생오리탕 2만~4만 원.
업종 고깃집 글쓴이 펀부산
주소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금정구 청룡동 634-2 전화번호 --
영업시간 휴무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18-05-28 평점/조회수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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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지난 3월 취임한 정기영 부산외국어대 총장에게 음식과 식당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귀한 손님을 만날 때 어떤 음식을 대접하느냐에 따라 만남의 성패가 갈린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손님들을 모시고 가는 식당이라면 일단 수준을 인정하고 들어가는 게 맞을 것 같다.

 
오리탕 맛이 최고다 
일본에서 손님이 오면 
꼭 이 집에 모시고 온다 
오리탕은 
한국적이면서도  
아주 맵지 않아 맛있다 

■손님 접대에 좋은 식당
 

정 총장과 점심시간에 만난 곳은 부산 금정구 청룡동에 있는 청둥오리전문점 '석정(대표 황영준)'이었다. 생오리탕, 청둥오리 숯불구이, 청둥오리·생오리 불고기가 이곳의 주요 메뉴다. 
정기영 부산외대 총장이 오리탕을 소개하고 있다.
정 총장은 경북 포항이 고향이다. 포항고를 졸업했고, 부산외대 일본어과 1기 출신이다. 그는 1986년 대학을 졸업한 뒤 일본 도카이대로 유학을 떠나 석사, 박사 학위를 땄다.  

1991년 귀국한 뒤에는 육군대학 번역실에서 일하다 1993년부터 시간강사를 맡으며 모교로 복귀했다.  

정 총장은 부산의 일본 전문가다. 그는 1986년 만들어진 ㈔한일문화교류협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지금은 부회장을 맡고 있다. 36년간 한·일 교류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에는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한·일 정부로부터 각각 유공자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정 총장이 석정을 찾게 된 건 동료 교수의 소개 덕분이었다. 깔끔한 맛에 반한 그는 이후 10년 이상 한 달에 두어 번씩 석정에 들러 음식을 즐겼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오리탕이다. 

정 총장은 비즈니스에서 음식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한 사람이다. 그는 "손님들을 모임 주제에 어울리는 맛있는 식당으로 초청해 대접하면 나머지 일은 일사천리"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손님에 따라 대접할 식당 몇 군데를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정 총장은 "석정의 오리탕 맛은 최고다. 일본에서 손님들이 오면 이 집에 모시고 온다. 오리탕을 대접하면 다들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한국적이면서도 아주 맵지 않기 때문"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일본에도 카모나베라는 청둥오리 요리가 있다. 고급 음식이다. 석정의 오리탕은 이 음식에 못지않다"고 자랑했다.
석정이 자랑하는 오리탕.
■오리탕 요리에 2시간 소요 

'석정' 황 대표는 원래 은행원이었다. 그는 1978년 입사해 20년간 근무하다 'IMF 외환 위기' 때 퇴사했다. 무슨 일을 새로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그에게 우연히 '오리고기'가 다가왔다. 

당시 남산동에서 영업하고 있던 '석정'을 뜻하지 않게 인수하게 된 것이다. 그것이 1999년의 일이니 내년이면 벌써 20년이다. 

석정은 김해 등 여러 군데서 도축한 오리를 도매점을 통해 가져온다. 그는 "집에서 한두 마리 잡아먹는 게 아니라면 요즘 오리는 모두 합법적인 도축, 유통과정을 거쳐 온다"고 설명했다. 각종 양념에 사용하는 재료는 국산만 사용한다.

가게 문을 연 이후 수입산 양념 재료는 단 한 번도 쓴 적이 없다고 그는 자랑했다. 고춧가루는 경북 영양에서 1㎏에 3만 8000원 하는 영양고추를 사용한다. 

석정의 오리탕은 끓이는 데 제법 시간이 걸린다. 미리 끓여놓고 손님이 오면 데워 대접하는 게 아니다. 손님이 오면 바로 끓여낸다. 그래서 음식을 만드는 데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예약해놓고 가면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석정이 오리탕을 끓이는 순서는 이렇다. 먼저 오리에 소금을 넣어 삶는다. 물을 버리고 오리를 씻어 기름기를 뺀다. 여기에 파, 무, 다시마 등을 넣고 압력밥솥에 넣어 푹 삶는다. 이어 고춧가루, 마늘 등을 넣어 다시 끓이면 된다.

석정의 오리탕은 김해 대동의 유명한 오리탕 집들과는 맛이 달랐다. 소고깃국과 분위기가 비슷했다. 빨간색 탕이면서 맵지 않았고, 기름기가 많지 않아 깔끔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품질 좋은 참숯.
■고소한 숯불구이도 제맛 

정 총장은 오리탕을 좋아하지만, 정작 황 사장이 자랑하는 메뉴는 따로 있다. 바로 청둥오리 숯불구이다. 그는 "전국적으로 청둥오리 숯불구이를 하는 식당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둥오리 숯불구이는 글자 그대로 청둥오리를 숯불에 구워 먹는 음식이다. 숯은 참숯이다. 참숯은 여러 업체에서 받아쓴다. 소금을 뿌리지도 않고, 양념을 바르지도 않는다. 그냥 고기를 구워 먹으면 된다. 맛이 심심한 것 같으면서도 고소한 게 손이 자꾸 가도록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맛깔나는 밑반찬들.
정 총장은 취임 이후 '지구촌 캠퍼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부산외대를 지구촌캠퍼스로, 지구촌을 부산외대캠퍼스로 만들자는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현재 54개국 1200여 명인 부산외대의 외국인 유학생 수를 앞으로 5년 이내에 배로 늘릴 계획이다. 또 부산외대 학생들이 입학하면 모두 외국에 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생각이다.  

정 총장은 앞으로 할 일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임할 때 '언어를 넘어 세계로 미래로'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외국어를 가르치는 부산외대의 정체성을 더 심화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교육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석정/부산 금정구 청룡동 634-2. 청둥오리 숯불구이(1인분 180g) 1만 8000원, 생오리 불고기(1인분 350g) 1만 2000원, 생오리탕 2만~4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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