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설렁탕 - 입안에 감기는 양지의 단맛과 사골의 구수함
메뉴 | 설렁탕(7,000원), 도가니탕(15,000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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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 | 한식/밥집 | 글쓴이 | 여기부산 |
주소 | 부산 동래구 사직1동 94-13 | 전화번호 | 051-506-6161 |
영업시간 | 11:00~21:00 | 휴무 | 연중무휴 |
찾아가는법 | 부산학원 큰길 맞은편 골목 안 | 주차 | 주차가능 |
등록 및 수정일 | 11-10-07 | 평점/조회수 | 3 / 8,022 |
본문
눈치 빠른 독자는 제목을 보고 기자의 여름 나는 법을 간파했을 것이다. 사골을 몇 시간 우린 뜨거운 탕 먹기가 바로 그것이다. 원래 뜨거운 음식을 잘 못 먹을뿐더러 여름에는 더욱 사양했다. 그러다 얼마 전 더운 나라 사람에게서 자신들은 찬물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몸을 따뜻하게 해야 더위 먹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 이야기를 듣고 이번 여름은 사골 곤 국물로 몸을 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자 지난 겨울 집안 어르신을 따라 몇 번 가본 '사직 설렁탕'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이 집 설렁탕은 맛이 참 깔끔하다. 그렇다고 가벼운 맛도 아니다. 이 맛에 반하고부터는 <부산에서 맛난 설렁탕집 찾기가 쉽지 않다>, <설렁탕은 특유의 잡내와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는 음식이다> <설렁탕에는 꼭 화학조미료가 들어간다>는 등의 고정관념을 버릴 수 있었다.
배경렬(42) 사장은 맛을 완성했다기보다 맛을 연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어떻게 만드는지 집요하게 묻자 무심하게 한 마디씩 하는데, 그 말들을 종합해 보면 음식에 예사로운 정성을 쏟는 것이 아니었다.
설렁탕의 맛을 완성하려면 우선 고기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한단다. 예를 들면 양지는 단맛이 나고 사골은 구수한 맛이 나는데, 이를 적절하게 잘 배합해야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재료에서 진짜 맛이 우러나오기 때문에 맛을 위해 화학조미료를 넣는다는 것은 이상한 말이라고 했다.
깔끔한 맛을 위해서 핏물을 자주 빼주는 것은 기본이다. 또 약간 달짝지근한 깍두기를 비롯해 함께 나오는 깻잎 양념 절임이나 김치도 철저하게 설렁탕과 궁합을 생각해 맛을 낸 것이다. 식탁에 내놓은 소금은 신안의 천일염을 직접 볶은 것이라고. 자신의 설렁탕 맛을 <미완성의 맛>이라 평하는 겸손이 음식을 대하는 성실함을 뜻하는 듯했다.
그는 부산 출신이지만 서울에서 줄곧 생활하며 유명 설렁탕집에서 5년 동안 요리를 배웠다. 1년 전 가게를 열면서 강한 맛을 좋아하는 부산사람 입맛에는 자신의 설렁탕이 맞지 않을 것이라 걱정했지만, 점점 자신의 설렁탕 맛을 알아주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올 여름 이 집 설렁탕을 여러 번 먹을 것 같다.
설렁탕 7천 원. 양지탕 9천 원. 도가니탕 1만 5천 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부산 동래구 사직1동 94의 13. 부산학원 큰길 맞은편 골목. 051-506-6161. 글·사진=송지연 기자 sjy@
그 이야기를 듣고 이번 여름은 사골 곤 국물로 몸을 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자 지난 겨울 집안 어르신을 따라 몇 번 가본 '사직 설렁탕'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이 집 설렁탕은 맛이 참 깔끔하다. 그렇다고 가벼운 맛도 아니다. 이 맛에 반하고부터는 <부산에서 맛난 설렁탕집 찾기가 쉽지 않다>, <설렁탕은 특유의 잡내와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는 음식이다> <설렁탕에는 꼭 화학조미료가 들어간다>는 등의 고정관념을 버릴 수 있었다.
배경렬(42) 사장은 맛을 완성했다기보다 맛을 연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어떻게 만드는지 집요하게 묻자 무심하게 한 마디씩 하는데, 그 말들을 종합해 보면 음식에 예사로운 정성을 쏟는 것이 아니었다.
설렁탕의 맛을 완성하려면 우선 고기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한단다. 예를 들면 양지는 단맛이 나고 사골은 구수한 맛이 나는데, 이를 적절하게 잘 배합해야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재료에서 진짜 맛이 우러나오기 때문에 맛을 위해 화학조미료를 넣는다는 것은 이상한 말이라고 했다.
깔끔한 맛을 위해서 핏물을 자주 빼주는 것은 기본이다. 또 약간 달짝지근한 깍두기를 비롯해 함께 나오는 깻잎 양념 절임이나 김치도 철저하게 설렁탕과 궁합을 생각해 맛을 낸 것이다. 식탁에 내놓은 소금은 신안의 천일염을 직접 볶은 것이라고. 자신의 설렁탕 맛을 <미완성의 맛>이라 평하는 겸손이 음식을 대하는 성실함을 뜻하는 듯했다.
그는 부산 출신이지만 서울에서 줄곧 생활하며 유명 설렁탕집에서 5년 동안 요리를 배웠다. 1년 전 가게를 열면서 강한 맛을 좋아하는 부산사람 입맛에는 자신의 설렁탕이 맞지 않을 것이라 걱정했지만, 점점 자신의 설렁탕 맛을 알아주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올 여름 이 집 설렁탕을 여러 번 먹을 것 같다.
설렁탕 7천 원. 양지탕 9천 원. 도가니탕 1만 5천 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부산 동래구 사직1동 94의 13. 부산학원 큰길 맞은편 골목. 051-506-6161. 글·사진=송지연 기자 s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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