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미정식당 - 도다리와 쑥이 만나다! 봄을 맛볼 수 있는 곳

메뉴 갈치찌개, 생선조림 등 제철음식 봄 : 도다리미역국, 멍게비빔밥 가을 : 갈치 연중 ; 회비빔밥
업종 일식/횟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중구 신창동2가 16-1 전화번호 051-242-6100
영업시간 10:00~22:00 휴무 매주 일요일
찾아가는법 동주여고 건너편 주차 불가
등록 및 수정일 11-10-13 평점/조회수 5 / 8,39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본문

봄 도다리회가 먹고 싶어 국제시장에서 20년 된 맛집인 부산 중구 신창동 '미정'으로 향했다. 미정에는 각종 요리책이 빼곡해 요리에 대한 주인장의 애정이 엿보인다. 도다리회 달라고 말하지 않아도 제철 음식이 알아서 척척 나온다.

직접 담근 멍게젓, 고추장에 절인 매실 장아찌가 마중을 나왔다. 단호박과 배추잎은 아이돌 스타처럼 빛이 난다. 회라면 으레 동반 출연하는 줄 알았던 상추와 깻잎은 무대에 오르지도 못했다. 시시껄렁한 고정 출연이 빠진 자리에 오래 되어도 변하지 않는 묵은지가 전국노래자랑의 송해 선생처럼 은근하게 자리를 빛낸다.

도다리회를 직접 썰어서 가져온 미정의 박옥희(51) 사장이 회초밥을 빚으며 묵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묵은지는 영도구 청학동에서 나왔다. 박 사장은 나중에 음식점을 할 요량으로 산 영도의 땅에 포클레인을 이용해 김칫독 10개를 파묻었단다. 사장은 역시 배포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태평양을 바라보고 익은 묵은지에다 도다리 회와 멍게젓을 살짝 얹어서 입에 넣었다. 이 복합적이고 오묘한 맛을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겨울이 가고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왔음을 알리는 맛이다. 글쎄, 그게 무슨 맛이냐고 다시 묻지는 마시라. 도다리는 길게도 썰고, 뼈째도 썰어 취향대로 먹기에 좋다. 좋은 것은 몸이 저절로 알아 매실 장아찌, 멍게젓, 묵은지에 자꾸 손이 간다. 회초밥용 밥도 따로 나와 심심하면 싸먹기에 좋다. 달착지근한 가자미조림도 맛이 있다. 가자미는 가짜어미라는 뜻이다. 전처의 자식에게 눈을 흘기고 미워했던 계모가 그 죄로 눈이 한쪽으로 몰려 태어났단다. 봄에는 미워하지 말고 사랑하자.

방안이 향긋해지더니 도다리 쑥국이 들어온다. 햇쑥을 넣어 파란 국물에 허연 도다리의 속살, 그 속에 빨간색 고추로 점을 찍은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 같다. 도다리 쑥국은 결국 봄을 먹는 일이다.

박 사장은 "음식은 종합예술로 맛, 색깔, 모양이 다 중요하다. 음식 만드는 게 즐거워서 즐기면서 일을 한다"고 말한다. 즐기는데 즐겁지 않을 수 없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총 0건 / 최대 200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