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부산진구 초읍동 초함

메뉴 아귀찜 중 3만 5000원·대 4만 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펀부산
주소 부산 부산진구 성지로 101 전화번호 051-802-9090
영업시간 휴무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20-06-03 평점/조회수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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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풍경 좋고 예쁜 가게에서 식사를 하면, 괜스레 만족감이 커진다. 경제 교과서에선 보통 이런 걸 ‘후광효과’라고 소개한다. 반대로 가게의 외관이 예쁜 거로 유명해지면서, 정작 맛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는 경우도 있다. 역후광효과라고 할 수 있겠다.

 

황토집 외관 토속적 인테리어 눈길

주인 ‘1세대 아이돌 그룹 출신’ 유명세

“맛으로 승부하는 한식당 목표로

정성스럽고 푸짐한 밥 한끼” 노력

아삭한 김치에 정갈한 밑반찬

아귀찜·해물갈비찜·닭볶음탕 ‘대표’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초함’도 비슷한 경우다. 옛 황토집 같은 독특한 건물 외형과 토속적인 실내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곳이다. ‘분위기가 좋은 집’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게다가 주인장이 1세대 여성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는 것도 화제가 되었다. 그러니 음식을 맛보지 않은 이들은 예쁜 집이나 연예인이 하는 집 정도로 알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맛을 아는 이들은 주인장이 누구고 분위기가 어떻고 보다, 음식 맛으로 초함을 기억할 듯하다.

 

“단골 손님이 많죠. 가게 분위기가 운치 있는 것도 이유겠지만, 음식이 입에 맞다고 찾는 분들입니다. 맛이 먼저고 분위기는 보조적인 거죠.”

 

정현전 대표는 1997년 데뷔한 베이비복스 1기 멤버 출신으로, 당시 팀리더였다. 그가 초함을 인수한 건 3년 전이다. 초함은 20년 가까이 된 곳으로 오랫동안 맛집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인수할 시기에는 내부 사정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했고, 맛에 대한 평가도 예전 같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일단 맛의 질을 높이면서 동시에 한식 메뉴도 늘여야 했다”며 “술과 안주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맛으로 승부하는 식당 이미지를 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정 대표의 바람은 실현된 듯하다.

 

여전히 저녁 이후 시간에 운치 있게 막걸리를 마시려는 손님으로 북적이지만, 낮이나 주말에는 한 끼 식사를 위해 찾는 이들도 많다. 연세 지긋한 노부모를 모시고 정성스런 밥 한 끼를 대접하기 위해 오기도 하고,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오기도 하는 등 한정식 식당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부산 부산진구 성지곡수원지 인근 초함은 정원 풍경과 황토집이 인상적이다.
 부산 부산진구 성지곡수원지 인근 초함은 정원 풍경과 황토집이 인상적이다.

초함은 회식이 가능한 큰 방부터 아담한 작은 방 등 22개의 방을 갖추고 있다. 방 입구마다 국내 유명 산들의 이름이 걸려 있다. 그 중 ‘지리산’ 방에 자리를 잡았다. 벽엔 황토가 덧칠해져 있었고, 예스러운 실내장식으로 꾸며져 있었다. 옛날 시골 할머니집에 온 듯한 느낌이다. 이내 10여 개의 밑반찬이 깔린다. 빛깔 좋은 채소 반찬은 신선하고, 손이 많이 가는 방게볶음은 고소하면서 바삭하다. 정 대표는 “김치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자랑했는데, 실제로 아삭한 것이 꽤 인상적이다.

 

오늘의 메인요리는 ‘해물갈비찜’이다. 보는 것만으로 흡족해지는 메뉴다. 갈비찜과 전복, 새우, 조개 등 각종 해물 그리고 표고버섯과 떡볶이 떡 등이 풍성하게 산을 이룬다. 커다란 문어찜이 그 위로 얹어져 산을 덮고 있다. 침이 고인다. 갈비는 부드러워 혀에서 녹고, 해물들은 본연의 맛을 간직하고 있다. 문어 역시 탱글탱글하고, 떡은 찰지다.

 

은은하게 매콤함과 달콤함을 품고 있는 빨간 소스가 맛의 핵심인 듯하다. 소스는 강하지 않아 갈비·떡·해물 등 여러 재료와의 궁합이 모두 좋다. 식자재의 질감을 해치지 않고,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 수준이다. 그 덕에 육지와 바다의 여러 맛을 온전히 맛볼 수 있다.

 

아귀찜
▲ 아귀찜

 

다른 식사 메뉴인 아귀찜도 인상적이다. 찰진 아귀살이 그리 맵지 않으면서도 고소한 양념과 만나, 술술 목구멍을 넘어갔다. 고춧가루와 전분 비율 등을 잘 조절해 소스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텁텁한 맛이 없어 깔끔하다.

 

정 대표는 어렸을 적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고 꽤 소질이 있었다고 한다. 원래 잘하는 것에 관심이 가는 법이다. 정 대표는 “베이비복스 합숙시절, 멤버들이 먹을 걸 해달라고 많이 졸라서 요리를 자주 했다. 나중엔 맛있다고 소문이 나 회사 사람과 다른 소속사 사람들도 먹으러 왔다”며 “지금도 매일 아침 직접 장을 보고 음식 식자재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주방 이모들이 있지만, 정 대표가 직접 주방에서 요리하는 경우도 많다. 레시피를 관리하고 맛을 감독하는 것이다. 맛에 대한 집착이 꽤 있다는 인상도 받았다.

 

정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더덕주가 함께 했다. 더덕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삼삼한 맛이 나는 막걸리였다. 어쨌든 초함은 막걸리를 마시기에 좋은 집이다. 술을 부르는 분위기에다 안주 메뉴도 근사하다.

 

닭볶음탕.
▲ 닭볶음탕.

큼직큼직한 감자가 함께 하는 닭볶음탕은 달지 않으면서도 입에 감긴다. 닭볶음탕 소스에 밥을 볶아 먹는 이도 많다. 해물이 풍성하면서 구운 정도가 절묘한 해물파전, 전복이 곁들여져 속까지 든든해지는 백숙은 꽤 유명하다. 가까운 어린이대공원을 통해 백양산을 오르려던 손님들이 막걸리와 해물파전 등을 곁들여 먹다가, 결국 맛에 반해 등산을 접는 일도 있단다. 초함은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다음날 오전 5시까지 꽤 오랫동안 문이 열려 있다.

 

▶초함/부산 부산진구 성지로 101/아귀찜 중 3만 5000원·대 4만 원, 닭볶음탕 중 2만 5000원·대 3만 원, 해물갈비찜 중 5만 원·대 7만 원, 해물파전 2만 원, 보양식 백숙 5만 원 등/051-802-9090

 

글·사진=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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