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일신초밥 - 일신초밥 '동래식 대구요리'

메뉴 초밥세트(15,000원), 회코스류(30,000원~)
업종 일식/횟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동래구 명륜동 502-13 전화번호 051-553-0303
영업시간 오전11시~오후10시 휴무 연중무휴
찾아가는법 동래구청 부근 주차 가능
등록 및 수정일 13-03-19 평점/조회수 5 / 9,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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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바야흐로 대구가 제철이다.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내는 탕과 찌개류를 비롯해 회, 찜, 튀김, 젓갈…. 한때 마리당 수십만 원을 호가한 탓에 '귀하신 몸'이었던 대구는 요즘 치어 방류에 성공한 덕분에 일반 가정에서도 손쉽게 접하는 먹거리가 됐다. 찬바람에 실려오는 겨울 진미인 대구! 예나 지금이나 부산에서는 대구를 여러가지 요리법으로 즐겼다. 생물 대구뿐만 아니라 건조와 염장법으로 해를 넘겨서도 두고두고 맛을 보았다. 부산의 '본류'였던 동래 지역에 내려오는 대구 요리법을 찾아 미각 여행에 나섰다. 일본식 전골과 튀김 요리도 맛봤다.

대구는 회귀성 어종이다. 여름에 찬 북쪽 바다로 갔다가 겨울이면 한류를 따라 동해안을 거쳐 남하해 고향인 남해안의 가덕과 거제로 돌아와 산란한다. 대체로 11월 말 잡히기 시작해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진다. 이 시기가 대구의 제철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대구가 잡히지 않는 봄부터 가을까지, 생물 대구를 운반하기 어려운 내륙에서 대구 맛이 간절할 때 어쩔 것인가! 궁리한 끝에 건조와 염장법이 생겨났다.

"예전 동래의 여염집에서는 대구 내장을 발라낸 뒤 대꼬챙이로 벌려 편 대구를 장대에 널어 말리는 모습이 흔했습니다."

부산 동래구 명륜동 '일신초밥' 김재웅(67) 사장은 대구가 많이 잡히던 시절 동래의 풍경을 기억하고 있다. 대구살을 피데기처럼 반건조하거나 완전 건조한 뒤 국, 구이, 찌개 재료로 사용해 연중 대구 맛을 즐겼다는 것. 또 아가미젓과 알젓뿐만 아니라 생선살 자체로 젓갈을 담가 먹기도 했다. 이름하여 대구포구이, 대구포간국, 대구포찌개, 곤이시래깃국, 대구살젓이 그가 추억하는 동래식 대구 요리법이다.

'싱싱할 때 회나 탕으로 먹으면 될 텐데 굳이 대구살을 왜 말리거나 젓갈로 담가 먹나?' 이런 의문이 당연히 들겠지만 이유가 있었다. 김 사장이 소개하는 옛동래식 대구 요리의 세계로 떠나 보자
대구의 육질은 무르기 때문에 식감이 좋지 않다. 산란을 앞둔 암놈은 영양분이 알로 빠져나가서 더욱 그렇다. 그래서 암컷의 회는 특히 인기가 없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생선살을 말려 놓으면 식감과 향이 훨씬 좋아진다.

사나흘 자연건조해 피데기처럼 말린 대구포가 접시에 담겨 나왔다. 말릴 때 바닷물에 가까운 염도로 간을 하면 맛이 더 좋다. 죽죽 찢어 초장에 찍어 한 입 넣으니 씹히는 맛이 차지고 졸깃하다. 반건조 대구포를 불에 익혀 내놓은 대구포구이는 구워진 살이 내뿜는 향이 자극적이다. 건조와 구이를 거치면서 숨었던 맛과 향이 터져나온 것이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순식간에 접시가 비워졌다. 특별한 손재주나 도구, 양념 없이도 손쉽게 만들 수 있으니 요즘처럼 생대구 가격이 떨어졌을 때라면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주전부리로 내놓으면 마침맞을 듯싶었다.
예전 동래의 반가에서는 대구포를 쌀뒤주에 넣어 놓고 여름철까지 말렸다. 대구간국은 돌덩이처럼 굳은 대구포에 칼집을 내고 쌀뜨물에 불려서 무를 썰어 넣고 끓인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춘 것이다. 선선한 맛이 일품이다. 가을 무와 궁합을 맞추면 훌륭한 계절 음식이 된다고. 그 옛날 동래의 '있는' 집에서는 이렇게 제철이 아닌 대구를 즐기는 호사를 누렸다.

반면 대구찌개는 '음식 하나에도 배고픈 시절의 애환이 서려 있는' 경우다. 왠가 하니 있는 집에서야 주전부리로 육포를 찢어 먹거나, 간국으로 만들어 먹었지만 없는 집에서야 그런 여유가 있을 턱이 없어서다. 식구는 많고 나눠는 먹어야 했으니 물을 가득 붓고 각종 채소를 듬뿍 썰어 넣은 찌개로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이 찌개는 머슴밥과 짝을 이뤘다.

대구 부산물 중 유독 곤이는 저장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요즘은 탕에 넣어 먹거나 불에 그을려 구이로 먹기도 하지만, 예전 동래에서는 시래깃국으로 끓였다.

줄기가 연하고 푸른 빛을 띠는 무청시래기를 된장으로 주물럭거린 뒤 취나물을 넣고 곤이를 풀어 끓여냈다. 구수한 맛이 어울렸다. 김 사장은 "동래에서는 곤시래깃국으로 불렀다"고 회상했다.

또 간장과 고추장을 발라 구운 대구머리구이도 내놨는데 별미 밥반찬으로 제격이다.
이윽고 대구맑은탕과 함께 식사가 나오면서 대구살젓이 상에 올랐다. 생대구의 살을 소금에 절였다가 마늘, 참기름, 깨소금에 버무린 것이다. 대구 아가미젓과 알젓은 익숙하지만 대구살 염장은 난생 처음 보는 것이라 단연 눈길을 잡아 끌었다.

신기하게도 발효된 살젓이 생살처럼 신선하다. 소금으로만 간을 해서인지 약간 쓴맛도 났지만, 결론적으로는 깔끔한게 별미다. 밀양 출신인 김 사장은 대구살로 만든 젓갈을 동래에 와서야 처음 봤다고 했다. 이게 바로 동래의 향토음식, 즉 부산의 전통음식인 것이다. 동래 메가마트 뒤편 일신초밥(051-553-0303)에서는 사전 주문에 따라 동래식 대구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일러두기=사전에 따르면 '물고기 배 속의 알'이 '곤이', 수컷의 정소는 '이리'다. 이는 대구탕의 허연 국물을 내는 '곤이'가 통상 수컷의 정소로 알려지고, 불려지는 것과 정면배치되는 것이다. 기사에서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시중에 널리 알려진 대로 정소를 '곤이'로 표기했다. 또 혼동하기 쉬운 게 '애'인데 이는 물고기의 간을 지칭한다. 탕이든 전골이든 이리, 곤이, 애를 한꺼번에 넣어 끓이니 먹을 때는 큰 차이가 없다고나 할까.

김승일 기자 dojun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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