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요로코비통골뱅이 - 통조림 골뱅이는 잊어 주세요

메뉴 통골뱅이 소 1만 8천 원, 중 2만 3천 원, 대 2만 8천 원. 통골뱅이 무침 1만 8천 원
업종 술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278의1 전화번호 051-818-4560
영업시간 오후 5시∼오전 2시 휴무 연중무휴
찾아가는법 어린이대공원에서 부암로타리 방향으로 200m 주차 불가
등록 및 수정일 13-11-14 평점/조회수 5 / 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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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골뱅이 전문점? 그거 하나로 장사가 되나?"

고개를 갸우뚱한 것은 순전히 '통조림 골뱅이'의 후진 이미지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다지 고급스럽지도 않거니와, 이걸 무쳐 놓으면 속살보다는 초장맛만 남았던 허무한 기억이 많아서다. 게다가 서울에는 을지로 같은 곳에 전문점 거리가 형성될 정도이지만 부산은 그에 비하면 인기가 별로다. 저렴하고 풍부한 횟감과 해산물의 대체재가 있어서일 것이다.

초읍에 '고둥계의 귀족'으로 손꼽히는 백골뱅이(참골뱅이) 전문점이 생겨 주당들의 입을 즐겁게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골뱅이라면 거기서 거기지 뭐! 이런 삐딱한 생각을 갖고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다,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한 접시 가득 삶겨서 나왔는데, 비주얼에 압도되고 만 것이다. 손에 쥐일 정도로 제법 큰 놈들이 속살을 삐죽이 내민 채 나란히 누워 있는 모습이 볼 만했다.
살점을 꺼내 보니 도톰하게 오른 살과 내장이 스르륵 한꺼번에 딸려나왔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으로 입에 착착 감기고, 특유의 은근한 향이 입안에 여운으로 남는다. 얇고 잘 부스러지는 껍질, 그 속의 흰살. 어디선가 먹었던 것 같은데! 아하, 일식집이나 횟집에서 곁들이(쓰키다시)로 나오던 거네! 가끔 감질나게 먹었던 '귀하신 몸'이 수북이 쌓여 있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조재현(34) 사장은 "경북 포항과 울진에서 통발로 잡은 것을 받아 쓴다"고 설명했다. 양식이 안 되니 자연산일 수밖에 없고,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살아 있는 걸 삶아 내니 싱싱하다. 또 요즘 수입품이 많이 유통되고 있지만, 이렇게 국내산 생물을 바로 삶아서 먹을 수 있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걸 먹고 나면 통조림을 먹을 수 없게 된다"는 그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주문이 들어오는 족족 삶아 내는데, 이게 20분쯤 걸린다. 주문이 밀리면 더 기다려야 할 때가 많다. 요즘은 미리 전화로 주문하고 오는 단골이 꽤 늘었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서 나온 회무침에서도 기존의 골뱅이무침에 대해 갖고 있던 고정관념이 간단히 무너졌다. 소면·야채와 함께 살점을 씹는 식감이 즐거움을 준다.

꼬치에 꿰어 굽거나 찜으로 만들면 어떨까? 크림파스타에 응용하면 새로운 맛을 낼 수 있을 텐데! 프랑스의 고급 달팽이를 요리해 놓은 듯한 느낌을 낼 수 있을까? 삶고 무친 골뱅이를 잘 먹고는 괜히 욕심을 부렸다. 조 사장은 새로운 조리법을 개발 중이라면서 맞장구를 쳤다. 백골뱅이, 맛의 변신이 기대된다.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278의1. 통골뱅이 소 1만 8천 원, 중 2만 3천 원, 대 2만 8천 원. 통골뱅이 무침 1만 8천 원. 오후 5시∼오전 2시. 051-818-4560.


김승일 기자 dojune@busan.com

사진=블로거 '챨리'(blog.naver.com/lim857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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