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쿠노이치 - "일본주점 제대로 소개"

메뉴 고등어 초회(15,000원). 장코나베(35,000원). 아게다시 도후(8,000원)
업종 일식/횟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중구 대청동2가 22의 2 전화번호 051-255-4255
영업시간 오후 5시 30분~오전 2시 휴무 일요일
찾아가는법 주차 주차불가
등록 및 수정일 13-03-05 평점/조회수 4 / 4,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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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이자카야'를 표방한 술집이 꽤 된다. 하지만 데운 냉동 돈가스와 조미료가 듬뿍 든 오뎅탕이 나오는 이자카야에서는 의문이 든다. 일본의 이자카야에서도 이런 음식이 나올까?

'쿠노이치'의 후지키 루미 사장은 아니라고 했다. 후쿠오카 출신인 그는 한국에 올 때 일본식 주점이라는 곳에 몇 번 들렀는데, 갈 때마다 실망이었다. 만들어 놓은 음식을 데우기만 하는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음식에 일본식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 속상했다. 진짜 일본 주점을 한국에 제대로 소개해야겠다는 마음에 가게를 열었다.

그래서 한국식으로 '개량'한 레시피는 없다. 후쿠오카에서 먹던 음식 그대로를 선보인다. 다른 나라에서 장사를 하면서 현지화를 염두에 두지 않다니. 배포도 크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후쿠오카식 안주가 입에 잘 맞는다.

대표적인 것이 '시메사바'로 불리는 고등어 초회. 후지키 사장이 직접 손질한 고등어를 식초에 절여 내놓는다. 내장뿐 아니라 핏물까지 깔끔하게 제거해 비린내를 잡는다는 설명이다. 접시 위에 가지런하게 놓인 살점은 눈으로도 탱탱한 식감이 짐작된다. 초회의 새큼한 맛이 기분을 좋게 했다. 기름기 많은 고등어의 부드러운 육질을 차가운 회로 만나니, 이건 뭐 아이스크림 수준이다. 분명히 고등어 초회 한 점을 입에 넣었는데, 살짝 혀끝에서 놀다가 이내 사라져 버렸다. '감질나다'가 하고 많은 명사 중에 왜 '맛'이라는 놈과 만났는지 알 법한 맛이다.

'장코나베'의 국물 맛은 구수하다. '장코'는 스모 선수들이 먹는 음식을 통칭한다. 지역마다 또는 가게마다 조리법이 다른데, '쿠노이치'의 장코나베는 된장을 풀어 만든다. 거기에 곱창과 해산물, 어묵 등 각종 재료가 투하됐다. 진한 육수 맛이 개운하다. 나베 안에 가래떡이 들어간 유부를 건져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쫄깃한 가래떡을 먹으니 수다도 쫄깃해진다.

두부를 살짝 튀겨서 특제 소스를 뿌린 '아게다시 도후'는 반찬으로도 좋겠다. 두부의 은은하고 고소한 맛과 소스의 달콤함이 한데 어울렸다. 고급 일식집에서도 종종 나오는데, 여기는 가정식처럼 맛이 순하다. 불향이 맛을 돋우는 꼬치며, 일일이 고기를 다져서 만든 수제 돈가스도 만족스럽다.

후쿠오카의 술안주가 이렇게 입맛에 맞는다니! 혹시 갈 기회가 생기면 반드시 술집 순회를 해야겠다. 일본인들도 이곳을 자주 찾는데, 소 혀 스테이크가 인기라고 했다. 술기운이 약해서인지, 이름을 듣고는 엄두를 못 냈다. 다음번에는 반드시 시도해 보리라. 연말 술자리로 이곳을 자주 찾을 것 같다.

고등어 초회 1만 5천 원. 장코나베 3만 5천 원. 아게다시 도후 8천 원. 영업시간 오후 5시 30분~오전 2시(일요일 휴무). 부산 중구 대청동 2가 22의 2. 051-255-4255.

글·사진=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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