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이가정 - 시금치·무나물 짜지 않고, 양념보다 신선함 살아 있어

메뉴 정식(6,000원), 아구찜(중:25,000원), 파전(10,000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동구 초량3동 60의 2 전화번호 051-461-0528
영업시간 점심 오전 11시 40분부터 휴무 일요일
찾아가는법 일본총영사관 옆 국제오피스텔 맞은편 골목으로 올라가다 오른쪽 작은 골목 안 주차 불가
등록 및 수정일 13-03-26 평점/조회수 5 / 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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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외근이 잦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 보니 안 먹어본 음식도 없다. 소문난 파스타집도 많이 찾아다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스스로 메뉴를 선택할 수 있을 때에는 그냥 '밥집'을 찾기 시작했다. 먹고 나면 속이 편하고 든든하다. 이게 어른들이 말하던 '밥심'일까.

초량동의 '이가정'은 밥과 미역국, 조기 구이와 나물 위주 반찬 10여가지로 상을 차려낸다. 어디에나 있는 정식인데, 먹어 보면 흔한 정식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시금치, 무나물, 시래기나물은 짜지 않아서 자꾸 젓가락이 간다. 파래무침이나 우엉 조림도 양념보다 재료의 맛이 살아 있다. 조기도 살코기가 촉촉하다. 김치는 배추와 총각무 두 가지가 있는데, 배추김치는 아직 숨이 살아 있는 깔끔한 생김치다.

미역국은 생선도 고기도 없이 간장과 버섯만 넣었는데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식당마다 있는 스테인레스 공기밥이 아닌 것도 좋았다. 김치를 뺀 나머지 반찬과 국은 매일 바뀐다. 시락국에 고등어 조림, 두부구이 같은 반찬이 나온 날에도 만족스러웠다.

집에서 먹는 밥은 왜 특별한 게 없는데도 맛있을까. 이가정의 음식을 만드는 이서운(64) 씨는 "바로 만들어서 바로 먹으니까 맛있다. 냉장고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아무래도 처음 맛이 안 난다"고 정리했다. 이가정 주방에는 냉장고가 아예 없는데, 매일 아침 6시 반부터 그날 점심분의 반찬만을 만들고, 70~80인분이 다 떨어지면 문을 닫기 때문이다. 혹시 남으면 가족들끼리 먹지, 다음 날 다시 내는 법은 없다고 했다.

이가정의 식재료는 대부분 이 씨의 고향 함양에서 농사지은 것들이다. 배추나 고춧가루뿐만 아니라 간장, 된장도 함양에서 농사지은 국산 콩으로 집에서 직접 메주를 떠서 만든다. 생김치도 매년 봄 직접 담그는 멸치 젓갈로 맛을 낸다. 간이나 양념이 세지 않아 입 안이 텁텁하거나 속이 부대끼지 않는 것도 단골이 많은 이유다.

여기까지 설명을 듣고 나면 이 '정성'에 6천 원밖에 내지 않는 것이 터무니없게 느껴진다. 이 씨 부부와 딸, 세 가족이 직원을 쓰지 않고 일해서 가능한 가격이다. 점심 오전 11시 40분부터. 예약이 없으면 저녁에 문을 열지 않는다. 부산 동구 초량3동 60의 2. 일본총영사관 옆 국제오피스텔 맞은편 골목으로 올라가다 오른쪽 작은 골목 안. 아구찜 중 2만 5천원, 파전 1만 원. 051-461-0528.

글·사진=김승일·최혜규 기자

dojun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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