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맛집

하가원

업종 분식 글쓴이 취생몽사 http://m.blog.naver.com/landy
주소 부산 해운대구 좌동 891 전화번호 051-051-051
등록일 11-12-12 평점/조회수 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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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된장, 간장, 고추장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효식품의 기본이되는 콩은 한국인의 식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식재료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요즘 한참 잘나가는 저술가이자 이론가이자 시사평론가인 우석훈박사의 콩 예찬론을 들어보자.

농약에 대해 걱정하지 않으면서 먹어도 좋은 걸 딱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콩을 고를 수밖에 없다. 어지간해서는 재배 과정에서 벌레도 잘 타지 않는 콩은 그 자체로 완전 식품이며, 이제는 습관화된 농약에 대한 불안감을 갖지 않아도 좋은 거의 유일한 음식이다. 쇠고기가 사회적 경쟁력이라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신화적 상징 속에서 현대 문명사회의 음식 문화에서 최정점에 놓여 있다면, 콩은 여러 가지 비하와 천대 속에서도 스스로 살아남은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1년에 한 번 정도 뿌리는 제초제 문제만 기술적으로 해결하면, 콩은 믿어도 좋고, 자연에도 좋다. 그러나 잡초가 많이 자라 아직 우리나라 농가들은 대부분 제초제를 한번 정도는 친다.

[음식국부론] 콩, 신이 내린 완벽한 음식, 우석훈, 생각의나무

콩은 일반적으로 그냥 먹을 때보다는 콩나물로 재배하여 먹는 것이 영양 흡수율이 높고, 가장 높은 것은 두부로 먹을 때다. 이때는 콩이 가진 영양소의 97퍼센트 가량을 사람이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흡수율의 많고 적음을 떠나 완전식품인 콩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면 취생몽사군은 당연히 콩국수를 꼽는다. 여름철의 까칠한 입맛과 지친 몸을 달래 주는데 콩국수 만한 음식이 없다. 그래서 여름엔 역시! 콩국수다.

더군다나 콩국수는 우리 전통음식 가운데 원형이 가장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1800년 말에 저술된 작자미상의 [시의전서是議全書]는 조선 후기의 전통 음식을 비교적 잘 분류해 그 조리법을 상세히 기록하고있다. 그 가운데는 콩국수 조리법도 나오는데 다음과 같다.

"콩을 물에 불린 다음 살짝 데치고 갈아서 가는 체에 걸러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밀국수를 콩국에 말고 그 위에 채소 채 썬 것을 얹는다."

콩국수 자체의 조리법이 워낙 단순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쨌거나 지금의 콩국수와 조선후기의 콩국수는 그 조리법이 동일하다. 문헌을 통해 확인된 것이 1800년대 말일뿐 이를 미루어 짐작해 보면 조선중기나 그 이전까지도 거슬러 올라 갈수 있다.

작년 5월 "서울 면식기행(麵食紀行)"이라는 포스트에서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콩국수를 가장 많이 팔 것으로 짐작되는 서울의 진주회관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진주회관에 비해 전국적인 유명세는 떨어지지만 부산 하가원의 콩국수가 충분히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었다. 1년 3개월 만에 그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 (서울 면식기행 포스트 http://blog.naver.com/landy/120038100384 )

해운대 좌동 재래시장에 있는 하가원은 수제비와 콩국수를 대표 메뉴로 하는 깔끔한 음식점이다. 사직동 등에 분점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다른데는 가본적이 없어 오늘 이야기는 해운대 하가원으로 한정한다. 원래 하가원은 수제비로 유명한 곳인데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콩국수가 단연 인기라 하루 종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러나 주인장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 일요일에는 절대로 영업을 하지 않는다.(하가원이라는 이름 역시 나님의 정으로 이루어진 구성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콩국수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편이라 부산의 어지간한 콩국수집은 다 가봤지만 콩국과 면의 퀄리티에 있어 하가원 만한 곳은 없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우선 하가원은 강원도에서 계약 재배한 100% 국산콩만을 사용한다. 그걸 어찌 믿느냐고? 맛을 보면 안다. 그리고 독실한 기독교인임을 자처하는 주인장의 양심을 믿는다. 원재료인 콩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콩을 삶는 정도다. 콩을 덜 삶으면 비린내가 나고 너무 삶으면 고소한 맛이 없어지면서 메주 냄새가 난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하가원의 경우 적당한 선에서 콩을 조금 더 삶는 것 같다. 그래서 약간의 메주 냄새가 난다. 하지만 그로인해 진한 콩물의 고소한맛과 감칠맛이 더욱 풍부해 졌다. 앞서 소개한 서울 진주회관의 콩물이 옅으면서 조신한 맛이라면 하가원은 진하고 선이 굵은 맛이다. 가수율이 높은 생면은 콩물을 잘 흡수해서 면 따로 국물 따로 놀지 않고 먹는 동안 좀처럼 불지 않는다. 게다가 적당한 탄력과 볼륨있는 식감 또한 좋다. 하가원 처럼 진한 콩물에 시판되는 건면을 사용하면 면이 주눅이 들어 전체적인 맛을 조져 버린다.

오랜 세월 면면히 이어져 온 전통의 힘 때문일까? 양념이 강한 김치와 담백한 콩국수는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콩국수에 있어 빠져서는 안될 반찬이 바로 김치다.

찟어서 절인 배추로 갓 담근 하가원의 김치는 콩국수와 절묘한 궁합을 이룬다.

테이블 마다 작은 단지에 들어있는 나박김치는 얼마든지 덜어 먹을 수 있다. 소금절임이 잘된 탓에 씹으면 씹을 수록 자연스런 단맛이 난다. 하지만 이집 나박김치는 콩국수 보다는 또 하나의 대표 메뉴인 수제비와 더 잘 어울린다.

그래서 심심한 해물육수에 굴, 새우, 바지락, 감자 등이 넉넉히 들어간 수제비 또한 추천할만한하다.

심신이 지치는 여름엔 소화기능 또한 다른 계절에 비해 떨어 진다고 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과도한 육식이나 보양식의 섭취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올 수도 있다는군요.
그래서 필수 영양소를 고루 갖추고 소화도 잘 되는 완전식품 콩으로 만든 콩국수가 왔땁니다.


-취생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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