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장전동 식물원김밥 - 대학생들 사이 ‘감성 분식집’ 입소문 10여 년 경력의 셰프, 주방 총괄 녹색 빛깔 아늑한 분위기 인상적

메뉴 김밥
업종 분식 글쓴이 펀부산
주소 부산 금정구 식물원로44번길 2(장전동) 전화번호 --
영업시간 휴무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20-05-27 평점/조회수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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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겉보기엔 평범한 동네분식 같다. 아파트촌 상가 건물 1층의 아담한 가게다. 부산 금정구 금강식물원과 가깝다고, 가게 이름도 ‘식물원김밥’이다. 영어식 이름이나 화려한 수식어가 가득한 식당 간판과 비교해 보면, 참 소박한 상호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분위기가 여느 분식집 같지 않다. 녹색 빛깔의 아늑한 톤이 가게에 흐른다.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꽃다발, LP판과 작은 액자에 담긴 옛사진 등 커피숍에서 볼 듯한 소품들도 즐비해 있다.

대학생들 사이 ‘감성 분식집’ 입소문
10여 년 경력의 셰프, 주방 총괄
녹색 빛깔 아늑한 분위기 인상적

멸치·밥알의 조화 ‘지리멸치김밥’
한입에 쏙 넣으면 고소함 한가득
달콤하고 부드러운 소불고기김밥
100% 명태살 사용 ‘와사비크랩’ 인기

“좀 더 건강한 방식으로 만들려 노력
밥맛 제일 중요, 조미료 사용 안 해”

이것저것 여러 김밥을 주문했다. 하나둘 테이블에 놓이는데 먹어보기 전부터 흐뭇해진다. 주걱 모양의 접시에 열을 맞춘 김밥은 크기가 모두 일정하다. 모양은 깔끔하고, 색감은 정갈하다. 인근 부산대학생들 사이에 ‘감성틱한 분식집’이라고 소문이 난 이유다.

“분식집은 가격이 싼 대신 비위생적이라는 선입견이 퍼져 있습니다. 제가 그런 식당가면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것에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김밥 전문집답게 흔히 먹기 힘든 김밥이 보인다. 멸치김밥은 흔하지만, 작은 멸치를 뜻하는 지리멸치와 김밥의 만남은 흔치 않다. 지리멸치김밥의 밥은 갈색이다. 멸치김밥은 통상 멸치들이 뭉쳐서 밥 중앙에 싸여 있지만, 이 김밥은 밥알 사이사이에 작은 멸치들이 흩어져 있다. 처음부터 멸치조림과 쌀을 함께 버무려 조리하기 때문이다. 그 덕에 멸치를 씹는 맛이 김밥 전체에 고루 퍼져 있다. 고소함이 은은한 데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라 계속해서 젓가락이 간다.

송지헌 대표는 “지리멸치와 어묵, 유부가 기본으로 들어가고 계란 지단이 추가로 들어간 것도 있다”며 “지단이 들어가면 좀 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와사비크랩김밥도 인기가 좋다. 2~3개 정도 먹으면 코끝이 찡해질 정도로 쏘는 맛이 있지만, 명태살의 쫀득쫀득한 식감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 시중의 김밥 식자재용 크랩살은 대부분 명태살과 밀가루를 섞은 것들이지만, 밀가루가 전혀 없는 100% 명태살만 쓴다고 한다.
불고기김밥

소불고기김밥은 시각적으로 풍성함이 느껴진다. 다른 김밥보다 조금 큰 편이지만, 밥의 두께는 얇다. 당근, 단무지, 오이 등도 비중이 크지 않다. 대신 불고기가 풍성하다. 다져진 불고기는 달콤하면서도 부드럽다. 쌀의 비중이 작어서인지 전체적으로 상큼하면서 가벼운 느낌이다.

송 대표는 “밥맛이 제일 중요하다. 다시마를 넣고 밥을 지어 맛을 낸다. 참기름, 소량의 깨소금 등이 들어가지만 조미료는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식물원김밥은 겨우 2년 넘은 분식집이지만 꽤 입소문이 나 있다. 부산대 단골손님도 많고, 부산 외곽에서도 찾아오는 손님도 꽤 있다. 주말에는 김밥 400~500줄씩 단체예약을 받기도 한다.

입소문의 비결은 분식집에선 과하다 싶을 정도로 요리에 정성을 쏟기 때문일 것이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각종 소스를 직접 만들어 맛을 내고 있다. 사장이 직접 요리를 하는 게 일반적인 분식집 풍경이지만, 여기엔 유명 식당에서 10여 년 요리를 한 쉐프가 주방을 총괄하고 있다. 분식집의 쉐프라…. 낯설고 신기한 풍경이다.
카레우동.

그 덕에 김밥 외 다른 메뉴들도 맛이 특별하다. 일본식 카레우동은 웬만한 레스토랑 음식처럼 고급스러운 모양새다. 소스의 향이 과하지 않고 맛도 담백하다. 송 대표는 “향신료와 토마토 육수 등을 적절히 배합해 카레소스를 직접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쫄면

젊은 손님들은 김밥과 함께 쫄면을 많이 먹는다고 한다. 양배추, 콩나물, 당근 등 채소 고명이 수북하게 올라가 맛이 매콤달콤하면서도 신선하다. 
떡볶이.

떡볶이도 인상적인 맛이다. 100% 쌀떡의 쫀득쫀득함도 좋지만, 일단 붉은 양념의 맛이 한 번에 와 닿는다. 요즘 떡볶이는 비슷한 양념 소스로 만들어 어디를 가나 달짝지근한 맛이 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식물원김밥의 떡볶이 양념은 달짝지근함은 덜하면서 대신 숙성된 듯한 짙은 맛이 배어 있다. 색도 매우 짙다. 예전엔 흔했지만 지금은 사라진 옛 떡볶이의 맛이다.

송 대표는 “어릴 적 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 맛이라고 말하는 손님이 꽤 있다”며 “좀 더 건강한 방식으로 추억의 맛을 떠올릴 수 있는 소스를 만든다고 애를 많이 썼다”고 말했다.

▶식물원김밥/부산 금정구 식물원로44번길 2(장전동)/기본 김밥 2500원, 와사비크랩·돈가스 김밥 등 3500원, 지리멸치김밥 4000원, 소불고기김밥 4500원, 떡볶이 3500원, 카레우동 6000원/051-919-2113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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