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풍년곱창 해운대점 - 과일 숙성해 구린내 잡은 생막창 초벌 구워 된장 찍으면 감칠맛

메뉴 원조곱창(150g)·초벌구이곱창(120g) 각각 8천 원
업종 고깃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해운대구 중1동 1276-7 전화번호 051-744-9289
영업시간 오후 5시~오전 2시 휴무 연중무휴
찾아가는법 도시철도 2호선 중동역 5번 출구 주차 주차불가능
등록 및 수정일 14-06-19 평점/조회수 4 / 8,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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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어둠살이 낄 무렵이면 곱창집은 웅성댄다. 지글지글. 왁자지껄. 활짝 열린 창문 밖으로 고소한 냄새가 번진다. 반여동 '청산곱창'은 초저녁 문을 열 때부터 손님들이 줄을 선다. 어휴, 소와 돼지의 창자가 대체 뭐라고…. 벌건 양념장을 발라 바짝 굽다 보면 툭툭 튀기 일쑤라 번거롭다. 육질은 졸깃해서 질겅질겅 씹어야 한다. 도대체 점잔 부리며 먹을 수가 없다. 그런데 묘한 중독성이 있다! 미운 직장 상사도, 팍팍한 세상살이도 안줏거리가 되어 신나게 씹힌다. 그래서 더 고소한 모양이다! 주머니가 가벼워도 부담이 없다. 태생부터 서민 음식, 곱창을 곱씹었다.




부산에서 돼지곱창은 문현동 곱창거리가 원조격이다. 중앙시장, 부평시장 같은 시장통에도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는 집들이 있다. 1980년대에 확산되기 시작했으니 인기 맛집들은 20~30년 전통이 예사다. 소 곱창은 구이로 먹으면 비싸게 치이니 푸짐한 전골로 만들어야 여럿이 나눠 먹을 수 있었다. 곱창 간판을 달고 있는 집들은 대체로 돼지곱창 구이와 소곱창 전골을 차림표에 올려놓은 곳이 많다.

과일 숙성해 구린내 잡은 생막창
초벌 구워 된장 찍으면 감칠맛

곱창은 다 같아 보여도 재료나, 맛을 내는 방법에서 차이가 크다. 먼저 살짝 삶은 것을 초벌구이 해서 빨간 양념을 바른 뒤 손님에게 내는 차림새가 부산에선 익숙하다. 창자의 끝 부위인 막창뿐만 아니라 소창, 대창, 새끼보 따위를 섞어 내는 곳이 많다. 반면 삶지 않은 막창을 양념을 바르지 않은 채 구운 것을 된장 양념에 찍어먹는 방식도 인기다. '대구 막창'이 그렇다. 수입품은 막창 부위만 깔끔하게 다듬어 공급되기 때문에 요즘 이런 막창을 앞세운 집들이 많이 늘었다.

막창의 관건은 냄새와 씹힘성이다. 특히 항문에 가까운 부위라 특유의 구린 냄새를 잡는데 사활이 걸려 있다. 밀가루, 마늘, 소주가 동원되고 과일로 숙성하거나 삶는 등의 방법이 쓰인다. 너무 질겨 이가 아플 지경이었다고? 요즘은 부드럽게 씹히면서 고소함이 배어나오는게끔 하는 게 대세다.

부산의 노포 중 한 곳인 감만동 '풍년곱창'은 생막창을 쓴다. 삶지 않고 과일 숙성 방식으로 냄새를 잡는다. 단골손님들에게 프랜차이즈를 주기 시작했는데 6개월 만에 8호점으로 늘어났다. 최근 문을 연 풍년곱창 해운대점을 보면 변화하는 입맛이 읽힌다. "빨간 양념을 바르지 않은 채 초벌구이를 해서 냅니다. 이걸 불판에서 살살 익혀가며 된장 양념에 찍어먹는 게 인기가 많습니다."

윤태웅 사장은 길쭉한 원통형 막창을 오븐에서 구운 걸 손님 불판에 올려놓고 아래위로 잘라 넓적하게 폈다. 빨간 양념을 묻힌 '원조곱창'의 인기도 꾸준하지만 된장 양념을 곁들이는 이 '초벌구이곱창'을 젊은이들이 좋아하더라는 것이다.

어쨌거나 곱창은 굽는 데 신경을 써야 하는 살코기와 달리 불을 낮춰 놓기만 하면 편하게 이야기하면서 먹기에 딱 좋다. 질겅질겅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난다.

※부산 해운대구 좌동순환로 498 2층. 도시철도 2호선 중동역 5번 출구. 원조곱창(150g)·초벌구이곱창(120g) 각각 8천 원, 초벌구이소막창(120g) 9천 원, 곱창전골 2만 원, 2만 5천 원. 오후 5시~오전 2시. 무휴. 051-744-9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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