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지구촌한우생고기 - 질 좋은 한우와 유기농 채소

메뉴 모둠·꽃살·차돌박이(120g 23,000원), 된장우거지(2,000원)
업종 고깃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해운대구 중2동 503-1 전화번호 051-704-9595
영업시간 10:00~22:00 휴무 명절
찾아가는법 청사포 입구에서 300m 아래쪽 주차 가능
등록 및 수정일 12-01-17 평점/조회수 4 / 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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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청사포에서 조금 들어가니 나타난 '지구촌 한우 생고기'. 우리의 한우, 세계인이 다 같이 먹자는 뜻으로 상호를 '지구촌'으로 지었단다.

다시 고백하자면 고깃집 소개는 쉽지않다. 그날그날 고기의 상태가 다르고, 단골과 비단골의 차이를 두는 곳도 적지 않아서 그렇다. 주방에서 묵묵히 고기를 써는 사람을 보고 이 집은 믿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바로 박문순(60) 대표이다.

서비스로 돌판 위에 나오는 '육사시미'는 이 집의 첫 번째 명물이다. 늘 이만큼 때깔 좋고 식감 좋은 육사시미가 빠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랍다. 모든 채소를 밭에서 직접 유기농으로 재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믿음이 갔다. 가게 옆으로 500평의 밭이 보이고, 박 대표는 농업경영인으로 등록이 되어 있다. 어쩐지 배추가 단단한 게 다르다 싶었다.

모둠을 시키자 가져온 차돌박이, 낙엽살, 갈비살 등이 숯불 위에서 고소하게 익어갔다. 된장우거지는 새콤한 맛이 독특했는데 끓일수록 더 맛이 났다. 알고 보니 박 대표는 증권회사 지점장에서 주방장으로 변신을 했다. 고깃집 사장님이야 누구나 할 수 있어도 주방장은 다르다. 지인들이 놀러왔다가 "네가 왜 칼을 잡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단다.

증권맨 시절 최연소 지점장에 올라 상도 많이 받았다는 박 대표는 "내가 칼을 잡아야 성공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주인이 칼을 만져 고기가 한결같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밭일을 했다. 나이 들어 이렇게 변신을 한 것도 어린 시절 일을 시켜준 아버지 덕분이라며 감사한다.

1993년에 명퇴를 하고 이듬해부터 3년간 경주 산내에 가서 고기를 다루는 공부를 했다. 듣고 보니 그 공부도 사람 대하는 일과 같다. 소 키우는 농부들과 친하게 지내니 물어보지 않아도 소를 보는 법을 알려 주더라는 것이다. 지금도 매일 산내에 가서 품질 좋은 토종 한우 고기만 가지고 온다. 그는 손님이 없는 낮에는 농사를 짓는다. 식당 식구들도 먹어 보니 맛있다며 자연스럽게 농사일에 동참하게 됐다. 그가 마지막으로 들려준 말이 기억에 남는다. "식당을 시작해 빚을 3년 내에 갚을 생각을 하면 3년 내 문을 닫고, 평생 갚는다 생각하면 평생 할 수 있다. 빚을 빨리 갚으려고 욕심내면 안 된다." 나올 때 잡아본 그의 손이 뭉툭하다. 미안하지만 못생긴 유기농 채소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둠·꽃살·차돌박이 등 120g 2만 3천 원. 된장우거지 2천 원.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부산 해운대구 중2동 503의 1. 청사포 입구에서 300m 아래쪽. 051-704-9595~6.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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