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온천동 봉식당 - 보쌈 요리 달인 어머니 유럽·미국 유학파 아들 힘 합쳐 퓨전 식당 오픈 훈제 오리볶음·대추 수프 등 한식·프랑스식 경계 없애

메뉴 S코스 4만 5000원, A코스 3만 5000원, B코스 2만 5000원.
업종 세계음식 글쓴이 펀부산
주소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동래구 온천1동 150-15 전화번호 051-556-9911
영업시간 휴무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18-06-25 평점/조회수 2,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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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봉식당' 주미, 이봉천 모자가 만든 음식들이 절묘한 색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15년 가까이 보쌈을 만들어 온 어머니의 손맛. 유럽, 미국 등에서 5년 동안 음식을 공부하고 돌아온 아들의 과학적 요리 기술. 이 두 가지가 합쳐진다면 어떤 맛을 낼까. 부산 동래구 온천1동 허심청호텔 인근에 있는 '봉식당'에 가면 그 맛을 즐길 수 있다.
 
보쌈 요리 달인 어머니 
유럽·미국 유학파 아들 
힘 합쳐 퓨전 식당 오픈 
 
훈제 오리볶음·대추 수프 등 
한식·프랑스식 경계 없애 

■모자가 함께 만든 식당 
이봉천 봉식당 대표.
주변 다른 식당들과는 달리 깔끔한 4층 건물로 된 봉식당의 대표는 어머니 주미 씨와 아들 이봉천 씨다. 봉생병원 의사인 이수백 박사의 부인인 주 씨는 현재 봉식당 자리에 2004년 '금정산'이라는 식당을 열었다. 

결혼하려고 부산YMCA 요리교실에서 2년 정도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한식 등 여러 가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이것이 식당을 여는 데 큰 힘이 됐다. 금정산은 주로 보쌈을 취급했다.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했던 그의 이력이 실내 인테리어 등 식당 운영에 이모저모로 도움이 됐다. 

이 씨는 대학교에서 외식경영학을 전공했다.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해운대구 해운대백병원 인근에서 금정산 2호점 격인 '이제'라는 식당을 5년간 운영했다. 장사는 잘됐지만, 건물주가 전세 계약 연장을 거부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가게 문을 닫아야 했다. 

그는 숙명여대에 개설된 프랑스 요리학교 한국분교인 '르 꼬르동 블루'에 들어가 요리를 배웠다. 배워야 할 게 아직 많다고 생각한 그는 아예 프랑스로 요리 유학을 떠났다.  

제과학교인 '벨루에 꽁세이'에서 3개월 동안 '인텐시브(집중 심화) 과정'을 들었다. 이후에는 프랑스는 물론 스페인 바스크 지역,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요리를 공부했다. 그는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을 받기도 한 여러 식당을 거치며 요리를 더 배웠다. 

올해 초 귀국한 이 씨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어머니와 함께 한식과 프랑스식 '퓨전' 식당을 운영하기로 하고 귀향했다. 식당 이름은 금정산에서 봉식당으로 바꿨다. 

'봉'은 그의 이름 가운데 글자이기도 하고, 프랑스어로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요리 감각과 기술이 어우러진 음식 

주 씨와 이 씨가 'S코스' 요리를 하나씩 내왔다. 어머니의 한국식 손맛과 아들의 기술적인 요리 솜씨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봉식당의 대표 메뉴다.
보쌈요리
테이블 한쪽에는 큰 싸리 채반에 훈제 오리볶음과 돼지고기 수육이 담겨 있다. 김치와 구운 조개도 자리 잡고 있다. 따끈따끈한 부추전도 김을 내뿜고 있다. 어머니가 15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정성 들여 만들어 손님들에게 내놓은 음식이다.

훈제 오리볶음은 훈제한 오리에 채소, 마늘, 땡고추 장아찌와 강낭콩을 넣어 만든다. 수육은 돼지고기를 간장 등으로 만든 양념에 하루 재운 뒤 '스모커'라는 훈제 기계에 3시간 동안 넣어 만든다.  

싸리 채반 곁에는 이 씨가 만든 음식들이 놓였다. 하얀 접시에 담긴 음식들은 짙은 갈색의 싸리 채반과 시각적으로 매우 대조를 이뤘다. 

짙은 갈색 수프가 눈에 띄었다. 대추 수프라고 했다. 대추를 3시간 삶아 체에 내려 껍질과 씨를 분리한다. 이렇게 해서 얻은 과육에 버터, 밀가루로 만든 루 소스와 양파, 당근, 베이컨 등을 넣어 끓인다. 프랑스에서는 '벨루떼'라고 부르는 유형의 수프다.  
새우 연어회
가리비 관자도 보였다. 삶은 가리비를 가운데 놓고 새우 대가리로 만든 주홍색 비스큐 소스를 뿌렸다. 맨 바깥쪽에는 초록색 완두콩 퓌레가 둥글게 원을 그리고 있다. 저온 조리한 가리비 관자는 매우 부드러웠다. 익힌 것 같기도 하고, 날 것 같기도 했다. 

버섯이 덮인 소고기도 있다. 진공 저온으로 하는 수비드 조리법으로 구운 소고기 스테이크다. 팬에서만 구우면 고기를 잘랐을 때 여러 가지 색을 내지만, 진공 저온으로 구우면 가장자리는 검은색이고 나머지는 고르게 색이 나온다. 맛도 매우 부드럽다. 
샐러드
이 씨가 한쪽 구석에 있던 샐러드를 슬그머니 앞으로 밀더니 "사실은 가장 자신 있게 추천하는 요리"라고 말했다. 바로 꽃 샐러드였다. 비올라 꽃, 양난, 국화, 미니 로즈와 여러 가지 채소가 기본이다. 여기에 비트, 브로콜리, 토마토, 사과, 당근, 무로 만든 소스를 뿌린다. 또 레몬, 파인애플을 썰어 만든 소스와 오렌지, 딸기 소스도 첨가한다. 샐러드에서 다양한 천연 과일과 채소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주 씨는 "아들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어머니의 감각적인 요리 솜씨에서 배울 게 많다. 한국과 프랑스 요리를 제대로 접목해 부산 시민들에게 맛있는 퓨전 요리를 선사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남태우 선임기자  

▶봉식당/부산 동래구 온천1동 150-15. 051-556-9911. S코스 4만 5000원, A코스 3만 5000원, B코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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