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원조명태갈비찌짐 - 명태살 발라낸 뼈 지짐, 향수에 취하다

메뉴 명태찌짐(3,000원), 명태살전(6,000원), 꼬막(6,000원), 굴전(8,000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840의 48 전화번호 051-633-7114
영업시간 오후 5시∼오전 2시 휴무 둘째 주, 넷째 주 일요일
찾아가는법 무지개다리(썩은다리) 범일동쪽 주차 불가
등록 및 수정일 13-04-09 평점/조회수 5 / 8,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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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시원한 막걸리 한 잔 생각에 동천 위 '썩은다리'(지금의 '무지개다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가 '명태갈비찌짐'을 만났다.

근데 말이 갈비지, 고갈비에는 생선살이 온전히 붙어 있지만 '명태갈비찌짐'은 살을 발라내고 남은 명태 뼈에 채소를 넣어 반죽한 밀가루 옷을 입혀 번철에 구워낸 것이다. 살과의 숨바꼭질은 불가피! 묘한 것은 앙상한 뼈 위에 붙은 반죽을 헤집으며 입술이 번들거려지도록 남은 살을 찾아먹는 재미가 제법 중독성이 있다.

남구 문현동과 부산진구 범천동의 경계를 나누는'썩은 다리' 부근에는 막걸리 안주로 딱인 매콤한 맛의 부침개류를 착한 가격에 내놓는 주점들이 즐비하다. '원조 명태갈비찌짐'은 그중의 한 곳. 표준어인 전 혹은 지짐을 무시한 채 부산사투리 '찌짐'을 나 보란 듯이 간판에 내건 용기에 친근감이 느껴졌다. 30여 년 전 '썩은다리' 위 난전으로 시작할 때부터 지금 번듯한 가게로 확장하기까지 대표 메뉴는 오로지 '명태갈비찌짐'이다. 그래서 이 집에 가면 그만 향수에 취하고야 만다.

이 집 메뉴판이 재밌다. '명태찌짐'은 3천 원, '명태살전'은 6천 원. 짐작건대, 명태찌짐이 뼈 지짐, 명태살전은 흔한 생선살 지짐일 것이다. 어머니에 이어 2대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딸 박미영(43) 씨는 "이 동네에서 '명태찌짐'은 명태갈비전을 의미하기 때문에 혼란은 없다"고 설명했다. 단골의 비율이 높아 구구절절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안다는 것이다.

'명태찌짐'의 속살을 헤집다가 문득 부전시장의 명태머리전 골목이 떠올랐다. 명태머리전은 생선살이 꽤 붙어 있는 정식 메뉴다. 그에 비하면 '명태찌짐'은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초염가 메뉴였다. 개발시대 썩어 버린 동천을 가로지른 침목이 부식해 '썩은다리'로 불렸던 그 공간의 난전에 앉아 우리 아버지들은 신산의 삶을 달래며 막걸리를 들이켰을 것이다. 그 세월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찌짐집'에는 요즘 젊은 층이 꽤나 찾아와 부지런히 명태갈비를 뜯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840의 48. 051-633-7114. 오후 5시∼오전 2시. 명태찌짐 3천 원, 명태살전 6천 원, 꼬막 6천 원, 굴전 8천 원.

글·사진=김승일 기자 dojun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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