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학골 - 옻·뽕나무 백숙에 문어까지, 육지·바다 만나 시원하고 진한 맛

메뉴 닭=옻닭, 뽕나무백숙 각각 4만 3천 원, 전복 가격 별도, 옻삼계탕 1만 2천 원. 오리=뽕나무백숙, 옻오리백숙 각각 4만 3천 원, 전복·문어 가격 별도. 옻막걸리 1만 원
업종 고깃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수영구 민락동 35의 26 전화번호 051-758-6349
영업시간 오전10:00~오후10:00 휴무 명절당일
찾아가는법 남부경찰서 광안지구대 앞 주차 가능
등록 및 수정일 13-06-07 평점/조회수 5 / 6,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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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부산 해운대에 있는 광고대행사 '참콤' 양진일(44) 사장은 숙취로 고생할 때면 꼭 광안리로 향한다고 했다. 해장 음식으로 칼칼한 생선매운탕도 좋겠지만, 실은 시원한 옻닭 육수를 찾아서라는 것이다. "땀을 흘리며 뜨거운 옻국을 마시고 나면 뱃속이 후끈 달아오르며 기운이 납니다."

광안리 횟집촌에 왠 백숙집? 뜨악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실제 계간지 '안녕 광안리'가 뽑은 '광안리스럽지 않은 집' 세 곳 중 으뜸으로 꼽히기도 했단다. 맛으로 정평이 나 있고 단골을 꽤 거느리면서 횟집촌 틈바구니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남부경찰서 광안지구대 앞에 있는 백숙집 '학골'이 그 주인공.

옻과 뽕나무를 우린 물에 닭과 오리를 삶아내는 4가지 조합은 익숙한데, 문어 추가를 선택지로 해 놓았다. 역시 갯가답다! 바다와 땅의 맛이 어우러지면 어떨지 궁금해서 옻오리백숙에 문어·전복 추가 세트를 주문했다.

그런데, 앞서 나온 입가심용 반찬들의 행렬이 심상찮다. 가짓수가 10개가 훌쩍 넘는다.

감·연근·고추·마늘·부추지는 새콤하게 잘 익었다. 부추에서는 명이나물 맛이 났다. 무 초무침과 묵 무침은 식욕을 자극하며 침샘을 바쁘게 했다. 그냥 새콤달콤한 게 아니라 은근한 깊이가 느껴져 물었더니 박경례(55) 사장은 직접 담근 막걸리 식초가 비결이란다. 또 소금으로 간한 음식들에서 묘한 감칠맛이 돌았는데, 갖은 재료를 우려 만든 맛국물을 졸인 뒤 소금을 넣고 볶은 소위 '천연조미소금'을 쓰기 때문이다.

물도 그냥 생수가 아니라 볶은 우엉과 무, 오가피 열매를 넣어 끓여낸 것이다. 도심 음식점에서 이 정도로 손품을 들이는 곳은 찾기가 쉽지 않다.

레슬링협회 소속 국제심판위원을 역임한 남편 김오식(67) 씨가 백숙상을 차려내왔다. 먼저 뜨거운 옻국물을 들이켰다. 그냥 옻국물이었다면 시원하기만 했을텐데, 문어의 육수가 배어나와 진한 맛이 더해졌다. 경북 영천의 직영 농장에서 놓아 먹인 닭이라 육질이 쫄깃해 씹히는 맛이 남다르다.

"소금에 찍어 드시지 마세요!" 백숙을 찢어주던 박 사장은 3년 이상 익은 묵은 배추·파김치에 싸서 먹으라며 손수 싸서 건넨다. 곰삭은 김치의 시원함이 기름진 살이 느끼하지 않게끔 입을 가셔주니 질릴 새가 없다. 옻향이 은근한 옻막걸리를 곁들여 먹다 보니 순식간에 접시가 바닥났다. 3인분이라지만 4명이 먹어도 될 듯했다. 가끔 지네나 독사를 먹고 털이 왕창 빠진 닭이 나온다는데, 시식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부산 수영구 민락동 35의 26. 닭=옻닭, 뽕나무백숙 각각 4만 3천 원, 전복 가격 별도, 옻삼계탕 1만 2천 원. 오리=뽕나무백숙, 옻오리백숙 각각 4만 3천 원, 전복·문어 가격 별도. 옻막걸리 1만 원. 051-758-6349. 1시간 전

글·사진=김승일 기자 dojun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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