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예가 - 종갓집 며느리의 내공을 담은 정식집

메뉴 정식(6,000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남구 대연동 1768-13 전화번호 051-635-8785
영업시간 11:30~19:00(재료 떨어지면 문 닫음) 휴무 매주 일요일, 명절휴무
찾아가는법 남구청 옆 주차 불가
등록 및 수정일 12-11-20 평점/조회수 5 / 5,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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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종갓집 맏며느리가 매일 차리는 밥상은 어떤 모습일까? 넉넉한 인심에, 깊은 손맛은 기본일 것 같다. 부산 남구 대연동의 한식집 '예가'에서 그 밥상을 만났다.

주문을 하려고 보니 차림표가 없다. 어찌해야 될지 몰라 망설이는데 친절하게 설명을 해 준다. '가격은 6천 원, 메뉴는 정식'이렇게 고정되어 있단다.

가격을 듣고 찌개에 반찬 몇 가지 나오는 가정식 백반이겠거니 했다. 이윽고 나온 상차림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정갈하게 차린 12가지 반찬이 차례로 나왔다. 가짓수에 놀라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수수, 기장, 찹쌀이 들어간 삼색밥이 나왔다. 기대도 안한 맞선 장소에서 진국인 사람을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가격 대비 최강의 밥상을 보니 숟가락을 들기도 전에 반쯤은 반해 버렸다. 삼색밥은 구수하고, 차지고, 깔끔했다. 정월대보름에나 맛보았던 귀한 밥이라 맛이 더욱 좋았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더니 반찬은 딱 '엄마표'의 맛이다. 콩나물, 오이지, 버섯무침은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 살짝 매콤한 양념을 입힌 생선구이와 돼지불고기도 밥도둑이다. 반찬 하나라도 빠트리지 않고 챙겨 먹으려니, 손놀림이 분주해진다. 마지막 디저트 식혜까지 참 야무지게(?) 잘 먹었다.

가게는 해군 장교 출신의 이동엽 대표와 어머니 박지후 씨가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가에 충성하듯, 손님들을 대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로 가게를 열었다. '한번 상에 차려진 음식은 절대 재사용하지 않는다'거나 '화학조미료는 쓰지 않는다'는 등의 운영 원칙은 그런 마음에서 나왔다.

어머니 박 씨는 종갓집 맏며느리의 내공을 음식에 담았다. 일 년에 열한 번의 제사도 거뜬히 치르는 솜씨로 제사 음식 주문도 받고 있다.

음식 장만을 위해 매일 오전 6시 30분부터 일을 시작한다. 그날 음식은 당일 만드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고생을 사서 하느냐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 생각하면 힘든 줄 모르겠더라고요." 역시 종갓집 맏며느리다운 대답이다.

정식 6천 원(제사 음식 주문은 20만 원부터).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7시(재료 떨어지면 문 닫음). 일요일 휴무(추석 연휴 기간 29일~10월 3일 휴무). 부산 남구 대연동 1768의 13. 남구청 옆. 051-635-8785.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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