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러빙헛 - 채식전문 레스토랑

메뉴 한입살살 (5,500원), 밀불구이덮밥 (6,000원), 황금커틀릿 (5,500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197-1 전화번호 051-808-7718
영업시간 12:00~21:00 휴무 첫째 일요일
찾아가는법 서면 한국전력 근처
주차 주차불가
등록 및 수정일 11-12-05 평점/조회수 5 / 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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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간디는 채식주의자였다. "참 맛은 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 그래도 어떻게 풀만 먹고 살 수 있나? 그런데 아니었다. 채식이 진화하고 있다. 맛이 희한했다. 7, 8년 전 부산의 초기 채식 전문식당에 가서 먹었던 맛과는 상당히 달랐다. 생명사랑채식실천협회 고용석 대표와 함께 채식 전문점 '러빙 헛'(부산서면점 051-808-7718)을 갔다.

'한 입 살살'(4천900원)은 인기 메뉴란다. 바비큐식 콩불고기(콩단백) 요리다. 푸르고 빨간 피망, 양배추, 당근 등의 채소와 함께 요리돼 깨소금이 뿌려져 하얀 접시에 담겨 나온 것은 영판 불고기다. 거무스름하게 불에 잘 익은 쇠고기다. 한 점을 찍어 먹어보니 '불(그릴)의 향기'가 아주 잘 살아 있어 고소하다. 자꾸 포크가 나간다. 쫄깃쫄깃, 살아 있는 불고기의 맛이다. 씹는 느낌이 더 쫄깃하다고 해야 할까. 쇠고기보다 더 쫄깃한데 확실히 더 가볍고 깔끔하다. 여기에 고기의 'ㄱ'자도 얼씬거리지 않고 있다. 콩으로 만든 콩불고기. 누가 이것을 콩으로만 만든 것이라고 할까 싶다. 콩이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사실을 지금 입으로 씹으며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내과의사가 이런 말을 했다. "700만년이 된 인간은 대부분의 세월을 굶주렸다. 오늘날과 같은 고칼로리의 음식을 대중적으로 먹게 된 것은 불과 10~30년에 불과하다. 인간은 고칼로리의 음식을 감당할 수 없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뇌혈관질환 심장혈관질환이 생기는 것은 그 때문이다." '무거운 음식'에 견주어지는 '가벼운 음식'이 곧 채식이다. 그런데 요즘의 음식을 놓고 누가 풀이라고 쉽사리 말할 수 있을까 싶다. '바다의 향기'(4천900원)란 메뉴도 장어구이 맛 채식요리다. 물론 콩단백을 이용한 요리다. 모양도 장어구이, 맛도 엇비슷한 장어구이다. 속으면서 먹는 맛이 무난하게 괜찮다. 콩단백 돈가스(4천900원)도 있고, 콩불구이(5천900원) 쌈밥도 있다.

술 먹은 다음날 짬뽕이 당긴다는 이들이 있다. 오징어 조개 새우 등의 해물이 시원하게 우러나온 맛 때문이다. 이 해물을 사용하지 않은 채식 짬뽕(3천900원)도 있었다. 짬뽕 국물이 얼큰하고 맵싸하니 영판 중국집 짬뽕 맛이다. 도대체 영문을 알 수 없다. "굳이 해물에서만 시원한 맛이 우러나오는 게 아니고, 각종 야채와 버섯에서도 시원한 맛이 우러나온다"고 최용선(56) 대표는 말했다.

해물에서 깊은 바다의 냄새를 느낄 수 있다면 채식 짬뽕에서는 선선하게 부는 산바람을 느낄 수 있다고 할까. 그것을 분별하는 사이에 매운 고춧가루의 냄새가 식감 속으로 넘쳐들어온다.

짬뽕만 있을쏘냐. 새송이 등을 넣은 자장면(3천900원, 4천900원)도 있고, 신선한 야채와 버섯을 넣은 볶음우동(3천900원)에서 멸치육수를 사용하지 않은 잔치국수(2천원)까지 있다. 그러고 보니 토마토 버섯 바질 등으로 제대로 맛을 낸 스파게티(3천300원, 4천900원)도 있다.

채식의 풀밭 위에 벌어지는 요리 종류의 품새가 동서양을 오가면서 제법 널따랗다. 가만 보니 가격도 그런 대로 괜찮기까지 한데…. 아 참 매실소스에 버섯 콩단백을 어우러지게 한 '매실탕수'(5천원, 9천원)도 있었다.

최 대표는 콩단백의 원재료를 보여줬다. 모양도 색깔도 누에고치 같다. 씹어보니 바게트 빵 이상으로 딱딱하다. 단 맛도 전혀 없다. 이게 온갖 조화를 다 부려 고기의 식감까지 낸다는 것이다. 햄버거도 만드는 것이다. 보기에 '햄버거'(단품 3천300원, 세트 4천900원)는 채식 음식의 또 다른 확장이었다. 햄버거는 어김없는 햄버거 맛이었다. 다만 속에 들어 있는 쇠고기 패티가 콩단백으로 만든 패티일 뿐이었다. 빵 채소과 어우러진 속에 맛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기가 찰 지경이었다. 패스트푸드 점에서 볼 수 있는 '너겟' '양념치킨'(각 3천원)도 있다.

"젊은층들에게 채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패스트푸드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고용석 대표가 옆에서 거들었다.

한국의 채식 인구는 현재 100만 명으로 추산되고 부산만 5만명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많냐"는 물음에 고 대표는 "서구에서는 점차 채식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전체 인구 대비 10~20% 수준에 이르는 나라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식으로 돌아가자는 것인데 우리의 전통 음식도 실상은 채식이지 않느냐"라고 했다.

이전에 성인에게서만 볼 수 있었던 심각한 당뇨병을 앓고 있는 초등생들도 흔한 세상이다. 채식은 "당신들이 먹고 있는 것들을 한 번 생각해 봐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최학림 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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