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비움 - 술잔을 비우며, 내 안의 것도 비울 수 있는 공간

메뉴 진토닉(12,000원),와인(50,000~),파스타(12,000원),모둠 치즈(30,000원)
업종 술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59 전화번호 051-747-3555
영업시간 18:00~03:00 휴무 연중 무휴
찾아가는법 퍼스트인센텀 1층
주차 가능
등록 및 수정일 13-01-16 평점/조회수 4 / 4,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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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여성 혼자서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곳이 부산에 몇 군데나 될까? 주저 없이 추천할 수 있는 곳이 센텀시티의 와인 바 '비움'이다.

와인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서 '비움'은 전설적인 존재다. 음식점이 아닌 술집이, 그것도 와인을 팔면서 8년 동안 운영됐다는 점 때문이다. 강윤성 대표는 '일본에는 100년 술집도 있는데, 한국에 없으라는 법 있느냐'며 호기롭게 출발했다.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 모두 얼마 못 갈 거라고 했다. 술 시중 드는 여성 종업원 한 명 없이 어찌 장사를 할거냐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비움'의 단명을 점쳤던 근처의 술집은 모두 사라지고 '비움'은 살아남았다.

'비움'이라는 상호는 이곳의 매력을 응축했다. '술잔을 비우며, 내 안의 것도 비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강 대표는 부단히 노력한다. 가게를 열 때부터 고객의 취향을 기록한 다이어리가 대표적인 증거다. 고객이 마셨던 술, 취미, 관심 분야 등을 매일 기록한다. 고객의 취향을 고려해 술을 추천하고 안주를 내놓는다. 고객의 주 관심사를 함께 나누며 말벗이 되기도 한다. 이런 세심한 배려에 누구는 편안함을 느끼고, 누구는 감동을 받는다.

강 대표의 서비스가 예사롭지 않은 것은 호텔 출신이라는 그의 이력도 한몫했다. 특급 호텔의 바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에서 식음료 파트를 두루 거치고, 일본 연수도 다녀왔다.

일본에서 바텐더 자격을 취득했는데, 그때 얼음을 공처럼 둥글게 깎는 카빙 기술도 익혔다. 카빙한 얼음에 양주를 부어 마시면, 얼음이 빨리 녹지 않아 술 고유의 맛을 오래 즐길 수 있다. 강 대표는 하루에 15개 정도의 얼음을 카빙한다.

밤 12시 이전에는 대형 스크린을 내려 흑백 영화나 유명 공연 영상을 상영한다. 방문한 날에는 험프리 보거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한 영화 '카사블랑카'가 나오고 있었다. 주름진 얼굴에 삶의 고뇌를 덤덤하게 새긴 험프리 보거트의 표정이 술을 더욱 불렀다. 눈이 스크린으로 향해 있을 때, 혀끝에서는 최고급 치즈와 화이트 와인 킴 크로포드 소비뇽 블랑의 풍미가 춤을 췄다. 술맛 제대로다.

라임과 오이를 넣은 강 대표의 특제 진토닉도 입에 착 달라붙는다. 프리미엄 진 '헨드릭스'로 만든다. 술이 써서 못 먹겠다는 여성에게, '술의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 줄 것이다.

와인 맛을 돋우는 파스타 '알리오올리오', 고급 치즈 등 안주도 다양하다. 자녀들이 파스타를 먹는 동안 부모는 와인이나 맥주를 마시는 풍경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진토닉 1만 3천 원. 와인 5만 원대부터. 파스타 1만 2천 원. 모둠 치즈 3만 원. 영업시간 오후 6시~오전 3시(연중 무휴).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59. 퍼스트인센텀 1층. 051-747-3555.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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