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화전국수 - 서면 한복판서 이 가격에 이 맛을!

메뉴 온국수 2천 원, 비빔국수 2천500원, 냉국수 2천500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168-407 전화번호 051-806-2259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30분 영업 휴무 1, 3주 일요일 휴무
찾아가는법 주디스태화백화점 신관 건너편 코편한 안경점 골목길 주차 주차불가
등록 및 수정일 14-03-20 평점/조회수 5 / 6,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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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식당을 고르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다. 그중에서도 가격과 맛은 피할 수 없는 기준 중 하나. 이는 '맛집'이 아니라 '밥집'인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있긴 하지만 예외도 있는 법. 게다가 값이 싼 데다 맛까지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밥 한 끼 먹는데 굳이 경기까지 들먹일 필요가 있느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요즘처럼 '경기침체'라는 말이 입에 붙어 있을 땐, 이런 가게 하나쯤 알아 두어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 임대료 비싸다는 서면 한복판에서 만나는 '싸고 맛있는 밥집'이야말로 서민들에겐 스크랩 1순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서면 중앙대로를 사이에 두고 이쪽저쪽에서 영업 중인 '착한 밥집' 두 곳을 찾아가 보았다.


'국수전문 2000'이란 큼지막한 글씨의 주황색 입간판이 확 눈길을 끈다. 쥬디스태화 신관 주차장 건물에서 부전도서관 방향의 자라(ZARA)나 커피숍 파스쿠찌 서면점 근처에서 코나비안경점과 LG U+ 대리점 사이의 골목 안에 위치한 국수·국밥 전문점 '화전국수'.

이렇게 장황한 설명을 할 수밖에 없는 건, 그만큼 찾기가 어려워서이다.

시골 장터에서 먹던 그 맛
좋은 재료에 양도 푸짐
서민들에겐 안식처 같은 곳

기자도 두 번이나 갔지만 갈 때마다 헷갈렸다. 이미 좁은 골목길에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면 낮 12시를 전후한 점심시간이거나 혹은 저녁 밥때가 되었다는 의미다. 주방과 홀 경계를 나누는 좌석을 포함하더라도 스무 명쯤 앉을 수 있을까, 넓지도 않다. 그래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합석은 기본이다. 줄을 서는 순간부터 주문을 받기도 한다.

가격은 선불. 식당은 작아도 종업원은 여럿이다. 주방에선 이른 아침부터 소고깃국이 뭉근히 끓고 있고, 펄펄 끓는 물에 삶았다가 육수에 담아내는 국수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주문에 앞서 벽에 붙은 차림표를 보았다. 가격뿐 아니라 메뉴까지도 한눈에 쏙 들어온다. '온국수 2천 원, 비빔국수 2천500원, 소고기국수 3천 원….'

서면에서 이 가격대의 음식값이 가능하다는 것이 놀라웠다.

한창 식사 중인 청춘 커플에게 말을 건넸더니 "주변 학원가 사람들에겐 하나의 안식처 같은 곳"이라고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식당 안을 대강 훑어봤더니 남성들은 국수, 여성들은 비빔밥, 어르신들은 소고기국밥을 많이 먹고 있다.

식탁마다 놓여 있는 깍두기 항아리는 주인장의 마음을 보여 주듯 고봉밥처럼 한가득 담겨 있다. 김치는 접시에 따로 담겨 나오지만 깍두기는 원하는 만큼 덜어 먹도록 했다.

두 번의 방문에서 한 번은 소고기국수, 또 한 번은 온국수를 먹었다. 함께 간 동료는 비빔국수와 소고기국밥을 주문했다. 콩나물과 송송 썬 대파 고명이 듬뿍 들어간 소고기국밥과 소고기국수는 마치 시골장터에서 먹던 그것 같았다. 양파와 무가 많이 들어가서인지 살짝 단맛도 느껴졌다. 멸치 맛국물에 말아 낸 온국수 양도 곱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푸짐했다.

10년째 '화전국수'를 지켜온 정순옥 여사장에게 물었다.

-서면에서 이 가격대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남다른 영업 철학이 있습니까?

그러자 부부는 일심동체. 남편이 대신 대답했다.

"별 철학이 있겠습니까! 가격은 싸도 재료까지 함부로 쓰진 않는다는 거죠. '박리다매'의 원칙이 있긴 하지만 음식 재료비나 양은 안 아끼려고 합니다. 음식이라는 게 조금만 신경 써도 표가 확실히 나거든요. 손님들이 잘 먹었다고 하고, 기분 좋게 드시는 모습 보면 기분 좋죠, 뭐."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빠져 나오는데 나이 지긋한 한 어르신이 취재진에게 관심을 내보이셨다.

"어디서 오셨소? 내가 이 집 10년 단골이오. 항상 변함없는 맛이라니까!"

올해 66세의 정창환 어르신. 전날 술을 드셔서 속풀이하러 일부러 서면까지 나왔다는데 사는 곳이 북구 덕포동이라고 소개했다.

'화전국수'는 이처럼 고시생, 어르신, 직장인 등 주머니 가벼운 사람들의 한 끼를 기분 좋게 달래 주는 도심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었다.

※부산 부산진구 중앙대로 702번길 27-4. 오전 11시~오후 9시 30분 영업(1, 3주 일요일 휴무). 온국수 2천 원, 비빔국수 2천500원, 냉국수 2천500원, 비빔밥 2천500원, 소고기국밥 3천 원, 소고기국수 3천 원. 051-806-2259.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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