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장에서 물회로 이름 꽤나 날린다는 깃발집입니다.

예전부터 이 집 물회가 맛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여간해선 잘 찾지 않는 집이었습니다.

그 흔한 물가자미를 한 그릇에 10,000원 이나 주고 먹는다는 게 납득이 가질 않아서지요...

근데 최근에는 생각이 조금 바꼈습니다.

동해안 저수온현상이다 뭐다 해서 그 흔했던 물가자미도 잘 잡히질 않고,

물가자미물회 한 그릇에 5,000원 이면 먹었던 포항에서조차 8,000원 이상씩 받으니 말입니다.

포항에서 8,000원 받는 물회가 부산에서 10,000원 이면 절대 비싼 건 아니지요. 

게다가 맛까지 좋다는데...^^

온천장 꼬리곰탕집 옆에 본점이 있고, 여긴 허심청 맞은편의 2호점입니다.

가격은 요렇고요...

메뉴판 제일 위에 있는 "자연산 미주구리"란 문구가 눈에 딱 뜁니다.

뭐던지 자연산이라면 좋은 줄 아는 사람들의 심리 때문에 저런 문구를 적어 놓은 것 같네요...

참고로 미주구리(물가자미)는 양식이 되지 않습니다.^^

기본으로 이런 찬들이 깔립니다.

물회집에 왔으면 물회를 먹어야지 이게 뭔가 하시겠지만

깃발집에서 물회만큼이나 유명한 꽃게된장조리이란 메늅니다.

서식지랑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여기까지 와서 물회 한 그릇 딸랑 먹고 가기엔 아까워서요...^^

제철에 잡힌 큼지막한 서해안 숫꽃게를 호박이랑 된장 넣고

자작하게 끓인 음식인데 모양새 만큼이나 맛도 좋다고 합니다.

훌륭한 밥반찬이기도 하고요...

요 국물에 소주 한잔 곁들이면 훌륭한 안주감이 되기도 합니다.

된장조림 같은 메뉴를 얘기할 땐 된장은 어떤 걸 썼니 야채에서 나온 국물의 배합이 어떠니 따위의 말들을 해야 할 것 같지만

저는 그런 건 잘 모르기에... "그냥 맛있다"란 말 한마디로 끝내겠습니다.^^

그리고 이 집의 주 메뉴인 미주구리물회 되겠습니다.

좀 다녀보신 분들은 떠오르는 집이 한 집 있을 걸로 예상됩니다.

맞습니다.

포항의 환여횟집...

광어대신 물가자미를 쓴걸 제외하곤 환여횟집의 물회국수와 아주 유사한 느낌입니다.

환여횟집의 물회국수가 궁금하신 분들은 http://hongn1.blog.me/100103562809

 

맛 역시 비슷하지만 개인적으론 환여횟집보단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맛입니다.

단순히 맛 만을 따지고 든다면 분명 환여횟집보다 한 수 아래에 있지만

환여횟집에서 느꼈던 다소 거슬리는 단맛과 신맛, 감칠맛을 갇어낸 깨끗한 맛을 보여줍니다.

이런식의 육수 가득 얼음 동동 물회에는 밥보다눈 면이 진리겠지요...^^

역시 맛있네요...

요즘 같이 무더운 여름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입니다.

특히 숙취로 시달리는 날이면 더욱 더 간절해지는 집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