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맛집

면옥향천

업종 분식 글쓴이 취생몽사 http://m.blog.naver.com/landy
주소 부산 해운대구 우2동 1185-77 전화번호 051-747-4601
등록일 11-12-12 평점/조회수 3,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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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작년 여름, 구마모토현 아소군 미나미오구니마치(南小國町)에 있는 [시라카와소바 가쿠레안]이라는 소바전문점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제 블로그 이웃들 가운데는 열정도 넘치고 시간도 널널하고 게다가 경제적 여유 또한 되는 분이 많이 계셔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촌구석 소바집을 기어코 다녀오신 분들이 더러 계십니다. 헌데 이분들 가운데 아무도, 정말이지 아무도 만족했다는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아! 건물이나 주변 경치는 좋다고 그랬습니다. 그때 저는 결심했습니다. 이제 소바전문점은 다시는 소개하지 않겠노라고! 한국인들의 보편적인 입맛에 이 소바의 섬세한 향과 질감이 아직은 받아 들이기 힘든 음식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반전이 있었습니다. 평소 큐슈쪽 기업과 교류가 많아 큐슈를 제집 드나들듯 다니는 이웃 한분이 계십니다. 이분 거주지가 대전입니다. 어느날 저녁, 난데 없이 이분이 가게를 방문했습니다. 그러고는 소바차 하나를 건네주셨습니다. 사연인즉슨 이렇습니다. 제가 포스팅에서 [시라카와소바 가쿠레안]에서 맛 본, 일본산 소바차가 너무 맛있었는데 그걸 사오지 못한게 안타깝다는 속내를 살짝 드러냈습니다. 이웃께서는 제 블로그를 보고 기어코 가쿠레안을 갔습니다. 근데 그 소바가 너무 맛있어 제게 감사의 뜻으로 소바차를 사온 겁니다. 부산항에 내려 부산역에서 바로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가야 했건만, 그 소바차 하나를 전해 주자고 서면까지 왔다가 선걸음에 다시 부산역으로 돌아 가신 겁니다.

 

그때 저는 한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보편적인 입맛? 개나 주라 그래!"가 그것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절대로 좋은 음식은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주 드물지만 제대로 만든, 정직한 음식은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음식들은 보편적이라는 전가의 보도 같은 말 한마디로 제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보편적 입맛 운운하는 것은 요즘 정치권에서 자주 사용되는 포퓰리즘과 상당히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일단 포퓰리즘이란 딱지가 붙어 버리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본질적인 논의가 전개되기도 전에 쓰레기통에 쳐박혀 버립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좋은 음식도 보편적인 입맛이라는 기준을 드리대 버리면,  그 음식이 가진 가치 따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음식을 다룸에 있어 보편적 기준 보다는 본질적이고 절대적인 기준을 들이대기로 했습니다. 대중성 따위 개나 줘버리죠 뭐. 단 한 사람, 그 단 한 사람이 제 의견과 기준에 동의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자~ 이제부터가 본론입니다.


(사진출처 : 걸신님 블로그)

긴말 않겠습니다. 당신이 만약...
 
소바! 그러면 기소바나 주와리소바만 떠올리는 순혈주의자라면,
니하치소바와 기소바의 향과 질감을 구분해 낼줄 아는 감각을 가졌다면,
우래옥 가서 순면만 고집하는 교조주의자라면,
햇메밀이 나오는 11월 이후가 되면 기어서라도 우래옥을 찾는 오따꾸라면,
메일국수에서 녹색 후광을 발견해 낼 줄 아는 심미안을 가졌다면,

 

지금 당장! 해운대 우동에 위치한 [김정명분식 면옥향천]에 가셔서
"순메밀막국수"을 드셔 보실 것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입니다.

 

올해 강원도 봉평에서 수확한 두 종류의 메일을 섞어 만든 면발은 가히 지존급입니다. 순메밀로 만든 면발의 향과 질감을 아는 사람에게 이집 면발은 그야말로 축복입니다. 그것도 서울이나 강원도나 평양이 아닌 부산서 말입니다.

 

제가 앞서 "당신이 만약..."이라고 사족을 단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봉평에서 수확하고 제분한 국산 메일 한 포대가 얼마전까지 26만원 이었답니다. 헌데 올 해는 작황이 좋지 않아 44만원 이랍니다. 그래서 순메밀로 만든 막국수 한 그릇에 7천원 받던 것을 9천원으로 올렸습니다. 대중적으로 보자면 막국수 한 그릇에 7천원도 살떨리는데 9천원으로 올리자니 얼마나 살떨렸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산 메밀을 고집하고, 순메밀면을 포기하지 않은 사장님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이 하는 말 가운데 "알면서 그렇게는 못하겠더라"라는 말을 가장 좋아 합니다. 속된 말로 구라 안치겠다는 소립니다. 다시 말해, 요리인이자 전문가로서 자신의 양심에 떳떳하겠다는 소립니다. 이런 말 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음식은 말그대로 제대로된 음식입니다. "이건 거의 평양냉면 수준인데 왜 막국수라..." 여쭸더니 그러십디다. 국산 양지를 사용할라 그랬든데 도저히 단가를 맞출 수 없어 수입 양지를 사용했는데(이걸 또 굳이 밝힐게 뭐람), 거기다 꿩육수를 섞어야 하는데 그건 못하겠더라. 고깃국물에 동치미국물을 섞어야하는데, 부산의 기후로는 도저히 동치미가 안되더라. 그래서 할 수 없이 열무로 물김치를 만들어 그걸 섞었다. 이렇게 만든 음식을 두고 냉면이라 이름 붙일 수 없어 막수국란 이름을 붙였다는 겁니다. 

 

돌아 버리겠더군요. 깝깝~하기도 하구요. 이런 음식점 살려야 됩니다. 누가?! 보편적 입맛 운운하는 사람이 아닌 제대로된 음식을 갈구하고 맛볼 줄 아는 사람들이 살려야 됩니다. 맛이 어떻다 저떻다 말씀은 나중에 드리겠습니다. 순메밀막국수 말고는 먹어 본 음식이 없는 탓에 정식 포스팅 또한 한참 후에 할겁니다. 평양냉면 좋아하시는 부산분들, 순메밀면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부산분들, 저한테 속는셈 치고 [김정명분식 면옥향천]에 가셔서 순메밀막국수 한번 드셔 보십시오.

 

 

일단 저는 일주일에 두번은 이집 갈껍니다.

 

대처 뭘 받아 쳐 잡쉈길래 이 호들갑을 떠냐구요?
네에~ 받긴 받았습니다.
맛 좀 보라며 호주산 암염 100g 짜리 샘플 하나 얻었습니다.



위치는 지하철 2호선 시립미술관역 6번 출구로 나와 직진,

굴다리 건너 10미터쯤 가다 오른편에 있습니다.

 

 

-취생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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