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맛집

거인통닭

업종 고깃집 글쓴이 취생몽사 http://m.blog.naver.com/landy
주소 부산 중구 부평동2가 11-2 전화번호 051-246-6079
등록일 11-12-12 평점/조회수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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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무슨무슨깁밥이니 무슨무슨치킨이니 하는 프랜차이즈의 활성화가 가져다준 비극 가운데 하나는 동네 김밥집과 치킨집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동네(or 시장) 마다 그 동네나 시장을 대표하는 김밥집과 치킨집이 있었다. 허나 지금은 어디 할 것 없이 목 좋은 곳을 점령하고 광고로 무장한 프렌차이즈 점포들이 동네 명물들을 하나둘 사라지게 만들었다. 소풍 때 마다 맛보던 그 개성 넘치던 김밥과 치킨은 어쩌면 우리가 다시는 만나지 못할 잃어 버린 과거가 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드물기는 하지만 여전히 동네 터줏대감으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밥집과 치킨집이 있다는 점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부평동시장의 "거인통닭"이다.

부산의 명물인 국제시장과 이어져 있는 부평동시장은 재래식 소매시장으로는 아마도 부산에서 가장 큰 규모일 것이다. 부평동시장 근처 동네에서 자란 취생몽사군에게 이 곳은 참으로 많은 추억과 맛집이 있는 곳이다. 이 시장 안에 있는 맛집만 골라 내도 얼추 열곳은 넘을 것이다. 소박하고 서민적 정서가 가득 담긴 여러 맛집들 가운데 우선 거인통닭을 소개하고 나머지는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자.

부평동 시장 초입에 있는 거인통닭. 취생몽사군이 이 집 치킨을 처음 먹어 본게 20대 초반이었으니 얼추 십수년은 족히 흘렀다. 예전엔 뉴-거인통닭 이었는데... 언제부터 뉴-를 지워 버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해운대에 살고 있는 요즘도 한달에 한번 정도는 국제시장과 부평동시장을 일부러 찾는데 목적과 동선은 항상 동일하다. 미성상회에서 식재료를 사고 미도어묵에서 오뎅을 사고 거인통닭에서 치킨을 먹는다.

거인통닭 치킨의 미덕은 우선 사이즈가 큰 닭을 사용하기 때문에 양이 많다.

그리고 세상 어떤 치킨 보다 바삭할뿐더러 그 바삭함이 오래 간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이 집 치킨 맛도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예전엔 마늘이 많이 들어가 마늘향이 강했는데 요즘은 그 보다 카레향이 좀 더 강한 것 같다. 하지만 거인통닭 본연의 맛은 여전히 변함 없다.

치킨을 먹음에 있어 빠져서는 안될 무절임과 살짝 곁들인 깍두기다. 절묘하다고 생각되지 않으신가? 치킨집에서는 무절임만 내놔도 욕먹을 일은 없다. 허나 웬지 허전할 것 같아 이왕 썰어 논 무우를 가지고 한가지 찬을 더 놓는 배려가 엿보인다. 이 집 무절임은 자극적이지 않고 그냥 심심하다. 요샌 이렇게 심심한 음식들이 좋다.^^

치킨이 가진 안주로서의 미덕은 소주와 맥주 모두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보통은 소주를 시키는데... 날도 덥고해서 오늘은 특별히 생맥주로 가볍게 한잔.

자아~ 이제 이 집 치킨 맛을 이야기 해보자. 보이시는가? 저~ 투명한 육즙이!

거인통닭은 무조건 생닭만 사용한다. 오랜 세월 한 곳에서 장사를 하다 보니 시기에 따라 그날그날 팔릴 수량이 예측이되고, 그러니 굳이 멀쩡한 닭을 얼릴 필요가 없다. 게다가 즉석에서 반죽을 한다. 이 집 조리대 앞에는 반죽기가 따로 놓여 있다. 주문이 들어 오면 닭을 자른 다음 비법 파우더를 넣고 반죽기를 사용해 닭과 함께 치댄다. 물인지 육수인지는 모를 액체는 최소한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집 반죽은 아주 되다. 마지막으로 재벌 튀김을 한다. 그 결과 거인통닭의 후라이드 치킨은 육즙이 살아있고, 닭 따로 튀김 옷 따로 놀지않고, 세상 그 어떤 치킨 보다 크리스피하다. 게다가 비법 파우더가 만들어 내는 특유의 맛이 곁들여 진다.

