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해적 - 맥반석 생조개구이 전문점

메뉴 가리비구이(30,000원), 모둠구이(30,000원), 백합구이(20,000원), 계란찜(3,000원)
업종 술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금정구 남산동 105-6 전화번호 051-517-1788
영업시간 15:00~02:00(일요일은 자정까지) 휴무 연중무휴
찾아가는법 부산도시철도 남산동역 7번 출구 앞
주차 주차불가
등록 및 수정일 12-05-07 평점/조회수 2 / 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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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조개구이 전문점이 왜 이런 데 있을까. 부산 금정구의 맥반석 생조개구이 전문점 '해적'을 지나칠 때마다 궁금했다. 어느 날 해적의 소굴로 쳐들어갔다. 조개구이 좀 먹어봤다고 생각했는데, 어째 여느 집과 달라 보인다.

조개가 나오기 전인데 맥반석 위에 먼저 뚝배기를 올린다. 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맛을 보니 좀 심심한 게 찌개도 아닌 것 같다. 두고 보면 안다나.

아마조네스처럼 당당한 조개 군단 등장이다. 대합, 웅피(북방대합), 민들조개, 고둥, 동죽, 참조개, 돌조개, 가리비에 새우까지 가세했다. 요즘 새우는 고래싸움에는 관심 없고, 이런 데 쫓아다닌다. 가격 대비해 아주 푸짐한 구성에 흐뭇하다.

동죽이 선두에 나섰다. 뜨거운 불 위에서 동죽은 참고 참다 마침내 그 무거운 입을 쩍하고 벌렸다. 단말마의 거품, 그리고는 육즙을 콸콸 쏟아낸다. 숙달된 시범 조교, 동죽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육즙을 뚝배기 속으로 탈탈 털어 넣는다. 동죽의 흰 속살을 입에 쏘옥 넣고 오물오물 맛을 보았다. 꽃 피는 봄이 올 때까지, 깊은 물속에서 정성을 기울여 몸을 만들고, 입 꽉 다문 채 기다려온 조개의 맛이다. 그 어떤 소스가 더 필요할까. 지금 오로지 필요한 건 소주! 이때 이웃집에서 나타난 '버터구이 조개양'이 문에 기대 눈물을 훔치는 것 같았다. 버터구이, 그건 싱싱한 조개에 못할 짓이라고 본다(나름 사연이 있겠지만).

조개는 타고난 저마다의 맛이 다르다. 중국에서는 가리비를 양귀비의 혀에 비유했다. 알고, 생각하고 먹으면 '에로틱 가리비'다. 조개의 육즙을 골고루 흡수한 뚝배기의 맛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조순연(58) 대표는 여기서 장사한 지 13년째다. 조개를 만진 경력을 치면 30년이 넘는단다. 부산에서 조개구이하면 '해적'을 꼽는 이유가 있었다. 조 대표는 "아깝다고 생각하면 생물 장사 못한다. 간덩이가 부어야 생물 장사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재료가 최우선, 그 다음이 노하우이다. 식은 조개도 뚝배기 육수에 넣었다 꺼내니 생생하게 맛이 살아난다. 계란찜은 입에 짝짝 붙는다. 계란찜의 비결은 의외로 쉽게 가르쳐준다.

P.S. 이날 여기서 나와 2차에 가서 마신 맥주 맛이 짜릿했다. 늘 마시던 병 맥주였는데. 아마도 먼저 먹었던 조개 덕분에 굳게 닫힌 미각의 문이 살짝 열린 게 아니었을까. 마법 같은 조개의 맛이다.

모둠구이 3만 원, 백합구이 2만 원, 계란찜 3천 원. 영업시간 오후 3시~오전 2시(일요일은 자정까지). 부산 금정구 남산동 105의 6. 부산도시철도 남산동역 7번 출구 앞. 051-517-1788.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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