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옥이보리밥 - 수북이 담긴 10가지 다양한 나물 조미료 안 써 자극적이지 않아 신선한 재료로 하루 50인분만 .

메뉴 쌀밥·보리밥 8000원. 조기구이보리밥 1만 3000원. 해물 파전·부추전 1만 4000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펀부산
주소 전화번호 --
영업시간 휴무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18-12-27 평점/조회수 2,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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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나물은 한국적인 음식이다. 산이나 들에서 채취한 식물이나 채소를 볶거나 데쳐서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만 식물과 채소로 이렇게 먹지 싶다.


서양의 샐러드도 종류가 다양하지만 나물 반찬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아흔아홉 가지 나물 이름만 외우고 있으면 굶어 죽을 걱정 없다’는 옛말도 있다.

수북이 담긴 10가지 다양한 나물 
부드럽고 고소·짭쪼름한 맛까지 
조미료 안 써 자극적이지 않아 
신선한 재료로 하루 50인분만 

식전 숭늉 구수하고 끝맛 시원 
해물 파전, 조기구이도 별미 
김 대표 “건강 대접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물 반찬은 가정에서 경계 대상 1호 음식이다. 씻고 다듬고 볶고 데치고 무치고, 한마디로 손은 많이 가지만 폼 나지 않는다.

몸에 좋지만 챙겨 먹기 까다로운 나물 10여 가지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부산 해운대 청사포 ‘옥이보리밥’이다.
옥이보리밥은 10가지 나물을 매일 새벽에 장만해 50명에게만 대접한다. 각종 나물을 포함한 상 차림이 보기에도 아름답다.
‘맛있는 음식은 많지만 건강한 한 끼를 대접한다’는 글귀가 적힌 옥이보리밥 안으로 들어갔다. 오전 11시 반인데도 방과 홀에 손님이 가득하다. 하루 50인분만 파는 옥이 보리밥 소문을 듣고, 손님이 일찍부터 찾아온 까닭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숭늉이 나온다. 자세히 보니 그냥 숭늉이 아니다. 색과 냄새가 보리쌀 뜨물에 가까웠다. 뜨물을 마시는데 고소한 알갱이가 씹힌다. 찹쌀보리로 밥을 하고, 그 밥을 갈아서 뜨물과 함께 끓였단다. 구수하면서도 끝맛이 시원해 식전 요리로 손색이 없다.

‘쌀 반, 보리 반’을 시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이 차려졌다. 먼저 눈에 띈 것은 큰 접시에 수북이 담긴 10가지 나물이다. 콩나물, 고사리, 무, 시금치, 당근, 세발나물, 배추, 가지, 미역, 표고버섯이다. 희고 노랗고 빨갛고 하도 색이 예뻐 먹기 아까울 정도다.

옥이 보리밥 대표 김미옥 씨와 남편 김태수 씨가 새벽부터 장만한 것들이다. 김 대표는 “나물은 하루 분량만 장만해서 그날 사용한다. 나머지가 생기면 마지막 손님들에게 싸줘서 남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쌀밥과 보리밥이 반씩 담긴 밥이 나왔다. 갖은 나물을 담고, 열무 김치를 올렸다. 이 열무 김치가 옥이 보리밥의 숨은 보석이다. 보리밥을 갈아 슝늉을 끓이고, 식힌 숭늉에 양파와 마늘, 매실을 넘어 20일간 숙성했다. 소금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 열무가 갓 담은 듯 아삭아삭하다. 국물은 살짝 달면서도 입 안 모든 잡내를 잡아낼 듯 깨끗하다.

밥을 비비기 전에 고추장과 된장 적당량을 넣었다. 이 고추장과 된장은 파, 양파, 마늘, 표고버섯이 섞인 수제다. 마지막에 혀를 감아도는 맛이 바로 표고버섯 향에서 나왔다.

잘 섞은 비빔밥을 입에 넣자 부드러운 무 시금치 가지 세발나물 향이 먼저 다가왔다. 뒤를 이어 콩나물 배추 당근 고사리 미역 맛이 입을 자극했고, 마지막으로 역시 표고버섯의 진한 향이 남았다. 각각의 맛이 차례로 다가오는 것 같다가도, 한데 섞여 부드럽고 고소하고 짭쪼름한 맛이 동시에 느껴진다. 자극적인 맛은 전혀 없다. 어느 하나 고개를 들고 삐져나오지 않는다.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김 대표의 말에서 그 이유를 알 듯하다. 보리도 전혀 거칠지 않다. 찹쌀보리 가운데 거칠지 않은 캐나다산을 사용한다고 귀띔했다.

전국 보리밥 집을 찾아 다녔다는 김 대표는 “신선한 재료로 정성을 다했을 때 맛이 따라온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 대표는 자신의 이름 ‘옥이’를 내걸었고, 신선한 재료를 매일 새벽 장만한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고 오후 3시에 닫는다. 
해물 파전·부추전과 조기구이가 특미다. 파와 부추는 청사포에서 생산되는 것을 바로 사용한다. 청사포 채소는 바람을 많이 맞아 맛있다. 

“수년전 원형탈모와 갱년기가 겹치면서 어디서 뭘 먹어도 배가 아팠어요. 병을 고치기 위해 식단을 바꿨고, 결국 건강식을 대접하고 싶어 가게를 시작했어요. 욕심 안내고 제가 먹을 것을 다같이 먹는다는 생각을 하니 늘 즐거워요.” 

글·사진=김수진 기자 kscii@busan.com



▶옥이보리밥/부산 해운대구 청사포로 67번길. 쌀밥·보리밥 8000원. 조기구이보리밥 1만 3000원. 해물 파전·부추전 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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