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남천전집 - 좋은 재료만 쓰는 전 전문점

메뉴 모둠전(12,000원), 생굴전·해물파전(102,000원), 땡초부추전(7,000원)
업종 술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수영구 남천동 556-17 대성상가 A동 102호 전화번호 051-612-1181
영업시간 17:00~02:00 휴무 둘째, 넷째 일요일
찾아가는법 남천해변시장 탑마트 골목
주차 주차불가
등록 및 수정일 12-02-08 평점/조회수 3 / 6,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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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전(煎)이란 생선이나 고기, 채소 따위를 얇게 썰거나 다져 양념을 한 뒤 밀가루를 묻혀 기름에 지진 음식을 통틀어 말한다. 그동안 전은 바늘 가는데 실 간다고 막걸리를 졸졸 따라 다녔다. 세상이 많이 변해 전이 독립을 선언하며, 전 전문점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대개는 깔끔하기만 한 프랜차이즈 전집이어서 아쉽다. 전에는 뭔가 좀 인간적인 냄새가 필요하지 않을까.

자동차 세일즈를 하다 어느 날부터 연극배우로 변신한 친구가 극단 근처에 위치한 이 작은 전집을 소개해 주었다. 제철을 맞은 노란 배추가 달다. 배추는 얼마든지 가져다 먹어도 괜찮다. 다 못 먹은 배추는 나중에 배추전을 해 주었다. 물컹한 배추전에서 예전에 몰랐던 특별한 맛이 느껴졌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럴까.

막걸리도 한 잔 곁들이지 않을 수 없다. 깻잎전, 동태전, 호박전, 새송이전,돈저냐(동그랑땡)가 골고루 나오는 모둠전을 시켰다. 호박전은 부드럽고 달콤하다. 갓 구워서 먹으니 뜨끈뜨끈해서 모든 전이 다 맛이 있다. 맛이나 좀 보라며 시금치전을 주었다. 시금치와 밀가루밖에 안 들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단맛이 날까. 가미가 안 된 재료 본연의 맛이었다.

부부가 운영하는 전집, 이날은 이용기 대표 혼자라 더 바쁘다. "저는 요리사 출신이 아니라 안 좋은 재료를 쓰면 사람들을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비결은 재료에 있었다. 배추는 이 씨의 고향인 하동에서 가져온다. 굴전에는 생굴, 돈저냐에도 생고기를 사용한다.

전을 뒤집는 이 씨. 법대를 나와 산 속에서 3년, 서울 신림동 고시원에서 5년 등 10년 가까이 고시 공부에 매달렸단다. 미안하지만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은 판·검사님보다 지금 더 잘 어울린다. 이 씨의 가장 큰 걱정은 즉석에서 전을 구워내는데 걸리는 시간이란다. 칼칼하고 깔끔한 오뎅탕은 전 먹고 나서 특히 일품이다.

먼저 자리 잡은 어르신들이 취재를 거들었다. "우리 엘리트 사장이 이거 할 사람이 아닌데, 장사가 잘되어야 하는데 우리가 걱정이야. 설 직후라 집에 음식이 많은데도 장사 잘되나 궁금해서 한번 와 봤지." 시금치전이 입 안에서 아삭, 아삭 소리를 내었다.

모둠전 1만 2천 원, 생굴전·해물파전 1만 원, 땡초부추전 7천 원. 부산 수영구 남천동 556의 17 대성상가 A동 102호. 남천해변시장 탑마트 골목. 영업시간 오후 5시~오전 2시. 2, 4주 일요일 휴무. 051-612-1181.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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