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맛집

종가집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취생몽사 http://m.blog.naver.com/landy
주소 부산 부산진구 부전1동 474-118 전화번호 051-816-3677
등록일 11-12-12 평점/조회수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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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한끼 밥을 먹고 나면 입이 개운해 지는 집이 있다.
배 속의 포만감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푸근해 지는 집이 있다.

 

뭐, 거창한 메뉴나 대단한 시설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서면 뒷골목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종가집이 바로 그런 집이다.

 

이 집 문지방을 처음 넘은 것이 2003년이니 어느새 6년째 드나드는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사무실이 근처에 있어 밥 같은 밥을 먹고 싶을 때는 자주 찾고 있다.

종가집에서 처음 먹은 음식은 돌솥밥이다. 돌솥에 지어 낸 밥에 몇가지 반찬이 딸려 나오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돌솥밥이지만 밥 맛이나 반찬 맛이 개운해 점심 한끼 떼우기엔 그만이다. 다음으로 입을 댄 것이 생선국이다. 광어나 도다리를 넣고 톳과 미나리를 곁들여 맑게 끓여낸 생선국은 속을 편안히 하는데는 이만한 음식이 없어 해장용으로 인기가 많다. 최근에는 버섯전골에 삘이 꼽혀 있다.

 

저녁시간에는 술 한잔하기에 좋은 안주들이 가득하다. 팔각 등 중국풍 향신재료를 넣고 삶아 낸 보쌈수육도 좋고 늦게 가면 없어서 못먹는 갈비훈제도 좋고 삶아 낸 폼이 예사롭지 않은 돌문어나 쭈꾸미도 좋고 경상도식으로 끓여낸 갈치찌개도 식사겸 안주로 좋다.

결론은... 다 좋다!

6년째 변함없이 나오는 에피타이저다. 이름난 종가집 내림 손맛에 결코 쳐지지 않는 맛있는 김치를 고구마에 얹어 먹는 것은, 맛도 맛이지만 묘하게 향수를 자극하는 서정이 있다.

종가집의 대표 메뉴인 생선국이다. 예전에 창원에서 2년 정도 조교생활을 할 때 아는 교수님이 날이 꾸물꾸물하거나 속이 좀 불편할라 치면, 어김 없이 "박선생 생선국 한그릇 하자"며 끌고 갔던 곳이 마산의 골목식당이다. 마산은 생선국이나 탱수국의 원조 도시 답게 골목식당 뿐만 아니라 제법 여러집에서 톳과 미나리를 넣고 맑게 끓인 생선국을 낸다. 그 때 이미 취생몽사군은 생선국의 진가를 경험 했던 터라 몇년 후 종가집의 생선국을 보고 어찌나 반갑던지... 감격스럽기까지 했다.

 

아닌게 아니라... 진주가 고향인 종가집의 사장님 역시 생선국 비법을 마산서 배워 오셨단다.

생선 대가리와 뼈를 넣고 우려낸 육수에 철 따라 도다리나 광어를 넉넉히 넣고 미나리와 톳을 곁들이는 생선국은 별다른 비법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단순한 음식이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한 음식일 수록 잔재주가 통하지 않는 음식이고 따라서 주인장의 내공과 손맛을 제대로 가늠할 수 있다.

 

제대로 끓인 생선국은 진한맛이 느껴지면서도 비리지 않고, 개운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라 속을 편안하게 다스려 주고 잃어버린 입맛을 찾는데도 좋다. 특히 뼈에 붙은 두툼한 살을 쪽쪽~ 소리를 내며 빨아 먹다 보면 온 몸에 힘찬 기운이 충전되는 듯해 보양식으로도 꿀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 좋은 음식이 대부분 해장 용도로 활용되고 있어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점심시간에 종가집을 가면 남녀노소할 것 없이 대부부분의 손님들이 양은냄비에 머리를 박고 생선국을 탐닉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는데... 이것이 또 가관이다.

종가집에서 정말 맛있는 것은 사실 이 반찬들이다.  여느 밥집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반찬들이지만 하나하나 경상도식 손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여수가 본고장인 갓김치 맛을 빼놓을 수 없다.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날 정도다. 알싸한 풋내가 살아있고 비릿한 젓갈맛과 쌉쌀한 뒷맛에 아삭한 질감까지 함께하니 이것만으로도 밥 한 그릇이 뚝딱이다.  담글 때 마다 맛의 차이가 조금씩 있는데... 잘 담궈진 날에는 주인장께서 적극 권하시니 그때는 마구 잡숴 주시면 될 일이다.

요즘 취생몽사군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 버섯전골이다. 얼큰한 전골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낯설어 보이시겠지만... 이 구수한 맛은 별미 중의 별미라 할만하다. 멸치 등으로 우려낸 육수에 들깨가루를 듬뿍 넣고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버섯이 들어갔으니 웰빙음식도 이런 웰빙음식이 없다.

들깨의 구수한 맛에 반하고 별차이가 없어 보이던 버섯의 다양한 맛과 향기에 두번 반하는 음식이다. 해운대 예이제 한정식 코스 가운데 들깨탕을 아주 좋아라 했는데... 그 것 보다 한 수 위의 음식이라 생각된다.

종가집은 쌈 하나도 허투르게 내는 법이 없다. 그 만큼 재료를 고르는 주인장의 안목이 탁월하다. 오늘은 얇고 보드라우면서도 향이 풍부한 조선상추가 봄날 움츠러든 입맛을 지대로 살려준다.

이런 설정샷을 무지하게 싫어라 하지만... 꼬신맛이 나는 조선상추를 보니 그냥 넘어 갈 수 없어 한쌈했다. 코다리조림을 한점 올려 먹으니 그 맛이 기가막힌다. 상추 많이 먹으면 잠온다는 넉두리를 하면서도 땡기는 입맛을 주체할 수 없어 자꾸 쌈을 싸게된다.

 

 

 

 

 


종가집...
별미집이 아니라 아주 좋은 밥집입니다.

 

물론, 저녁엔 아주 좋은 술집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저녁에 가실 땐 서두르셔야 합니다.
매일 저녁 무슨 동문회다 종친회다 모임이다...해서 예약 손님이 장난이 아닙니다.

 

 

 

 

 

-취생몽사-

* 뱀다리.

   6년을 드나들면서 한번도 그런 적이 없다가 하루는 카메라를 들고 설치니까 주인장께서.

   "인터넷에 올릴라꼬? 안그래도 인터넷에 우리집이 소개됐다 캐서 아들네미 딸네미한데

    좀 보여달라 캤드만은, 즈그 바쁘다꼬 안 보여주던데... 잘 쫌 올리도."

    속으로...

    아니 도대체 어느 눈밝은 인간이 벌써 종가집을 올렸단 말이가... 하면서도

    "사장님 담에 올 때 제가 프린트 해서 보여드리께예..."라고 했다.

    식사를 하고 사무실에서 검색을 해보니...

    다름 아닌, 블로그 이웃인 몽님께서 벌써 선수를 치셨던 거라...

   

    해서, 본 포스팅 가운데 생선국 사진 두장과 메뉴판 사진은 몽님 블로그에서 업어 왔음을 밝힙니다.

    아울러... 다음번 방문 때는 몽님 포스팅을 반드시 프린트 해서 사장님께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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