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옹기골 - 엄광산 산행인을 위한 밥집

메뉴 파전(4,000원),우무채(4,000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서구 서대신동3가 161-1 전화번호 051-255-8264
영업시간 휴무 명절휴무
찾아가는법 내원정사 가는 길목에 있는 꽃마을골프연습장 뒤편 주차 가능
등록 및 수정일 12-10-16 평점/조회수 5 / 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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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2차='옹기골'…빗소리 맞춰 파전 뜯어 주는 입담 좋은 여주인

악양막걸리의 기분 좋은 취기가 살짝 가실 무렵 찾은 '옹기골'. 부산 서구 대신동의 꽃마을이라 불리는 엄광산 자락의 마을에 있다. 주로 산행하는 사람들 대상으로 국수나 오리구이, 백숙 따위를 파는 집들 중 하나인데, 굳이 여기를 2차 자리로 찾은 것은 순전히 주인 조경희(51) 씨 때문이다.

딱, 여장부다. 목소리가 걸걸하고, 풍채 당당한 글래머다. 바싹 당겨 올린 머리에선 만만치 않은 강인함이 묻어난다. 그가 농반 진반으로 자주 하는 말. "막걸리 처먹고 엉뚱한 짓하는 사람은 그대로 면상을 쌔려 버려야 돼." 빈말이 아니라 가끔 그러는 경우가 있다. 호불호가 분명해, 좋은 사람에겐 한정 없이 좋게 대하고 싫은 사람에겐 더할 수 없이 싫게 대한다. 그 말이 제법 위협(?)이 되는 것이, 젊었을 적 핸드볼 선수로 활동했던 그다. 손힘, 어깨힘이 보통이 아니다.

부산의 막걸리 브랜드 '생탁'에 우무채, 파전을 안주로 내 온다. 우무채는 아삭거리는 게 고소하다. 원래는 도토리묵과 섞어서 나오는데 마침 도토리묵이 다 떨어졌단다. 묵을 직접 만드느냐 물으니, 고개를 흔든다. 시장에서 사오는 것이란다. 등산객들 상대로 잠깐 쉼터 역할을 하는 곳인데 손 많이 가는 음식은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조 씨, 젓가락을 들어 직접 파전을 뜯어 준다. 그가 만든 파전이란 게 허여멀건해서 영 볼품없는데도 희한하게 맛이 좋다. 얼렁뚱땅 만든 것 같은데 달다. 원래 일 잘하는 사람이 뭐든 쉽게쉽게 하는 법이다.

'Y담'에도 능한 조 씨. 어떤 이는 그를 옹기골 옹녀라 부른다. 마당에 나무로 깎은 남근 조각이 여럿 우뚝 서 있다. "저것들 봐 손때가 타서 반들반들하지. 만지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자기 것이나 만지지 저건 왜 만지나 몰라. 하하!"

막걸리가 몇 순배 돌면서 흥은 더욱 오르고 목소리는 한껏 높아진다. 마당 끝 벚나무가 꽤 크다.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진다. 그래서 이 집은 봄에 와야 제맛을 느낀다. 벚꽃이 흩날릴 때 그 아래서 한잔 걸치는 막걸리의 맛이란! 오늘은 벚꽃 대신 비다. 빗방울이 바람에 실려 비닐 창에 후드득 떨어진다. 평범할 뻔한 막걸리는 그 소리에 특별한 막걸리가 된다. 취중난만!

파전 4천 원, 우무채 4천 원. 부산 서구 서대신동3가 엄광산로 161의 1. 내원정사 가는 길목에 있는 꽃마을골프연습장 뒤편. 051-255-8264.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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