그래서 거인통닭에서 진짜로 맛있는 것을 닭도 닭이지만... 바로 요~ 부스러기다.

어지간한 스낵은 명함도 못 내 밀 뿐더러 맥주 안주로 이만한게 없다.

개인적으로 크리스피한 치킨을 좋아하기 때문에 양념치킨은 먹지 않는다.

가끔 이렇게 양념에 찍어 먹기는 한다.

이 집 양념이 또 우리 기억속에 남아 있는 그 옛날의 맛이라 반갑다.

예전에 근처에 살 때는 이 아저씨들 처럼 이 집에서 참 많이도 마셨드랬다.

거인통닭에서 술을 마실 때는 나름의 공식이 있다.

1인당 치킨 반마리, 소주는 2병, 맥주는 6병.

다음 차수를 위해 과식과 과음은 금물이다.

치킨집에서 술 마신 얘길 하면서 이걸 또 빼놓을순 없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 드나들 수 있는 술집은 한정되어 있고 돈은 없으니 치킨집 골방 만큼 만만한 곳도 없다. 4명이서 치킨 한마리 시켜 아끼고 아껴 먹어도 소주 4병 마시면 끝이다. 한창 때에 두당 1병씩 먹고 일어 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 때부터는 주구장창 무절임만 추가다. 요정도면 소주 2병은 너끈히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이런 추억 나만 있지는 않을것 같아 잠시 삼천포로 샜다.

여름 보양식이 어떻고 복달임 음식이 어떻고 말들이 많은데... 보양식이 따로 있나? 그저 제대로 만든 음식 맛있고 즐겁게 먹으면 그게 보양식이지. 바삭한 치킨 한마리에 생맥주 두어잔이면 어지간한 더위쯤이야 너끈히 견딜만하다 하겠다.

소시적에...
취생몽사군이 거인통닭 치킨 자랑을 하도 하니까, 은근히 경쟁심이 발동한 주변 지인들이 즈그 동네에도 못지 않은 치킨집이 있다며 테클을 걸어오곤 했다. 그 때 마다 손잡고 같이 갔다. 하나같이 거인통닭 보다 2% 부족하거나 아류들로 판명났다. 그 때부터 취생몽사군은 거인통닭을 한강 이남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집으로 명명했다. 시간이 좀 더 흘러 한강 이북의 치킨이 맛있어 봐야 얼마나 맛있겠냐 싶어, 내 맘대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집으로 명명했다.      

혹시 이 포스팅을 보시고, 더 맛있다 생각되는 치킨집을 알고 계시는 분은 승부를 걸어 오시기 바랍니다. 만약 그 곳 치킨이 더 맛있는 것으로 판명이 되면 깨끗하게 승복하겠습니다. 그리고 거인통닭을 대한민국에서 두번째로 맛있는 치킨집으로 명명하겠습니다.  

■ 보너스

거인통닭에서 치킨을 먹고 한블럭 정도 내려가 우회전을 하면 이 집을 만날 수 있다.

여름철이면 이런 다라이 몇개를 팔아치울 정도로 콩국이 유명한 집이다.

치킨을 먹고 난 후의 기름진 입안을 시원한 콩국 한그릇으로 씻어 내도 좋고, 일부러 찾아 먹어도 좋을 만큼 맛있는 콩국이다. 양도 넉넉해 천원짜리 콩국 한그릇의 포만감이 웬만한 콩국수 한그릇 못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콩국을 다 먹고 나면, 넉넉한 인심과 외모를 가진 주인 아지메가 입가심하구로 단술 쫌 주까?" 하며 바가지로 단술을 퍼 콩국 먹은 그릇에 담아주는데... 이게 또 은근히 사람 감동 시킨다.

 

 

 

-취생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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