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금정구 고목 - 고소함 인상적인 ‘통오리소금구이’

메뉴 감자탕 2만 2000원부터, 통오리소금구이 3만 5000원
업종 고깃집 글쓴이 펀부산
주소 부산 금정구 두실로7번길 36(구서2동) 전화번호 --
영업시간 휴무
찾아가는법 주차
등록 및 수정일 20-06-16 평점/조회수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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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부산 금정구 도시철도 1호선 두실역 뒤편 골목길엔 4~5층 높이의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다. 좁은 길에 터를 잡은 느티나무는 다소 생뚱맞아 보이지만, 굵은 몸통과 사방으로 뻗은 가지가 꽤나 운치가 있다. 모양만 보면 조용한 시골 마을을 지키는 신령 나무 같다. 실제로 매일 이른 아침 이 나무 아래 물 한 접시를 놓고 고객의 건강을 비는 이가 있으니, 식당 ‘고목’의 김종매 대표다.

 

금정구 두실역 뒤편 골목길 식당

고소함 인상적인 ‘통오리소금구이’

부추 등 밭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

함께 먹으니 오리 담백함 끌어올려

시래깃국에 얼큰함 더한 뼈다귀탕

야들야들한 우거지 식감도 일품

 

“신령을 믿는다기보다, 경건한 마음으로 음식을 하려는 습관이나 각오 같은 거죠. 그 덕인지 몰라도 시작할 때보다 손님도 많이 늘고, 맛있다는 평가도 많이 해 주십니다.”

 

고목은 골목길 식당이지만, 가게 앞 큰 나무와 투박한 실내외 분위기 탓에 계곡이나 산기슭에 있는 오리집 같은 분위기다. 뼈다귀탕과 감자탕이 유명하고, 오리고기도 별미다. 매스컴을 타고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식당이다.

 

다른 곳에서 먹기 힘든 ‘통오리소금구이’를 주문했다. 테이블 위 수정불판에 오리 한 마리가 통째로 펼쳐져 놓이고, 본격적으로 ‘지글지글’ 고기 익는 소리가 난다. 한 마리가 통으로 나오니, 고기양을 속이는 얌체 짓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오리는 전남 장흥에서 가져온 것이다. 손질된 고기를 굽을 때와는 익히는 정도나 양념이 스미는 정도가 달라, 통오리구이는 쉽게 할 수 있는 요리가 아니다. 고목 김종매 대표가 직접 개발한 레시피로 만드는 메뉴라고 한다.

 

고목의 불판은 모두 두꺼운 수정불판이다. 고기가 잘 타지 않고, 기름도 덜 튄다. 하지만 김 대표는 수정불판을 쓰는 이유에 대해 “기름이 불판에 안 스며, 세제를 안 쓰고도 깨끗하게 닦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세제로 닦은 불판에서 요리한 음식을 손님에게 내놓기 싫어 비싼 수정불판을 쓰고 있다는 대답에서, 요리를 대하는 김 대표의 자세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어느새 오리고기가 익어 한 점, 한 점 먹어 본다. 불고기와 달리 강렬한 맛은 없지만, 고소함이 인상적이다. 고기의 비린내도 다 잡혀 있다. 기본적인 양념이 고기에 스며있지만, 고기의 담백함을 강조하는 수준에서 은은한 맛만 낸다. 이 양념은 고추·참기름·다진 마늘·후추 등으로 김 대표가 직접 만든 것이다. 고기 또한 수정불판의 효과 때문이지, 육즙을 머금고 있는 듯 부드럽다.

 

불판에 구운 부추나 콩나물·버섯 등과 같이 먹어도 보고, 배추 등에도 싸 먹어 본다. 언제나 그렇듯 싱싱한 채소가 음식의 맛을 끌어올린다. 고목은 올 때 마다 신선한 채소가 유난히 만족스러웠다. 김 대표는 “매일 양산 밭에서 직접 재배한 걸 차에 싣고 가져와 요리하고 있다. 재료의 신선함은 자신있다”고 말했다. 재료가 신선하니 밑반찬으로 깔린 김치, 깍두기, 깻잎, 고추 등도 맛깔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2001년 주방장으로 고목과 인연을 맺었다. 고목의 전 주인이 가게를 넘겨야 할 사정이 생겨, 이미 일을 그만둔 김 대표에게 인수를 제안했다. 주방장으로 일할 때 요리 솜씨를 보니, 성공적으로 가게를 끌어갈 것 같아서 였다고 한다. 그렇게 2008년 김 대표는 고목을 인수했다. 김 대표는 “요리 솜씨는 자부하는 편인데, 종갓집 며느리를 한 어머니에게서 많이 배웠다”며 “어머니 솜씨를 배워서인지, 언니와 남동생도 각각 식당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게는 금세 자리를 잡았다. 정성으로 요리하는 걸 손님들도 알아줬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식자재의 신선함을 좋아하는 손님이 많다. 김 대표의 남편은 경남 양산의 한 계곡 아래 680평 상당의 밭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있다. 양파, 마늘, 고추, 버섯, 부추 등 웬만한 식자재들이 그곳에서 나온다.

 

 

통오리구이는 맛난 별미이고, 담백한 양념이 좋은 오리양념구이도 인기 메뉴지만, 어쨌든 고목의 간판 음식은 감자탕과 뼈다귀탕이다. 두 탕 모두 국물 색깔부터 다르다. 붉지 않으며 떠 있는 기름도 보이지 않는다. 국물은 오히려 시래깃국을 연상시키는 갈색 빛깔이다. 뼈다귀탕은 이런 국물에 뼈다귀와 우거지가 한가득 담겨 있다.

 

국물 맛은 예상가능한 대로 담백하면서도 고소하다. 흔히 먹는 붉은 빛깔의 감자탕이나 뼈다귀탕은 조미료 중심으로 맛을 내, 강렬하지만 부담스러운 맛이다. 반면 고목의 뼈다귀탕은 시래깃국에 얼큰함이 더해진 느낌이다. 속이 부담스럽지 않아 일주일에 두세 그릇은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도 걸쭉한 맛도 남아있다. 뼈다귀에 붙은 살은 부드러운 수육 느낌도 있으며, 우거지는 야들야들한 것이 식감이 좋다. 붉은 뼈다귀탕 등만 맛본 이들은 적잖게 놀랄 수 않을 수 없다.

 

▶고목/부산 금정구 두실로7번길 36(구서2동)/감자탕 2만 2000원부터, 통오리소금구이 3만 5000원, 오리양념구이 3만 5000원, 돼지국밥 7000원, 뼈다귀탕 7000원 등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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