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남구 수영로 가원밥상 - “자갈치시장서 바로 아귀 공급 질 좋은 재료 준비가 제일 중요”

메뉴 가원밥상 8000원, 아귀 수육 4만 5000원부터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펀부산
주소 부산 남구 수영로39번길 29(문현동) 전화번호 --
영업시간 휴무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20-06-09 평점/조회수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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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커다란 접시에 아귀 수육이 가득 담겨 나온다. 양도 풍성하고, 빛깔도 다채롭다. 하얀 아귀 살, 짙은 청색의 껍질, 반투명 밥통, 맑은 주황빛이 바탕이 된 아귀 애 등에 고추와 깨소금들이 뿌려져 있다. 맛보기 전이지만 이미 아귀 수육 특유의 담백한 향도 느껴진다.

 

실제로 향을 맡은 건지, 보기가 너무 먹음직스러워 무의식 중에 아귀 수육 맛을 떠올리면서 향을 맡은 거로 착각하는지 헷갈린다.

 

생고추냉이 장 곁들인 아귀 간

비린내 없는 고소한 맛 자랑

쫀득한 대창·부드러운아귀 살

술과 ‘아귀 수육’ 완벽한 궁합

아삭아삭 콩나물 담백한 아귀찜

밥 반찬으로 먹어도 손색 없어


양념게장 백반 등 별미 ‘입소문’

“자갈치시장서 바로 아귀 공급

질 좋은 재료 준비가 제일 중요”


아귀의 간, 일명 아귀 애가 가득한 게 먼저 눈에 띈다. 워낙에 귀한 부위다 보니 수육이라고 하더라도 맛보기 수준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아쉽지 않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애를 젓가락으로 잘라 생으로 먹고, 생고추냉이 장에도 찍어 먹는다. 비린내 없이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이 혀에 감긴다. 약간 매콤한 기본 양념이 텁텁한 맛을 잡아줘, 고소한 맛이 더 잘 전달되는 것 같다. 아귀 애만으로 이미 본전은 건진 듯하다. 아귀 밥통도 쫀득한 질감이 일품이고, 아귀 살은 부드러움이 좋다. 생아귀의 다양한 부위를 비린내 없이 맛볼 수 있으니, 평일 저녁에도 술과 수육을 곁들이는 손님들로 식당이 가득 찼다.

 

김가원 대표는 “처음엔 좀 고전했다. 요리에 자신 있었지만 쉽지 않았다”며 “계속 연구하고 맛을 향상했더니, 입소문이 나고 사람이 늘었다. 손님들도 맛과 재료의 질을 다 알고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 문현동 가원밥상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역시 식당의 성공에는 맛이 핵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맛나고 질 좋은 음식이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식당도 있을 거다. 하지만 기본을 못 하는데 오랫동안 손님이 몰리는 식당은 없을 듯하다. 요즘 SNS 홍보 등으로 준비가 덜 된 식당이 주목받는 경우도 있으나, 잠깐의 유행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 대표가 가원밥상을 시작한 건 2013년, 우연한 기회에 가게를 인수하게 됐다. 그전까지 김 대표는 평범한 주부였으나, 요리만큼은 평범하지 않았다. 관심이 많아 요리를 배우고 대회에 나가 상을 받기도 했다. 또 부산의 꽤 큰 절에서 10 년 넘게 매주 사찰 밥을 지었고,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사찰에 요리하러 간다. 김 대표는 “단체요리도 익숙했는데, 막상 시작하니 매출이 너무 안 나와 고민이 컸다. 그래도 요령 부리지 않고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노력의 결실은 1년 뒤부터 현실화됐고, 지금은 70여 좌석이 평일 저녁이나 주말마다 가득차는 식당이 됐다. 평일 점심에도 사람들이 문현동 골목으로 몰려온다. 손님이 늘어 가원밥상은 별도의 전용주차장까지 마련해야 했다.

 


아귀 수육이 술안주로 제격이라면, 아귀찜은 술안주이자 식사용 요리로도 즐기기 좋다. 가원밥상의 아귀찜은 물이 없고 양념 색이 상대적으로 맑은 편이라는 게 특징이다. 보통의 아귀찜은 쟁반 아래로 양념 국물이 꽤 고이고, 먹다 보면 국물이 더 많아져 흥건해지는 느낌이 드는 경우도 많다. 가원밥상은 해물 등을 많이 갈아 넣는 제 나름의 방식으로 국물이 많이 나오지 않으면서 색이 맑은 양념을 만들어 낸다. 그 덕에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짙고 깊은 맛을 끌어낼 수 있다고 한다. 꼬들꼬들한 아귀 살과 아삭아삭한 콩나물을 즐기다 보면, 국물이 적당히 생기는데 저절로 사리를 추가하게 된다.

 

김 대표는 “레시피도 중요하지만, 질 좋은 재료를 준비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며 “자갈치시장 쪽으로 좋은 아귀랑 해산물을 공급받는 길을 마련해 뒀다”고 말했다. 아귀 수육의 애가 풍성한 것도 이 길을 통해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서라고 한다.

 

평일 점심에도 손님이 꽤 많은데, 평일 낮부터 아귀찜이나 수육을 먹으러 오는 손님만으론 채워지지 않을 듯하다. 된장과 밑반찬 그리고 불고기백반 등으로 구성된 밥상 손님들이다.

 

 

특히 양념게장 백반도 별미로 소문나 있다. 게장은 양념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이 배어 있어 부담스럽지 않은 ‘밥도둑’이다. 된장도 시원한 맛이 좋고 밑반찬들도 채소 본연의 맛이 생생한 편이다. 밥상을 즐기다 보면, 오랫동안 사찰 밥을 책임져온 김 대표의 경력을 실감할 수 있다.

 

▶가원밥상/부산 남구 수영로39번길 29(문현동)/가원밥상 8000원, 아귀 수육 4만 5000원부터, 아귀찜 2만 8000원부터, 해물아귀찜 4만 원부터, 양념게장 1만 5000원.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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